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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셀리 Feb 08. 2023

국제결혼을 꿈꿨던 한때 유교걸

- 나는야 비혼주의 유교걸

오늘날 특히 40세 기준 여성의 비혼율이 20%에 육박한다고 한다. 월급에 비해 치솟는 물가, 결혼 및 출산으로 인한 경력 단절 불안감 등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내 생각에는 결혼을 ‘굳이’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 부모님 세대만 해도 여성이 고등학교 또는 대학교를 졸업한 후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고 내조를 하며 사는게 당연한 절차로 여겼지만 지금은 고학력의 여성들도 많고 그들이 경제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 인생에 있어 연애를 통한 사랑은 여전히 중요하지만 사랑에 드는 에너지와 사랑이 끝난 후에 받는 상처도 크다. 그리고 사랑 외에도 나의 커리어나 취미, 운동 등 여가 활동을 통해 얻는 또 다른 기쁨과 더불어 이런 활동은 내가 쏟은 노력 대비 나를 배신할 확률이 적다. 이렇게 나 역시도 굳이 결혼을 할 필요가 있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비혼으로 마음을 기울었다.


그렇게 비혼을 마음에 품고 여느 사람과 다르지 않게 주어진 공부를 열심히 하며 살고 있다가 내 유교걸 인생의 가치관을 바꾼 일이 생기는데, 바로 대학교 2학년을 마치고 호주 대학으로 편입하여 유학을 가게 되었다. 내가 한국에서 대학 생활을 할 때인 10여년 전에도 해외 연수나 외국 대학의 교환학생으로 가는 일은 흔했지만 나처럼 편입하여 유학을 가는 것은 드물었다. 근데 나는 더 나아가 아예 유학을 결심한 것이다. 당시에 나는 지금보다 더 큰 세상을 경험하고 해외에서 취업도 하면서 살아보고 싶다는 원대한 꿈이 있었다.


- 한국에서만 찾을 필요가 있을까?

그렇게 나는 호주로 유학을 떠났는데, 그때 마침 나의 절친도 유럽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고 네덜란드 남자와 국제연애도 하고 있었다. 절친의 국제연애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나는 친구가 마치 외계인과 사귀는 것처럼 신기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친구를 통해서 듣는 국제연애는 재미있게 느껴졌다. 특히 둘이 겪는 문화 차이는 낯설기 보다는 흥미롭게 들렸다. 대게 한국은 결혼을 약속한 진지한 사이일 때 서로의 가족에게 소개 시켜주는 것에 비해 내 친구는 연애 초반에 남자친구 가족 모임에 초대 되어 가족들을 소개 받았다고 한다. 더군다나 나는 사방이 외국인으로 가득한 호주에 있으니, 지금 나도 당장 국제연애를 하지 않으면 나중에 억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생각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은 대학교 호주 남자와 사귀게 되었다. 사귀는 동안 여느 커플들처럼 사소한 것으로 싸우고 또 감동 받으면서 한 편의 사랑과 전쟁을 찍는 느낌이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연애를 통해 내가 좀 더 성숙해지고 진정으로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깨닫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어렸을 적 결심한 비혼을 깨고 국제결혼을 해서 외국에 살고 싶다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내 남편감을 한국이 아닌 외국에서 찾아보자고.


- 야, 너두 할 수 있어!

나는 유학을 통해 직접 외국 문화를 경험해 보았고, 당연히 외국 남자는 외국에 많으니, 외국에서 남편감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내가 국제연애를 하고 지금의 남편을 처음 만난 곳은 한국이다. 사실 낯선 외국에서 한국에 대해 1도 모르는 외국인에게 먼저 다가가기가 쉬운 것은 아니다. 그리고 평생 나와 함께 살아갈 나의 남편감에 대해 생각했을 때, 이왕이면 한국 문화에 관심이 있고 존중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기도 했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이 시대는 아주 적기이다. 당장 유튜브만 들어가봐도 유명한 외국 가수들이 BTS와 블랙핑크의 노래를 커버 송으로 만들어 부르고 외국 팬들이 그들의 콘서트를 가는 것을 브이로그로 만들어 개인 채널에 올리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영화 기생충이 2020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받았으며 오징어 게임이 2021년 전세계 넷플릭스 누적 시청시간 1위를 기록했다. 특히 미국인들은 자막을 통해 시청해야 하는 외국 영화와 드라마를 잘 보지 못하는, 자막 공포증이 있다고 한다. 그런 사람들이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다 본 후, 나에게 너도 보았냐고 먼저 묻기까지 한다. 이렇게 전세계인을 쉽게 하나로 만들 수 있는 것은 바로 문화이다.


더 이상 문화 변방에 있는 한국이 아니다. 다들 살면서 한 번쯤 해외살이를 꿈꿔본 적이 있지 않나? 이 글로벌 시대에 한국에만 머물지 말고 죽기 전 해외에도 한 번 살아보자. 해외살이에 제일 쉬운 방법은 바로 국제결혼이다. 국제결혼을 원하지만 남들 이목이 두려워 속으로만 작게 열망하고 있었다면 이 책을 통해 그 열망을 밖으로 끄집어 내자. 유교걸인 내가 외국도 아닌 한국에서 외국남자를 만나 결혼을 했다. 내가 했다면 여러분들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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