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이 치매까지 부른다는 연구가 나왔다, 28만 명 추적 결과
아침마다 혈당을 찍는 게 습관이 됐다.
손가락 끝이 굳은살로 딱딱해졌는데, 이젠 그것도 무뎌졌다.
그런데 요즘 다른 게 신경 쓰인다.
이름이 잘 안 떠오른다.
분명 알던 배우 이름인데, 혀끝에서 맴돌다 사라진다.
나이 탓이겠지, 하고 넘기는데 — 솔직히 좀 찝찝하다.
며칠 전 뉴스 하나를 봤다.
미국 보스턴대학교 연구팀이 28만 4천 명을 추적한 결과가 나왔다.
《뉴롤로지(Neurology)》라는 학술지에 실렸다.
1형 당뇨병이 있으면 치매에 걸릴 위험이 2.8배.
2형 당뇨병이면 2배.
당뇨병이 없는 사람과 비교한 숫자다.
2형 당뇨병과 치매의 관계는 이전에도 보고된 적이 있었다.
그런데 1형 당뇨병까지 치매와 연결된다는 건, 이번에 처음 대규모로 확인됐다.
몸이 인슐린을 못 만드는 자가면역 질환인 1형 당뇨병 환자들이 이제 더 오래 산다.
오래 사는 만큼, 뇌가 버텨야 하는 시간도 길어진 셈이다.
왜 혈당이 뇌를 건드릴까.
연구팀은 세 가지를 꼽았다.
높은 혈당이 뇌 세포를 직접 손상시키는 것,
알츠하이머와 관련된 독성 단백질이 더 많이 쌓이는 것,
그리고 혈관이 망가지면서 뇌졸중 위험이 올라가는 것.
2형 당뇨병 환자 중 치매에 걸린 사람의 65%는, 당뇨병 자체가 원인이었을 수 있다고 연구팀은 봤다.
혈당계 옆에 앉아서 이 숫자를 읽으면, 좀 다르게 들린다.
나는 매일 아침 혈당을 관리하면서도, 뇌 건강은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게 아니었다.
손가락을 찌르는 그 작은 바늘이 지키는 건 혈관만이 아니라, 기억이기도 했다.
거창한 건 없다.
혈당 잘 잡는 것.
그게 뇌를 지키는 첫 번째라고 이 연구는 말하고 있었다.
약이나 치료를 바꾸는 건 반드시 담당 의사와 먼저 이야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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