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건강 앱을 내리며 멈춘다

웰니스의 역설은 깊어졌고, 헬스스팬은 측정 가능한 목표가 됐다

by 전의혁

연말이면 손이 자꾸 휴대전화 화면으로 간다.
걸음 수와 수면 그래프를 내리다 보면, 커피가 식는 걸 먼저 알아차린다.
나는 건강하게 산다고 말하면서도, 내 하루는 자꾸 흔들린다.


그건 의지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건강’의 이름과 ‘실천’의 방식이 어긋난 데에 가깝다.
루미나 인텔리전스의 글로벌 연구(9개국)는 그 틈을 숫자로 보여준다.
2025년은 모순의 해이자, 동시에 명확성의 해였다고 말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83%는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실천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68%는 장내 미생물군을 교란시키는 약물을 정기적으로 사용한다.
항생제, 프로톤펌프억제제, 메트포르민, 완하제, GLP-1 치료가 그 안에 포함된다.


약은 임상적으로 가치가 있다.
다만 이런 중재가 수면 문제, 기분 불안정, 대사 관련 불편을 부추길 수 있다고 루미나는 짚었다.
‘건강하게 산다’는 말이, 보충제 필요가 낮다는 뜻은 아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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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다는 말은, 장을 보호해주지 않는다.


그래서 요즘 건강 목표의 중심은 더 분명해졌다.
시장 전반에서 수면이 가장 보편적인 목표였고, 그다음이 스트레스와 정신적 웰빙이었다.
루미나 데이터에서는 54%가 ‘더 나은 수면’을 꼽았고, 이어 ‘건강한 노화와 장수’, ‘스트레스 관리’, ‘기분 및 정신 건강 지원’이 뒤를 이었다.


사람들은 말만 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움직인다.
57%는 건강·피트니스 앱이나 트래커를 쓰고, 19%는 마음·기분 앱을 이용한다.
측정이 시작되면, 루틴은 ‘감’이 아니라 ‘기록’으로 바뀐다.


측정 가능한 루틴은, 보충제를 습관으로 만든다.


헬스스팬(healthspan, 건강수명)을 둘러싼 언어도 더는 낯설지 않다.
57%는 “헬스스팬”이라는 용어를 알고, 63%는 ‘노화의 표지’ 중 최소 하나에 익숙하다고 답했다.
세포 노화는 중국에서 인식이 두드러졌고, 만성 염증과 디스바이오시스는 미국에서 익숙한 용어로 알려져 있다.


노화에 대한 고민은 결국 ‘체감’으로 모인다.
신체적 근력과 이동성, 에너지와 지구력, 정신적 명료함과 집중이 상위 고민으로 꼽혔다.
중국 소비자들이 장기 및 조직 건강을 우선시하는 등 지역별 뉘앙스도 나타났다. 이 내용은 루미나가 2025년 11월 ‘뉴트라 헬스스팬 서밋’에서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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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025년의 헤드라인은 GLP-1이었다.
루미나 연구에 따르면 10%가 GLP-1 약물을 정기적으로 복용했고, 12%는 지난 2년 동안 최소 한 번은 복용했다.
메스꺼움, 설사, 변비 같은 위장관 부작용은 비(非) 당뇨병 환자에서 중단의 주요 이유로 지목됐다.


여기에서 ‘동반 제품’의 길이 열린다.
치료 중과 치료 이후에 영양 섭취를 돕고, 제지방과 뼈를 보존하며, 피부 탄력과 장을 지지해 체중 재증가를 줄이는 솔루션이다.
근감소증도 남녀 모두에서 노화와 관련된 핵심 우려로 언급됐다.


GLP-1 이후의 공백이, 다음 시장이 된다.


대사 영역에는 아직 ‘여백’이 남아 있다.
소비자의 24%~28%는 체중 관리를 우선순위로 두지만, 체중 감량을 위해 바이오틱스를 사용하는 비율은 약 5%에 불과했다.
심장 건강을 위해서는 6%, 소화 개선을 위해서는 11%였다. 이 격차는 대사 웰니스 혁신의 기회로 읽힌다.
또한 대사 건강은 나이가 들수록 상위 3대 건강 우려 중 하나였고, 특히 20대·50대·80대 여성에서 중요성이 두드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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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은 이제 ‘측정’을 ‘실행’으로 바꾼다.
루미나는 최대산소섭취량(VO₂ Max)을 소비자가 스스로 ‘소유’할 수 있는 지표로 언급했고, 대부분의 웨어러블에서 제공되는 미토콘드리아 적합도의 대리 지표로 설명했다. 또한 점점 더 모든 원인 사망 위험과 연결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했다.
조사에서는 39%가 피트니스를 추적하고, 28%가 전반적 건강을 모니터링하며, 19%가 기분 앱을 사용한다.


프랑스에서는 보충제 및 스포츠 영양 매출의 15%~22%가 추천 앱을 통해 발생하고 있다.
기술이 유통과 복용/실천 순응의 엔진이 됐다는 증거다.
결국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은 ‘통제’이고, 이제 그 통제를 도와줄 도구도 손에 쥐었다.


연말에 나는 한 가지를 확인하고 싶다.
내가 원하는 건강이 ‘느낌’인지, 아니면 ‘지표’와 연결된 실천인지.
과학, 기술, 그리고 삶에서 체감되는 결과를 잇는 브랜드가 2026년의 건강 경제를 정의하게 될 것이라고 루미나는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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