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와트에 영원히 묻힌 비밀
화양연화에서 명장면이 아닌 게 어디 있겠냐만은 그중에서도 양조위와 앙코르와트의 마지막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비밀을 구멍 속에 말하고 진흙으로 막는다는 옛이야기에 따라 자신의 말할 수 없는 사랑을 영원히 묻는 양조위의 뒷모습에서는 슬픔을 넘어 다신 과거를 꺼내지 않겠다는 비장함마자 묻어난다. 화양연화를 처음 봤을 때 이 뜬금없는 마무리에 당황했지만, 이젠 앙코르와트가 나오는 결말이 가장 슬픈 장면으로 다가온다.
지난밤, 앙코르와트에 찾아가서 영원히 묻고 싶은 꿈을 꾸었다. 너무 꿈같았는지 나는 꿈속에서 의식적으로 ‘너무나 꿈만 같다’라는 말을 했다. 평소에 아무리 기억하고 싶어도 그토록 기억나지 않던 그녀의 얼굴, 목소리, 체형, 향기까지 너무나 완벽했기에, 나는 꿈인 것을 알았지만, 꿈에서만이라도 지금을 즐기기로 했다. 꿈이 깨진다 해도, 후회되지 않을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앞으로 영원히 돌아오지 못할 시간, 앞으로 오지 않을 순간이기 때문이다.
꿈에서 깨자 나는 강렬한 슬픔을 감출 수 없었다. 그리고 과거의 아름다운 추억이 더욱 그리웠다. 비록 이 꿈이 나만의 기억이지만, 내가 흙 한 줌을 손에 쥐고 내 마음의 구멍을 영원히 막아야 할 이유였다. 그랬던 아름다운 과거는 이제 영원히 돌아오지 못할 시간이며, 과거 속에서 영원할 이 아름다움은 평생 나를 슬프게 하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