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돌아 가신지 석 달이 되어 온다.
돌아가시면 꿈에서 뵙는다고 하는데 한 번도 내 꿈에 나온 적이 없다.
그런데 어젯밤 꿈에 처음, 돌아가신 후 처음 보았다.
‘만났다’가 아니고 ‘보았다’인 이유는 이제 곧 알 수 있다.
나는 아이들을 데리고 베트남인지 타국을 떠돌고 있었다.
무슨 일 때문인지 급히 남편도 없이 갔는데 어린 아이들과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다행히 호텔 방을 잡아 자고 있었는데 한 밤중에 깨어 벌떡 일어났다.
앞일이 암담해서 어쩌지 하며 둘러보는데 좁은 호텔 방 저쪽에 아빠 엄마가 주무시고 계셨다. 아마도 우리를 찾아 이곳에 도착해서 어찌어찌 호텔방을 알아내 혹시나 깰까 싶어 조용히 빈자리를 찾아 주무시고 계신 것 같았다.
아빠는 생전과 똑같이 반듯이 누워 주무시고 계셨다.
꿈속에서도 나는 너무나 반갑고 안심이 되었다. 천군만마를 얻은 듯 용기백배해서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꿈에서 깨어나고도 아빠의 모습이 너무 생생했다.
이왕이면 걱정 마라 말이라도 건네고 웃기라도 하지 어쩜 누워서 눈 감은 모습을 보라고 하실까 야속했다.
하지만 그거라도 좋았다. 난 암담한 현실에서 아빠가 내 곁에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모든 짐을
내려놓은 듯 안심을 했다.
살아만 계셔도 힘이 될 텐데, 이 어려운 세상, 아빠가 살아만 계시다면 그게 어디건 내게 힘이 되고 믿음이 될 텐데…
아직도 가야 할 내 삶에서 아빠는 떠났지만 꿈에서 아빠 엄마를 보며 느꼈던 그 안도감과 용기를 잊지 않고 간직하려 한다. 내가 어디에 있든지 위기에 처하면 아톰처럼 태권브이처럼 달려와 곁을 지켜주던 사랑을 간직하려 한다.
살다가 어려운 일이 생기면 한 번씩 소중히 꺼내서 느껴보고 그리워해 볼 생각이다.
닳지 않게 그런 일이 조금만 생기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