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
내가 한 존재의 아버지가 된다는 것을 상상하면서 지금 나의 부모님을 떠올리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나의 부모님은 좋으신 분들이다. 다른 이들이 보기에 흠이 보일 수 있겠지만, 나라는 자식의 입장에서 더 좋은 부모님을 만날 수 있을까 두려울 정도다. 비록 부모님과 얼굴 붉히고, 짜증내고 서로 다투는 시간도 많지만 모둔 부모자식 관계가 웃음만 존재하지 않기에 당연한 것으로 생각한다.
중산층이며, 건강하시고, 내가 보기에 사이가 좋은 부모님이다. 그 부모님 밑에서 난 중산층의 문화를 습득했으며 나의 부모와 같은 부모가 될 것을 상상해보곤 한다. 만약에 내가 나의 부모님과 같은 역할, 존재가 될 수 있다면 기꺼이 부모란 무거운 짐을 맡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부모가 된다는 생각을 하면 몸에 소름이 끼친다. 경제적, 시간적으로 내가 아닌 외부의 존재에게 모든 것을 양보해야한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
더욱이 내가 사랑할 누군가의 육체가 망가지면서까지 하나의 생명을 바래야하나 의문이 든다. 나의 어머니는 지나가는 말이라도, 나와 동생의 생일만 된다면 몸이 쑤신다고 하시는 분이다. 이렇게 어머니란 존재가 폭력에 의해 탄생해야할 정도로, 아버지란 존재가 그렇게까지 당연한 존재가 될 가치가 있나 싶기도 하다. 자식이 없다면 우린 경제적으로 여유롭고, 시간적으로 자유로운건 합리적으로 예상할 수 있지 않은가?
실제로 나는 이러한 고민을 나의 부모님께 털어놓았다. 나는 부모가 되는 것이 두렵다. 나는 나의 자식을 당신들만큼 책임감있게 키울 자신이 없다. 내가 자식을 두지 않더라도 이해해주셨으면 한다. 그렇게 난 책임있는 무책임을 선언했다.
이에 나의 어머니는 슬픈 눈으로 내게 답했다. “부모란 존재는 그러한 계산 위에서 생각한다. 부모란 존재는 준비 없이 되는 것이다. 네가 자식을 낳으면 그렇게 아버지가 될 것이다.”
나의 어머니의 그런 예언과 같은 답변은 아직도 나에게 의문으로 남았다.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으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