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통을 열면 마음이 먼저 흔들린다

도움이 될 수도, 해가 될 수도 있는 보충제를 구분하는 최소한의 기준

by 전의혁

약장 문을 열 때, 나는 늘 잠깐 멈칫한다.
12월 아침 싱크대 위 물컵이 차갑고, 손끝은 습관처럼 약통 뚜껑을 돌린다.
처방약 옆에 비타민과 젤리가 나란히 누워 있으면, 마음이 “혹시” 쪽으로 기운다.


그건 욕심이 아니라, 불확실성을 견디는 방식에 가깝다.
나도 그랬고, 특히 몸이 쉽게 피곤해지던 시기에 더 심했다.
혹시 당신도 서랍 한 칸이 점점 알약으로 채워지는 쪽인가?


미국인의 거의 60%는 지난 한 달 동안 하나 이상의 보충제를 복용했다고 말한다.

60세 이상에서는 74%로 올라가고, 그 연령대 사람들 중 4분의 1은 지난 한 달 동안 4개 이상을 썼다고 한다.
그 숫자를 보면, 내가 이상한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문제는 “진짜로 도움이 되는 보충제”조차 약과 같은 기준으로 관리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시중에 95,000개 이상의 보충제 대부분에 대해 안전성이나 유효성을 보장할 규제가 사실상 거의 없다는 뜻이다.
뉴욕시 컬럼비아대학교 메디컬센터의 데이비드 세레스 박사는 많은 사람이 이런 제품을 무해하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실수라고 했다.


20251230 _ 비타민·미네랄 보충제, “먹을 만한 것”과 “피해야 할 것”은 다르다 _ 2.png


라벨은 약속이 아니라 추정치일 수 있다.


UC 어바인의 마흐탑 자파리는 “포장 라벨에 적힌 그대로를 받는다는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

미국 컨슈머리포트 보고서 시험에서 멜라토닌 보충제 일부는 병에 적힌 용량보다 더 낮거나, 더 흔하게는 더 높은 수준의 호르몬을 담고 있었다.
생각보다 더 많이, 혹은 더 적게 섭취하는 문제를 넘어 오염과 품질 이슈도 따라온다.

CR의 다른 시험에서는 유통기한이 지나지 않은 생선기름 알약이 때때로 산패되어 있었고, 단백질 파우더와 셰이크에는 납이 흔히 포함돼 있었다.


나는 그때부터 “좋아 보이는 것”보다 “확인 가능한 것”을 먼저 보게 됐다.
보충제는 처방약과 상호작용할 수 있고, 의학적 검사 결과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일부 성분은 간과 신장에 부담을 주며, 특히 고령자에게서 심각한 경우 입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자파리는 말했다.


그래도 삶은 늘 빈틈이 생긴다.

유제품이나 칼슘이 풍부한 음식을 규칙적으로 먹기 어렵다면, 칼슘이 고민이 된다. 성인은 하루 1,000 mg, 51세 이상 여성과 71세 이상 남성은 1,200 mg이 필요하다고 하고, 부족하면 몸이 뼈에서 칼슘을 끌어온다는 설명은 이상하게 현실적으로 들린다.
다만 칼슘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변비나 신장 문제 위험이 올라갈 수 있고, 일부 연구에서는 심근경색 위험을 높일 수도 있다고 했다.

51세 미만은 2,500 mg, 그보다 나이가 많다면 2,000 mg을 넘기지 말라는 상한선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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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비슷하다. 『미국 의사협회 저널』의 2024년 연구는 성인 3명 중 1명이 결핍이라고 보고했고, 결핍이 철결핍성 빈혈로 이어지면 숨이 차고 머리가 뿌옇고 어지러운 일상이 온다.

여성은 50세까지 하루 18 mg, 51세 이상 여성과 남성은 8 mg이 필요하지만, 결핍이 의심되면 “혈액검사로 수치를 확인”하라는 말이 먼저다.
의사 감독 없이 하루 45 mg을 넘기지 말라는 문장을 나는 약통 옆에 붙여두고 싶었다.


마그네슘은 더 쉽게 유혹한다.

수면, 변비, 에너지, 혈당까지, 듣고 싶은 말이 많아서다.

여성 320 mg, 남성 420 mg이 필요하지만 미국인의 대략 절반은 충분히 섭취하지 못한다는 분석이 있었다.
식단이 어렵다면 200 mg 같은 낮은 용량이 도움이 될 수 있지만 350 mg을 넘기면 메스꺼움이나 위통이 올 수 있고, 항생제나 비스포스포네이트, 이뇨제와 상호작용할 수 있다는 문장은 현실적인 브레이크가 된다.


비타민 D도 비슷한 결의 이야기다.

칼슘 흡수에 필요하고, 면역·혈당·근육과 뇌 기능을 돕는다고 알려져 있다.

50~79세 성인의 거의 20%가 결핍이라는 보고가 있었지만, 부족하다고 해서 보충제가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건 아니라는 문장이 함께 온다.
권장량은 70세까지 600 IU, 71세 이상 800 IU이고, 하루 4,000 IU를 초과하면 위험할 수 있다는 경고는 짧지만 무겁다.


더 많은 알약이 더 좋은 하루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종합비타민과 프로바이오틱스는 특히 ‘보험’처럼 보이지만, 근거는 단순하지 않다.

수천 명이 참여한 다수의 대규모 연구에서 종합비타민의 측정 가능한 이점을 찾지 못했다는 말도 있고, 반대로 60세 이상이거나 셀리악병처럼 흡수를 방해하는 상태에선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말도 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일상적 사용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약하고, 잘못된 유형을 고르면 복부팽만과 위장 문제를 부를 수 있다고 했다.

비타민 C는 미국인의 약 94%가 결핍이 아니며, 많이 먹는다고 큰 이득이 늘지는 않고 과다 섭취는 복통과 설사를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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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피하는 게 낫다”는 이름들은 기억하기 쉬웠다.

카바는 불안장애에 장기적 이점이 없었고 간 문제를 더 겪는 경향이 보였다는 소규모 연구가 있었으며, 간 손상 사례가 최소 100건 보고돼 영국과 일부 유럽 국가에서 제한됐다.
크라톰은 100만 명이 넘는 미국인이 사용하지만 FDA가 복용하지 말라고 경고했고, 오피오이드와 같은 뇌 수용체에 작용하며 한 연구에서 약 8명 중 1명이 중독 기준에 해당했다.

세인트존스워트는 피임약, 면역억제제, 와파린 등과 상호작용할 수 있고, SSRI와 함께 먹으면 세로토닌이 위험할 정도로 높아질 수 있다.

녹차 추출물은 “한 번에 12컵”을 들이키는 셈이 될 수 있고, 하루 800 mg 이상 고용량은 심각한 간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문장을 나는 오래 기억할 것 같다.


단백질 파우더는 더 조심스럽다.

컨슈머리포트가 23개 제품을 시험했을 때 3분의 2 이상에서 납 수치가 우려 수준을 넘었고, 완두 단백질(pea protein)이 주성분인 제품이 특히 더 우려스러웠다.
평균 성인은 체중 1파운드당 단백질 0.36g이 필요해 150파운드라면 54 g 정도인데, 작은 닭가슴살 한 조각이나 저지방 그릭 요거트 2컵에 대략 들어 있는 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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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가 고르는 작은 실천은 하나다.
약장 앞에서 ‘지금 먹는 것’을 전부 꺼내 라벨을 사진으로 남기고, 처방약 목록과 함께 의료진이나 약사에게 한 번에 보여주는 것.
새 보충제를 시작하거나 중단하기 전에는, 내 몸에 안전한지부터 확인하는 편이 마음을 덜 흔들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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