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를 바꾸면 심장이 달라진다

심장병 80%는 먹는 습관으로 예방할 수 있다는 이야기

by 전의혁

마트에서 장을 볼 때, 나는 늘 같은 코스를 돈다.


정육 코너에서 삼겹살을 집고,

라면 코너에서 두세 봉지를 넣고,

음료 코너에서 달달한 커피를 하나 골라 계산대로 간다.

장바구니를 내려놓을 때마다 뭔가 빠진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

뭐가 빠졌는지는 생각 안 하고 산다.


미국심장협회(AHA)가 올해 새 식이 가이드라인을 냈다.

심장병과 뇌졸중의 최대 80%는 건강한 생활습관으로 예방 가능하다고 한다.

미국 성인의 11%가 이미 심혈관질환을 갖고 있고,

2050년에는 6명 중 1명이 된다는 전망도 함께 나왔다.


20260407 _ 미국심장협회, 심장병 80% 예방하는 식단 9가지 발표 _ 2.png


그 중심에 식습관이 있다.


이번 가이드라인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특정 음식이나 영양소를 금지하는 방식이 아니라는 점이다.

전체 식사 패턴을 보라고 한다.

어제 뭘 먹었느냐가 아니라,

지난 한 달 동안 뭘 주로 먹었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9가지를 권한다.

칼로리와 활동량의 균형,

다양한 과일과 채소, 통곡물,

식물성 단백질 우선,

포화지방 대신 불포화지방,

초가공식품 줄이기,

첨가당 줄이기,

나트륨 줄이기,

음주 시작하지 않거나 줄이기.


20260407 _ 미국심장협회, 심장병 80% 예방하는 식단 9가지 발표 _ 2-1.png


목록만 보면 다 아는 이야기 같다.


그런데 심장 전문 영양사 미셸 루텐스타인의 말이 걸렸다.

초가공식품이라 하면 포장된 도넛이나 과자만 떠올리지만,

실제로는 생각보다 일상적인 음식에 훨씬 많이 숨어 있다고.

나트륨도 짠맛이 나는 음식에만 있는 게 아니라고.


나는 냉장고를 열어봤다.

포장 소시지, 즉석 된장국, 시리얼 바.

짠맛이 나지 않는데도 나트륨이 가득한 것들이었다.


20260407 _ 미국심장협회, 심장병 80% 예방하는 식단 9가지 발표 _ 2-2.png


루텐스타인은 식단을 완전히 바꾸라는 게 아니라고 했다.

매일 붉은 고기를 먹는다면, 일주일에 한 끼를 콩이나 렌틸콩으로 바꾸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견과류나 아보카도, 생선으로 포화지방 자리를 하나씩 대체하라고.


교체지, 추가가 아니다.


AHA는 이 식습관을 1세부터 시작하라고 권한다.

심혈관질환은 생애 초기부터 시작된다고.

부모가 먹는 모습 자체가 아이의 식습관을 만든다고.


20260407 _ 미국심장협회, 심장병 80% 예방하는 식단 9가지 발표 _ 2-4.png


나는 다음 장보기 때 코스를 하나 바꿔볼 생각이다.

정육 코너 전에 채소 코너를 먼저 들르는 것.

장바구니에 콩 한 봉지가 들어가는 것.


그게 심장에 닿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방향은 맞다.


약이나 치료를 바꾸는 건 담당 의사와 먼저 이야기하고 결정하면 좋겠다.



[출처]

Lichtenstein AH, Khera A, Anderson CAM, Appel LJ, DeSilva DM, Gardner C, Hu FB, Jones DW, Petersen KS; on behalf of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 2026 dietary guidance to improve cardiovascular health: a scientific statement from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 Circulation. Published online March 31, 2026. doi:10.1161/CIR.0000000000001435.

https://www.ahajournals.org/doi/10.1161/CIR.000000000000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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