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럼을 믿고 싶은 밤, 흉터 이야기

틱톡에서 시작된 로즈마리 트렌드가 실험실에서 ‘카르노식산’으로 읽혔다.

by 전의혁

나도 ‘바이럴’이라는 말에 마음이 흔들릴 때가 있다.
퇴근 후 싱크대 앞에서 밴드를 떼고, 손등에 남은 얇은 붉은 선을 한참 들여다본다.
휴대폰 화면은 습관처럼 새로고침이 되고, 로즈마리 세럼 영상이 또 떠오른다.


그건 유행에 휘둘리는 게 아니라, 빨리 낫고 싶다는 마음에 가깝다.
나도 그랬고, 특히 상처가 흉터로 남을까 봐 괜히 손을 숨기게 될 때 더 그랬다.
혹시 당신도 거울 앞에서 “이번엔 덜 남았으면” 같은 말을 해본 적이 있나?


상처는 종종 흉터로 끝난다.


최근 펜실베이니아대학교 퍼렐먼 의과대학 연구진이 흥미로운 보고를 내놨다.
로즈마리 잎의 자연 성분이 상처 치유를 더 효과적으로 돕고, 흉터 형성을 제한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펜실베이니아대학교 피부과 부교수 토머스 렁 박사는 “많은 피부 손상은 흉터로 끝나며, 일부 사람에게는 미용 문제를 넘어 기능적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20251228 _ 로즈마리 세럼, 흉터 줄이는 과학 근거 나왔다 _ 2.png


이 이야기의 시작이 더 인간적이다.
학부생 지아이 팡과 박사과정 엠마누엘 라프 레예스는 틱톡과 인스타그램에서 로즈마리 기반 제품이 ‘피부 회복을 더 좋게 한다’는 홍보를 보고, 그 주장에 과학적 근거가 있는지 확인하려고 렁에게 다가갔다.
호기심이 실험실 실험으로 이어졌고, “과장된 홍보 뒤에도 실제 무언가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가정이 출발점이 됐다.


핵심은 로즈마리 추출물, 특히 항산화제인 카르노식산(carnosic acid)이었다.
연구팀은 생쥐에게 카르노식산으로 만든 크림을 도포했고, 이 크림은 상처 폐쇄를 가속했다.
또 모낭, 피지샘, 연골 같은 구조의 재생도 도왔다.


“닫히는 속도”만이 전부는 아니었다.


과학자들은 이 화합물이 TRPA1으로 알려진 피부 신경 감지기를 활성화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TRPA1은 이전 연구에서 ‘흉터 없이 치유하는 능력’과 연결된 바 있는데, TRPA1이 없는 생쥐에 크림을 썼을 때는 같은 재생 효과가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다.
라프 레예스는 타임과 오레가노도 TRPA1을 활성화할 수 있지만, 로즈마리가 효능과 안전성에서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흥미로운 비교도 덧붙었다.
머스터드 오일이나 국소 약물 이미퀴모드(imiquimod)도 TRPA1 수용체를 자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로즈마리와 달리 자극과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했다.
유행의 언어로는 다 비슷해 보여도, 피부는 이런 차이를 예민하게 기억한다.


20251228 _ 로즈마리 세럼, 흉터 줄이는 과학 근거 나왔다 _ 2-2.png


그리고 가장 현실적인 문장이 남는다.
로즈마리의 재생 효과는 카르노식산 크림을 바른 ‘부위’에서만 나타났고, 멀리 떨어진 피부에 바른다고 흉터 없는 치유로 이어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 이점이 ‘엄격히 국소적’이라고 강조했다.


렁 박사는 치유 과정을 ‘흉터 형성’에서 ‘건강한 피부 재생’으로 이동시킬 수 있음을 시사하지만, “인간에서 이를 일관되게 달성할 수 있는 입증된 방법은 현재 없다”고도 분명히 말했다.
그래도 그는 “로즈마리가 당신의 스킨케어 습관의 일부이고, 효과가 있다고 느낀다면 실제로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나는 그 문장을, 무턱대고 믿으라는 말이 아니라 내 몸의 반응을 기록하라는 말로 받아들였다.


오늘 밤에는 새 레시피를 섞기 전에, ‘내 피부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부터 한 번 더 확인해보자.
펜 연구팀도 로즈마리 제품을 루틴에 추가하거나 집에서 혼합물을 만들기 전에는 의료 제공자와 상담하라고 권고했다.
당신이 쉽게 흔들리는 게 아니라, 상처 앞에서 다들 급해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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