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통
여기 지독한 한 가족이 있다. 제 멋대로에 고집까지 세다. 굳이 가족으로 엮지 않아도, 충분히 문제아들이다. 하지만 그들은 일련의 사건, 시간을 통해 성장한다. 웨스 앤더스 감독의 작품 로얄 테넌바움이다. 화려하고 예술적인 색채, 스탠리 큐브릭 못지않는 화면 구도를 자랑하는 웨스 앤더스 감독이 만든 가족 영화이다.
사실 웨스 앤더스 감독의 가족 영화에는 스티브 지소와의 해저탐험도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은 넓은 의미에서의 가족을 담고 있으니, 순전히 피로 엮인 가족 영화는 로얄 테넌바움이다. 다시 이 영화로 돌아와서, 부모와 자식들은 서로 잘났고, 사이마저 안 좋다. 그 누구의 조언도, 심지어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아버지의 말도 안 듣는 삼 남매. 사실 테넌바움 그 자신도 자기 멋대로 살았고, 그 과정에서 가족은 해체되었으니 누굴 탓할 수 없었다.
결과적으로 이들은 행복하게 마무리되었다. 우당탕탕한 사건들과 시간이 이 고장 나고 어딘가 모자란 인간들을 고쳐준 것이다. 우린 이런 일련의 과정을 성장이라 한다. 그리고 성장의 과정에서 겪는 고통을 성장통이라고 부른다.
핸드폰 사진첩에서 사진을 보는데, 너무나 다른 모습이 존재했다. 어딘가 어리숙하고, 모자라보였다. 하지만 그 당시를 생각했을 때의 난 부족할 거 없다 느꼈고, 스스로 잘났다고 생각했다. 지금의 나에게 당시의 나는 한없이 어렸음에도 당시의 나는 그 사실을 몰랐다. 시간이 지나니깐 이제야 느끼게 된 것이다.
누구나 떠올리면 부끄러운 과거가 있고, 과거를 되돌아보는 현재에 살 것이다. 그리고 그 사이는 성장과 그 통증으로 가득할 것이다. 물론 지금의 나 역시 끊임없는 성장통을 겪고 있다. 내가 모자란 부분을 스스로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고 변명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내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개구리 올챙이일 적 떠올리지 못한다’이다. 테넌바움의 일가처럼 엉망인 성장의 연속 속에서도 과거를 기억하며, 실수를 반복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실패하면 편집하는 영화가 아닌, 불가역적인 현실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