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간들
Your spark isn't your purpose.
That last box fills in when you're ready to come live.
불꽃은 목적이 아냐. 인생을 살 준비가 되면 마지막 칸은 채워져.
복잡하게 생각 않기로 했다. 지금의 삶도 나름 나쁘지 않고 그냥 이렇게 흘러가는 시간에 맡겨 다가오는 6월에 법개정이 되어 내 나이가 전년도와 같이 된다 해도 난 그냥 지금의 나라고.
코로나19 엔데믹이 선언된 현재, 내가 좋아하는 가수를 보러 갈 수 있게 되었고 함께하는 동료들과 힐링하는 시간을 더 많이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세상에 나를 알아봐 주는 사람을 언젠간 또 만나겠지 하며 후련함을 가지게 되었다.
이제야 마음 정리가 끝났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을 만큼 더 이상의 미련도 아쉬움도 헛된 기대도 하지 않게 되었다. 이렇게나 말끔해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만큼 내 옆에 함께였던 사람이 없던 그 전의 일상으로 돌아온 지 꼬박 1년이 걸렸다. 오늘 거울을 보며 드는 생각은 내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는 생각이 들었고 내 갈길을 잘 가고 있구나, 어쩌면 감정적으로 많이 배우고 느끼는 기회를 잘 버텨왔나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대 인간으로 관계를 맺는다는 것이 처음에 어렵지 않다고 생각했다. 다만 맺은 관계를 어떻게 이어나가야 하는지 그게 아직도 나에겐 어려운 일이다. MBTI나 생물원소 검사 등 자신을 알아보는 테스트를 해보면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각기 다른 성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뭐 하나를 봐도 느끼고 생각하는 것이 다르다는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인간은 정말 신비로울 정도로 각양각색이며 예측할 수 없을 만큼의 언행을 보여준다. 이런 수많은 인간들 속 과연 나란 인간 자체를 알아봐 주고 사랑해 줄 사람을 만나야 하는데, 삶을 살아보니 어떤 이유 없이 그냥 나란 사람의 생각이나 행동, 의견, 말투, 취향 등을 이해하고 함께 존중해 주며 맞춰 나갈 수 있는 사람을 만나기란 쉽지 않을 수 있겠다는 것을 종종 깨닫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짝을 만나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 그렇기에 나 또한 충분히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내 인생을 걸어보고 여한 없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 생각한다.
23년도의 절반이 거의 다 지나가고 있는 요즘, 별생각 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속 시끄럽던 시간들도 다 정리되고 하얀 백지장처럼 살아가고 있다. 더 이상의 슬픔도 아픔도 걱정도 불안도 남아있지 않은 채 정말 보통의 하루를 보내고 있다. 성과지향주의인 내가 이제는 어떤 책임감도 욕심도 없이 평안하고 무난한 하루 속 즐거움을 느끼며 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지만 영화 'SOUL'처럼 그냥 하루를 잘 보낸 것만으로도 대단한 것이라는 걸 알았기에 충분하다.
꿈이 없는 혹은 아직 꿈을 이루지 못한 사람들을 위한 영화로선 나에게 저격이었고, 삶의 의미를 크게 안겨준 영화였다. 내가 지금 추구하는 방향이 뭔지, 함께 손잡고 걸어 나가고 싶은 누군가가 어디 있는지, 무얼 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을지 등 매년 결과물만을 따져가며 나의 쓸모를 내가 정했던 그 시간 속 내 모습을 버린 채 현재에 초점을 맞춰보며 살아가게 한 영화이다. 목적 없이 살아가는 것 또한 내 인생의 목표일 수 있겠다 싶었고, 목적 없이 사는 인생을 가지는 것이 어쩌면 틀을 깨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길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요새 드는 생각이다.
여한 없이 충분하다.
지금이 딱 괜찮고 이 또한 누릴만한 가치가 있음을 알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