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은 어떤 향기가 날까?

마음의 꽃향기는 자기수용

by 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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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의 나


좋아하는 만화를 본다. 엄마를 잃어버린 자동차 캐릭터가 나오는 만화다. 엄마를 찾아가는 여행을 시작한 주인공이 여행을 하며 겪는 에피소드가 나온다.


주인공은 꽃향기를 맡으면 힘이 솟는다.


곤경에 처하면 어디선가 꽃을 찾아와 코를 벌름거리며 꽃향기를 맡고, 그러고 나면 어깨를 들썩거리며 힘이 솟는 시늉을 한다. 그렇게 힘이 솟은 주인공에게 불가능이란 없다.

넋을 놓고 만화를 바라보는 내 손에는 만화 캐릭터가 그려진 카드가 들려있다. 만화를 보며 카드를 만지작거린다. 만화 주제곡이 나온다. 노래를 따라 부르며 가사에 맞게 준비해둔 순서대로 카드를 바닥에 내려놓는다. 나름 카드로 만든 나만의 주제곡이다. 그러다 문득 궁금해진다.


‘주인공이 맡은 꽃향기는 무슨 향기였을까?’


궁금하다.


마흔의 나도 그 시절 방에 들어가 앉는다.


어릴 적 보던 금성 TV를 만져본다. 채널 돌리는 버튼을 남동생이 자꾸 빼버리는 통에 아버지께서 고무줄로 꽁꽁 묶어놓았다. 여섯 살 내 옆에 앉아 만화 주제곡을 같이 부른다. 여섯 살 나와 같이 불러본다. 주제곡 가사에 맞게 여섯 살 어린 손으로 넘기는 카드를 가만히 바라본다.

‘주인공의 꽃향기는 무슨 향기일까?’

마흔 살 내 마음은 향기가 있긴 한 걸까?



현재의 나


기억에 오래 남아있는 〈인간극장〉 한 편이 있다.


한국 남자와 결혼해서 살게 된 외국인의 이야기다. 그녀는 서울에서 아이 셋을 키우는 워킹맘으로, 시어머니와 함께 6명의 가족이 지하방에서 알콩달콩 산다. 굳이 열거하지 않아도 그려질 만한 전쟁 같은 일상이 펼쳐진 뒤, 오래간만에 얻은 휴일에 그녀가 찾은 곳은 피부관리실이었다.


“제가 일해서 번 수입의 5퍼센트는 저에게 선물합 니다. ‘그동안 애썼다’고 저를 위로하는 거죠!”


당시 내 가치관에서는 신선한 자극이었다. 홈웨어는 사지 않고 낡아진 우리들의 옷을 입던 엄마에게서 자란 나는 〈인간극장〉을 보는 내내 ‘지하방’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 시절 엄마들은 궁상맞을 정도로 절약했다. 내 집을 장만하는 것이나 혹은 빚을 갚기 위한 경제적인 목표가 뚜렷했다. 그렇게 나를 버리고 엄마들은 가족을 위해 살았다. 동태찌개에 동태살을 먹지 못하고 대가리에 붙은 살을 먹으며 그렇게 희생으로 살았다.

그녀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다. 한 푼이라도 아껴서 지하 셋방에서 벗어나야지 하는 생각이 삶의 목표일줄 알았다. 하지만, 그녀의 행동은 이런 내 생각 정가운데에 굵직한 화살을 던졌다.


그녀의 삶의 중심은 ‘지하방’에 있지 않았다.


거기다 일상에 지친 자신의 마음에 꽃향기를 맡게 해주는 나름의 현명한 방법까지 가지고 있었다. 그때 그녀에게 배운 내 마음의 꽃향기를 맡는 방법은 워킹맘인 지금의 내게 쓰고 있다. 가족에게 고생한 내 마음을 쓰담쓰담 해주고, 나를 사랑해주는 시간을 갖는다.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선택하고 온전히 나를 위해서 그 시간을 쓴다. 아침마다 공원을 느끼며 산책하는 것처럼 말이다. 가끔은 카페에 혼자 앉아 음악을 들으며 라떼 한잔을 선물하기도 한다. 나를 위한 선물의 시간이다.


누구나 마음에 꽃향기가 있다.


어떤 이의 마음에는 봄이 왔다고 아기 같은 얼굴을 내미는 샛노란 개나리가 피어있고, 어떤 이의 마음에는 가을 바람에 흩날리는 흰색의 코스모스가, 어떤 이의 마음에는 봄바람의 짙은 향기를 가득 머금고 내리는 벚꽃이, 어떤 이의 마음에는 유치원 화단 아래 아주 조그맣게 피어 ‘안녕?’ 하고 인사하는 보라색 들꽃이 피어있다.

맡으려고 하는 사람에게만 마음의 꽃향기가 난다.


내 마음은 어떤 향기가 나는지 맡을 수 있을까?


정신없이 지나가는 일상에서는 감히 찾을 수 없다. 시간을 충분히 가지고, 자세히 들여다봐야지만 향기를 찾을 수 있다. 마음의 꽃향기를 맡는다면, 어릴 적 봤던 만화 주인공처럼 나도 힘이 ‘불끈’ 솟아오를 수 있을까? 학력이나 경력이 올라가고, 경제적으로 더 나아지는 변신을 굳이 하지 않아도 지금의 나는 코를 벌름거리며 어깨만 들썩이는 것으로 꽃향기를 맡고 힘이 솟을 수 있을까?








라벤더 향을

내 마음에 내어볼까?









마음의 꽃향기는 자기수용


자기수용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특징이나 특성들에 대해 비판이나 왜곡을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을 말한다. 넓은 의미에서 자존감과도 같은 의미로 지칭되기도 한다. 미래에 더 성공하고 발전한 내가 아닌, 지금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여 본다.





이 글은 신간도서 <나는 나를 위로한다(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셀프위로법)>에서 발췌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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