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록달록 테이프의 진짜 정체

운동선수들이 붙이는 그 테이프, 효과가 있긴 한 걸까

by 전의혁

헬스장에서 무릎에 파란 테이프를 붙이고 스쿼트 하는 사람을 봤다.


물어봤다.

"그거 효과 있어요?"

"붙이면 확실히 덜 아파요."


나도 한때 그랬다.

어깨가 뻐근한 날이면 약국에서 키네시오 테이프를 사서 붙였다.

붙이는 순간 뭔가 나아지는 기분이 들었다.

기분이었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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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네시오 테이프는 1970년대에 처음 나왔다.

면 소재 접착테이프를 아픈 부위에 붙이면 피부가 살짝 들려서 신경을 자극하고, 혈액순환이 나아진다는 원리다.

올림픽 선수들 팔다리에 붙어 있는 그 테이프가 바로 이거다.


중국 남방의과대학교 연구팀이 이 테이프에 관한 기존 연구를 몽땅 모아 분석했다.

리뷰 128건, 임상시험 310건, 참가자 15,800명이 넘는다.

역대 최대 규모다.


결론은 좀 씁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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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가 매우 불확실하다는 거다.

즉각적으로 통증이 줄어들 수는 있지만,

가짜 테이프를 붙인 대조군과 비교하면 차이가 미미했다.

연구팀은 위약 효과,

그러니까 뇌가 몸을 속여서 효과가 있다고 느끼게 만드는 현상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테이프 장력도 문제다.

연구에 따르면 25% 정도의 낮은 장력이 통증 완화에 더 적절할 수 있는데,

실제 현장에서는 전문가의 75%가 50% 이상의 장력으로 붙이고 있다.

쓰는 방법부터 연구 결과와 다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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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노스웰 주커의대 에이미 웨스트 박사는 말했다.

무릎 앞쪽 통증이나 인공관절 수술 후, 임신 중 허리 통증 같은 특정 상태에서 단기적으로 소폭 효과가 나타났을 뿐이라고.

어깨 질환, 테니스엘보, 족저근막염에서는 유의미한 근거가 없었다.


한 가지 다행인 건, 부작용이 거의 없다는 거다.

피부가 좀 빨개지는 정도.


다만 웨스트 박사는 이렇게 덧붙였다.

테이프나 보조기구에 기대는 것보다, 관절 주변 근육을 직접 강화하는 쪽이 낫다고.

외부 장치에 의존하면 그것 없이 불안해지는 사람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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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요즘 어깨가 아프면 테이프 대신 고무밴드를 꺼낸다.

회전근개 운동 세 가지를 하고 나면, 테이프 붙였을 때보다 오래간다.

기분이 아니라 근육이 버텨주는 느낌이다.


테이프를 붙여보는 건 자유다.

해롭지는 않으니까.

다만 그게 전부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출처]

Mo Q, et al. Effectiveness and clinical relevance of kinesio taping in musculoskeletal disorders: an overview of systematic reviews and evidence mapping. BMJ Evidence-Based Medicine. 2026; published online March 23. doi:10.1136/bmjebm-2025-114067.

https://ebm.bmj.com/content/early/2026/03/23/bmjebm-2025-1140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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