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파송한 선교사의 자격을 갖게 된 남편과 한국으로 돌아왔다.
방 3개짜리 집을 구했다. 부부방, 아이들 방, 남편 공부방.
남편은 목사안수를 받은 오빠와 함께 새로운 교회를 준비했다. 나도 남편과 오빠가 꿈을 실현하기 위해 힘을 모으는 모습을 보며 좋았다. 새롭게 시작하는 시기라 남편이 앞에서 리더 역할을 해야 할 것이 많았다.
서서히 오빠의 역할에 대해 새언니와 새언니 부모님의 우려가 보였다.
“왜 정서방은 뒤에서 서포트만 하고 있어?”라는 이야기가 자주 들리기 시작했다. 엄마도 오빠가 리더로 사람들 앞에서 더 돋보이기를 바랐다.
나는 엄마, 오빠, 남편, 새언니를 돌아가며 만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며 상황을 설명했다.
함께 결정한 역할에 대해 설명하고, 염려하시지 않도록 마음을 전했다.
남편의 마음도 살펴야 했다. 외로움이 들지 않도록 마음을 전하고, 일을 시작한 뜻을 놓치지 않도록 하자는 당부도 했다. 시간이 조금 지나, 남편은 나에게 이야기를 했다.
“더 이상 여기서 같이 하는 것은 서로에게 좋지 않은 것 같아. 우리가 모든 것을 다 넘겨주고 오빠가 하게 하자.” 나도 동의가 되었다.
마음을 쓰며 힘겹게 이끌어오던 상황에 대한 이야기라서 잘 전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나는 남편에게 물었다. “내가 오빠에게 이야기할까”
남편은 오빠에게 결정된 사항을 직접 전하겠다고 했다.
오빠와 남편이 그 전에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알 수 없었지만 그날 이후 오빠는 마음을 닫은 것은 분명했다.
셋째를 임신했다. 오빠부부가 아이를 원했던 당시라 임신한 소식을 전하기 미안했다. 임신기간동안 오빠부부가 마음에 걸렸다. 뭔가 먹고 싶다는 이야기도 남편에게 해 본적이 없었던 나였기에 무언가 먹고 싶은 것은 잘 참고 넘기곤 했다.
어느 날, 나는 500원짜리 핫도그가 너무 먹고 싶었다. 핫도그 가게 앞에서 한참을 망설이다가 집으로 돌아오기도 했다. 몇 번은 왔다갔다 하다가 핫도그 한 개를 샀다. 핫도그를 너무도 좋아하던 큰 딸이 생각나서 큰 딸에게 주었다.
출산하기 한 달 전, 나는 남편에게 말했다.
“핫도그가 너무 먹고 싶은데, 사다주면 안될까?” 남편은 주머니에서 동전을 꺼냈다.
“사 먹어.”
얼마나 먹고 싶었는지 정말 혼자 가서 핫도그를 직접 사서 먹었다.
먹고 돌아오는 길에는 옆에서 손을 마주 잡고 핫도그를 나누어 먹는 부부도 생각났고, 알 수 없는 눈물이 났다.
남편은 새로운 진로를 찾던 중이라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았다. 소소한 것에 대해 잔소리도 점점 늘어갔다. 아이들은 눈치를 보며 아빠를 피해다니기 시작했다.
나는 아이들에게 말했다. “얘들아, 아빠가 요즘 좀 힘든가 봐. 새롭게 할 일을 찾아가야 하니까. 아빠가 예쁘게 말하지 않을 때도 있지만, 이해해 주자. 식사할 때도 아빠를 챙겨주고 사랑해주면 좋겠어.”
아이들은 천사였다. 조막만한 손을 아빠에게 내밀며 말했다.
“아빠, 내가 주는 과자 나눠줄께요. 커피도 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