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의 미소
사랑이란 감정에 대한 강한 갈증은 없었다. 세상에는 사랑 말고도 값어치 있는 것이 많다고 여겼다. 돈, 성공, 사회적 지위 등 우리가 사랑을 포기하고 추구할 수 있는 가치들은 찾으려면 어디서든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이제 사랑을 맹목적으로 좇고 싶다. 양 손에 쥐고 있는 것이라곤 젊음 밖에 없는 나다. 아직 사회적으로 초년생이며 할 수 있는 것은 많겠지만, 해 논 거라곤 아무것도 없다. 그런 내가 왜 맹목적인 사랑을 좇고 싶어 졌을까?
내 첫 번째 사랑은 나와 상대방이 서로를 모두 버리고 서로 새로운 한 존재로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나를 버렸고 새로 만들어지고 싶었다. 그만큼 나는 상대방을 새로이 만들어가고 싶었다. 그 당시의 나는 내가 맹목적인 사랑을 하고 있었다고 생각했지만 다시 되돌아보면 나는 나의 부족함을 상대방을 통해 극복하고 싶어 했고 나의 부족함을 상대방이 채워주길 바라는 이기심에 가득 차 있었다. 그렇게 나의 첫 번째 사랑은 끝났다.
두 번째 사랑은 조심스러웠다. 나는 나였고, 너는 너였다. 나는 나로서 존재할 때 가장 값지다고 생각했고, 당신 역시 지금의 당신일 때가 올바르다고 생각했다. 감정보다 이성이 앞섰으며 계산이 아니었지만 서로에 대한 규범이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나는 당신에게로 나아가지 못했고 혼자서 고민만을 이어갔다. "내가 과연 옳은가?", "내가 혹여나 너를 방해하고 있지 않은가?" 그리고 내가 그 고민에 빠져있을 때 당신은 어느 순간에 나에게 지쳐 멀어져만 갔다. 나로 인한 문제와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문제로 인해 당신은 지는 꽃처럼 점점 시들어 갔다. 나의 늦은 용기는 너를 더 이상 되살릴 수 없었다.
그렇게 사랑이 지나가고 나는 지난 나의 하루하루를 복기했다. "그때 나의 다른 선택들은 과연 어떠한 결과를 낳았을까?", "지금보다 더 나은 결과를 만들었을까?" 언제나 나의 이러한 복기의 끝은 나는 과거로 돌아갈 수 없으며 과거의 결과로써의 현재를 바꿀 수 없다로 갈무리된다. 비록 과거에 내가 다른 선택을 택하고 바뀐 현재가 되었을지라고 그게 행복할지 알 수 없다. 오히려 더 불행해질 수 있다. 그저 나의 미련일 뿐이다. 나에게 선택은 없다. 그저 나의 미련과 눈을 마주치고 미소로 답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