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병 80%는 먹는 습관으로 예방할 수 있다는 이야기
마트에서 장을 볼 때, 나는 늘 같은 코스를 돈다.
정육 코너에서 삼겹살을 집고,
라면 코너에서 두세 봉지를 넣고,
음료 코너에서 달달한 커피를 하나 골라 계산대로 간다.
장바구니를 내려놓을 때마다 뭔가 빠진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
뭐가 빠졌는지는 생각 안 하고 산다.
미국심장협회(AHA)가 올해 새 식이 가이드라인을 냈다.
심장병과 뇌졸중의 최대 80%는 건강한 생활습관으로 예방 가능하다고 한다.
미국 성인의 11%가 이미 심혈관질환을 갖고 있고,
2050년에는 6명 중 1명이 된다는 전망도 함께 나왔다.
그 중심에 식습관이 있다.
이번 가이드라인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특정 음식이나 영양소를 금지하는 방식이 아니라는 점이다.
전체 식사 패턴을 보라고 한다.
어제 뭘 먹었느냐가 아니라,
지난 한 달 동안 뭘 주로 먹었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9가지를 권한다.
칼로리와 활동량의 균형,
다양한 과일과 채소, 통곡물,
식물성 단백질 우선,
포화지방 대신 불포화지방,
초가공식품 줄이기,
첨가당 줄이기,
나트륨 줄이기,
음주 시작하지 않거나 줄이기.
목록만 보면 다 아는 이야기 같다.
그런데 심장 전문 영양사 미셸 루텐스타인의 말이 걸렸다.
초가공식품이라 하면 포장된 도넛이나 과자만 떠올리지만,
실제로는 생각보다 일상적인 음식에 훨씬 많이 숨어 있다고.
나트륨도 짠맛이 나는 음식에만 있는 게 아니라고.
나는 냉장고를 열어봤다.
포장 소시지, 즉석 된장국, 시리얼 바.
짠맛이 나지 않는데도 나트륨이 가득한 것들이었다.
루텐스타인은 식단을 완전히 바꾸라는 게 아니라고 했다.
매일 붉은 고기를 먹는다면, 일주일에 한 끼를 콩이나 렌틸콩으로 바꾸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견과류나 아보카도, 생선으로 포화지방 자리를 하나씩 대체하라고.
교체지, 추가가 아니다.
AHA는 이 식습관을 1세부터 시작하라고 권한다.
심혈관질환은 생애 초기부터 시작된다고.
부모가 먹는 모습 자체가 아이의 식습관을 만든다고.
나는 다음 장보기 때 코스를 하나 바꿔볼 생각이다.
정육 코너 전에 채소 코너를 먼저 들르는 것.
장바구니에 콩 한 봉지가 들어가는 것.
그게 심장에 닿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방향은 맞다.
약이나 치료를 바꾸는 건 담당 의사와 먼저 이야기하고 결정하면 좋겠다.
[출처]
Lichtenstein AH, Khera A, Anderson CAM, Appel LJ, DeSilva DM, Gardner C, Hu FB, Jones DW, Petersen KS; on behalf of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 2026 dietary guidance to improve cardiovascular health: a scientific statement from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 Circulation. Published online March 31, 2026. doi:10.1161/CIR.0000000000001435.
https://www.ahajournals.org/doi/10.1161/CIR.00000000000014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