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낭성난소증후군과 간헐적 단식 이야기
병원에서 PCOS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나는 그게 뭔지 몰랐다.
다낭성난소증후군. 난소에 작은 물혹이 여러 개 생기고, 남성호르몬이 높아지는 질환이다.
생리가 불규칙해지고, 살이 잘 빠지지 않고, 임신이 어려워진다.
여성 5명 중 1명이 갖고 있다.
"살을 좀 빼면 나아질 수 있어요."
의사가 말했다.
그 말이 쉬워 보이지만, PCOS가 있으면 살 빼기가 유난히 어렵다.
호르몬이 체중을 붙들고 있으니까.
그래서 이 연구가 눈에 들어왔다.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 실린 임상시험이다.
PCOS를 가진 여성 76명을 세 그룹으로 나눴다.
하루 6~8시간만 먹는 간헐적 단식 그룹.
칼로리를 세서 줄이는 그룹.
평소대로 먹는 대조군.
6개월이 지났다.
간헐적 단식 그룹과 칼로리 제한 그룹 모두 하루 약 200칼로리씩 덜 먹었다.
둘 다 평균 4.5kg을 뺐다.
둘 다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내려갔다.
여기까지는 비슷하다.
그런데 한 가지가 달랐다.
유리 안드로겐 지수라는 게 있다.
테스토스테론이 실제로 몸의 조직에 얼마나 도달하느냐를 보여주는 수치다.
이게 낮아진 건 간헐적 단식 그룹뿐이었다.
칼로리를 줄인 그룹에서는 변화가 없었다.
같은 양을 덜 먹었고, 같은 무게를 뺐는데, 결과가 달랐다.
뭘 먹느냐가 아니라 언제 먹느냐가 만든 차이였다.
간헐적 단식이 여성에게 해롭다는 말이 있다.
호르몬을 흔든다는 우려.
일리노이대학교 바라디 교수도 그 인식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시험에서는 반대 결과가 나왔다.
여성호르몬 수치가 오히려 개선됐다.
다만 솔직한 부분도 있다.
6개월 동안 간헐적 단식을 했지만 생리 불순 같은 증상이 바로 나아지지는 않았다.
연구팀은 더 오래 지속하면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그래도 시험에 참여한 여성 80%가 간헐적 단식을 계속하겠다고 답했다.
체중의 5%만 빼도 테스토스테론이 줄고 약을 피할 수 있다고 바라디 교수는 말했다.
60kg인 사람이면 3kg이다.
먹는 시간을 조정하는 것만으로 그 3kg에 다가갈 수 있다면, 시도해 볼 만하지 않을까.
식이 패턴을 바꾸기 전에 담당 의사와 먼저 이야기해 보면 된다.
[출처]
Corapi, S., Runchey, MC., Lyons, J. et al. Time-restricted eating for body weight management in women with polycystic ovary syndrome: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Nat Med (2026). https://doi.org/10.1038/s41591-026-0431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