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급 감염이 치매 위험을 높인다는 37만 명 추적 연구가 나왔다
어머니가 또 방광염에 걸렸다는 연락을 받았다.
올해만 세 번째다.
병원 처방전을 사진 찍어 보내주시는 손가락이, 화면 너머로도 후들거리는 게 보였다.
항생제 받으셨냐고 물었더니 "약 먹으면 되지 뭘" 하시며 전화를 끊으셨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방광염은 항생제 며칠이면 낫는 거라고.
그런데 최근 핀란드에서 나온 연구 하나가 자꾸 머릿속에 남는다.
헬싱키대학 연구팀이 37만 4,000명 이상의 건강보험 데이터를 뜯었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65세 이상 치매 환자 6만 2,000여 명과, 치매가 없는 대조군 31만 2,000여 명을 비교한 대규모 연구다.
결과가 좀 불편하다.
입원할 정도로 심한 방광염이나 세균 감염을 겪은 사람은 치매에 걸릴 위험이 높았다.
파킨슨병이나 알코올 관련 질환 같은 다른 기저질환 27가지를 전부 빼고 계산해도, 감염 자체가 치매 위험을 끌어올렸다.
기존 질환으로 설명되는 비율이 7분의 1도 안 됐다.
감염이 치매와 무슨 상관이냐고 할 수 있다.
연구자들이 주목한 건 전신 염증이다.
심한 감염이 터지면 몸 전체에 염증 반응이 퍼진다.
이 염증 물질이 혈류를 타고 뇌까지 올라가면, 신경세포를 건드리거나 이미 조용히 쌓이고 있던 치매의 씨앗을 키울 수 있다.
또 하나, 시간의 문제가 있다.
치매와 관련된 감염은 평균적으로 진단 5~6년 전에 발생했다.
치매가 하루아침에 오는 병이 아니라는 건 다들 안다.
수년에서 수십 년에 걸쳐 천천히 진행된다.
그 긴 과정 어딘가에서, 심한 감염이 속도를 앞당겼을 수 있다.
65세 이전에 치매 진단을 받은 사람들에게서는 연관성이 더 뚜렷했다.
방광염뿐 아니라 폐렴, 심지어 충치까지 포함해 5종의 감염이 조기 치매 위험과 연결됐다.
물론 이건 관찰 연구다.
감염이 치매를 직접 일으킨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연구팀도 그 점은 분명히 했다.
다만 "감염 예방이 치매 발생을 줄이는지 확인하는 개입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제안했다.
나는 의사가 아니다. 이 논문을 읽고 어머니의 치매를 예측할 능력도 없다.
그런데 한 가지는 달라졌다.
어머니가 다음에 "약 먹으면 되지 뭘"이라고 하시면, 이번엔 그냥 넘기지 않으려고 한다.
비뇨기과 예약을 잡아드리는 것쯤은 할 수 있으니까.
약이나 치료를 바꾸는 건, 반드시 담당 의사와 먼저 상의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