2050년, 유방암 사망은 늘고 부담은 옮겨간다
오늘도 “괜찮다”가 먼저 나온 날이 있다.
약국 셔터를 내리고 손소독제 냄새가 남은 손으로 휴대폰 화면을 쓸어 올린다.
유리문 밖 공기는 차갑고, 종이봉투를 접는 손끝만 유난히 또렷하다.
그렇게 하루가 끝나가는데, 문자 한 줄이 마음을 다시 깨운다.
그건 게으름이 아니라, 미래가 오늘 일정표에 끼어드는 순간의 긴장에 가깝다.
나도 그랬고, 특히 “검진”이라는 단어가 문자로 뜰 때 더 그랬다.
혹시 당신도 숫자 앞에서 숨이 먼저 느려지는 편인가?
최근 《란셋 종양학》에 보고된 새 분석은 그 긴장의 이유를 숫자로 드러낸다.
전 세계 유방암 사망은 2023년 76만 4,000명에서 2050년 거의 140만 명으로 늘어 4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신규 환자도 2023년 230만 건에서 2050년 350만 건을 넘어 약 3분의 1 증가로 추정됐다.
숫자는 멀리 있는 미래를 내 저녁 식탁 위로 데려온다.
연구진은 발견과 치료가 발전해도 증가 추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저소득 국가에서 환자와 사망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미국 시애틀 워싱턴대학교 보건의료평가연구소의 주저자 케일리 방디아는 고소득 국가에서는 검진, 더 시적절한 진단, 포괄적 치료 전략의 혜택을 받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반면 증가하는 부담은 저소득 및 중저소득 국가로 이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들 지역에서 늦은 병기로 진단되는 경우가 많고, 양질의 진료에 대한 접근이 제한적이며, 사망률도 더 높아 여성 건강에서의 진전을 위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담은 줄지 않고, 자리를 옮긴다.
그럼 내가 붙잡을 수 있는 건 무엇일까.
연구진은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면 전 세계적으로 질병과 유방암 사망으로 인해 잃는 ‘건강한 생애’의 4분의 1 이상을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들이 말한 생활습관은 금연, 붉은 고기 섭취 감소, 운동, 건강한 체중 유지였다.
2023년 기준 전 세계 유방암 부담의 28%는 바꿀 수 있는 6개 위험요인과 연관돼 있었다.
붉은 고기 11%, 흡연 8%, 고혈당 6%, 높은 체질량지수 4%, 음주 2%, 운동 부족 2%였다.
체질량지수(BMI)는 키와 체중을 바탕으로 체지방을 추정하는 지표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진은 1990년부터 2023년까지 204개 국가 및 지역의 유방암 데이터를 분석했고, 이를 바탕으로 2050년까지의 환자 및 사망을 예측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젊은 여성에서의 증가가 눈에 걸린다.
1990년 이후 20~54세 여성의 신규 환자 발생률은 29% 증가한 반면, 더 고령 여성에서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전 세계적으로 55세 이상 여성에서 진단된 신규 유방암 사례는 20~54세 여성에 비해 3배 많았다.
싱가포르국립대학교의 공동 수석저자 마리 응은 6가지 수정 가능한 생활습관 변화와 연관된 부담이 4분의 1 이상이라는 점을 들어, 다음 세대의 위험 궤적을 바꿀 기회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공중보건 정책으로 알려진 위험요인을 겨냥하고, 더 건강한 선택을 더 쉽게 만들며, 비만과 고혈당을 줄이기 위한 행동을 취하는 것이 전 세계 유방암 증가를 멈추는 데 핵심적이라고 덧붙였다.
그래서 오늘은 거창한 결심 대신, 일정표부터 정리해 본다.
달력 앱을 열었다가 닫는다.
손이 한 번 더 머뭇거린다.
그리고 다시 연다.
달력을 열고 “검진” 두 글자를 조용히 적어두는 것.
치료·검사·약과 관련된 결정은 개인차가 크니, 내 몸의 상황에 맞게 의료진이나 약사와 상의하는 편이 마음을 덜 흔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