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 직후부터 켜지는 ‘사회 지각’ 뇌 네트워크 이야기
아기를 안고 있으면, 가장 먼저 눈이 간다.
손가락도 아니고, 장난감도 아니다.
얼굴이다.
작은 눈동자가 내 눈 근처를 오래 붙잡을 때, 나는 이유를 몰라도 웃게 된다.
그건 신기함이 아니라, 본능에 가깝다.
나도 그랬고, 내 앞의 아기도 늘 그랬다.
혹시 당신도 아기가 얼굴을 보는 순간, 마음이 먼저 풀리나?
얼굴에 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핵심 표지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연구자들은 얼굴, 시선, 말 같은 사회적 자극을 처리하는 뇌 네트워크를 밝혀내기 시작했지만, 그 네트워크가 언제부터 어떻게 발달하는지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았다.
이번 연구가 던진 질문은 단순했다.
그 네트워크는, 언제부터 ‘켜져’ 있을까.
예일대 연구진은 이 네트워크가 출생 시점 또는 출생 직후 이미 상당히 활발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번 연구는 《생물학적 정신의학》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이 경로를 ‘사회 지각 경로’라고 불렀고, 발달의 아주 초기 단계부터 기능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신생아는 이미 얼굴과 시선에 대한 선호를 보인다.”
예일대 의과대학 아동정신의학 분야의 에밀리 프레이저 비드 석좌교수이자 공동 수석저자인 카타르지나 차바르스카 박사의 말이다.
그 문장을 읽는 동안, 나는 병원 신생아실 유리창 앞의 풍경을 떠올렸다.
아기들은 아직 말도 못 하는데, 얼굴을 향해 몸을 기울이곤 했다.
연구진은 주산기(周産期)의 뇌 발달 패턴을 조사하기 위한 연구 프로젝트 '인간 커넥톰 개발 프로젝트(dHCP)' 데이터를 활용했다.
유럽연구위원회의 지원을 받는 이 프로젝트는 생후 10개월까지 영아의 뇌 영상, 임상 및 행동 자료, 유전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이번 분석의 도구는 MRI였다.
연구자들은 자기공명영상(MRI) 데이터를 이용해 사회 지각 경로를 구성하는 뇌 영역들 사이의 기능적 연결성을 평가했다.
이 경로에는 시각 처리에 특화된 영역들과, 얼굴·말·시선 정보를 처리하는 데 특화된 상측두고랑이 포함된다.
예일 생의학 영상 연구소의 수석저자 더스틴 샤이노스트 박사는 이렇게 말했다.
이 네트워크 내부 연결성이 출생 후 몇 주 이내에 이미 상당히 강건하다는 것을 발견했다는 것.
차바르스카는, 영아가 아주 이른 시기에 보이는 사회적 선호가 이 경로에 의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태어나자마자, 이미 연결되어 있었다.
연구진은 또 다른 집단에서도 유사한 분석을 했다.
가족 구성원 중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어 사회적 어려움이 생길 가능성이 더 높은 아동 집단이었다.
이 집단에서도 dHCP 참가자들에서 관찰했던 것처럼, 출생 시점에 이미 해당 경로가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흥미로운 연결고리가 이어졌다.
두 번째 집단의 아이들을 시간에 따라 추적했을 때, 출생 직후 사회 지각 경로 연결성이 더 강한 아이들은 생후 4개월에 얼굴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였다.
또 생후 4개월에 얼굴에 대한 주의가 더 큰 것은, 생후 18개월 시점에서 사회적 어려움이 더 적은 것과 연관되어 있었다.
얼굴을 보는 시간이, 이후의 관계를 조금 더 부드럽게 만든다.
차바르스카는 이 결과가 시사하는 바를 이렇게 정리했다.
사회적 주의를 발생시키는 피질 뇌 과정이 출생 직후부터 작동하고, 사회적 상호작용 기술 발달의 토대를 놓는다는 점이다.
이번 연구는 혼자 만든 결과가 아니었다.
예일대 의과대학 아동연구센터, 소아과, 영상의학 및 생의학 영상, 그리고 예일대 문리대 통계 및 데이터과학이 참여한 학제 간 협력이었다.
연구팀은 더 큰 규모의 아동 집단을 장기간 추적하고, 추가적인 주의 지표들도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
나는 이 연구를 읽고 나서, 아기의 눈을 다시 떠올렸다.
얼굴을 찾는 그 작은 시선은, 우연한 버릇이 아니라 뇌가 이미 준비해 둔 길일 수 있다.
그리고 그 길이 어떻게 다져지는지 이해하는 일이, 전형적 발달뿐 아니라 자폐와 연관된 사회적 취약성을 더 잘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말한다.
오늘은 결론을 내리기보다, 장면 하나를 오래 붙잡아 본다.
아기가 얼굴을 올려다보는 그 순간.
그 순간이 이미 ‘시작’일 수 있다는 사실이, 이상하게도 마음을 조용히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