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대신 감각을 키우는 하루
안녕하세요.
하루를 살아가는 데 힘이 되는 책 한 구절을 소개해드리는 숙제강박입니다.
오늘은 일과 비즈니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직장을 다니고 계시거나, 자신만의 사업을 꾸려나가고 계신 분들, 또는 진로를 고민하고 있는 학생들이나 취업 준비생 분들에게도 도움이 될 이야기일 겁니다.
오늘의 책은 야마구치 슈와 구노스키 겐이 쓴 <일을 잘한다는 것>입니다. 야마구치 슈는 우리에게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라는 책으로 잘 알려져 있기도 하죠.
저자들은 이 책에서 일을 잘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을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성으로 ‘감각’을 꼽습니다. 감각이라고 표현은 하고 있지만 제 생각에는 ‘직관’이나 ‘예술적 사고력’ 정도로 바꿔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흔히 비즈니스에서 직관이나 감각에 따라 결정한다고 하면 뭔가 논리가 없고 위험하게 비춰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저자들은 감각이야말로 새로운 시대에서 일과 비즈니스를 성공시키는 데 중요한 덕목이라고 역설합니다. 그리고 감각과 대비되는 개념은 ‘기술’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기술을 연마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고 있다는 점에 주목합니다.
그럼 일과 비즈니스 세계에서 터부시 되던 ‘감각’이라는 요소가 반전을 꾀하는 배경에 대해 들어보시죠.
[과거에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해결책의 양을 크게 웃돌았습니다. 하지만 점점 더 해결책이 과잉 상태가 돼가면서 해결책이 양적으로 많아지는 양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의미’를 만족시켜야 하는 오늘날에는 양적 문제보다는 질적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합니다. 과거에 해결해야 할 문제들은 누가 보더라도 똑같은 해결책이 필요한 문제였습니다. 날씨가 더우니 음식물이 상하지 않도록 저온을 유지하는 성능 좋은 냉장고가 필요하다는 식이었죠. 반면에 의미가치를 척도로 하면 이야기다 달라집니다. 개인에게 의미가 있느냐 없느냐 하는 문제에서는 사람마다 관점과 기준에 따라 달리 충족되어야 하기 때문이죠.]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면서 문제라고 느끼는 것들을 생각해보세요. 그리고 그 문제의 해결책이 세상에 있는지 떠올려보세요.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것도 하나가 아니죠. 엄청나게 많은 회사들이 나름의 해결책을 들이밀며 우리 문제를 해결해주겠다고 난리입니다.
그런데도 딱히 끌리는 해결책이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효용적으로는 분명 해결책이 있는데, 브랜드가 마음에 들지 않거나 돈이 너무 많이 들거나, 이유 없이 꺼려지기도 하죠. 저자들은 그것이 바로 개인의 의미를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이제 사람들은 모두의 문제를 단 번에 해결해주는 제품과 서비스를 찾는 것이 아니라, 오직 나의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을 찾습니다. 시장에서 1등 하는 제품이 시장을 독식하는 세상이 아니라, 조금씩 다른 제품들이 저마다의 고객을 갖고 있는 세상이 된 것입니다. 고객들이 저마다의 의미를 원하는 만큼 제품도 저마다의 의미를 갖고 있는 세상입니다.
이런 세상에서 우리가 기술을 연마하는 데 모든 노력을 쏟는다면 효용 지향적인 인간이 되고 말 겁니다. 반면 감각을 연마한다면 누군가의 의미를 포착해내고, 그 의미에 맞는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겠죠. 어느 쪽이 현재의 산업 생태계에 적합할지는 뻔한 일입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기술’에 비해 ‘감각’은 즉각적인 보상이 적다는 점입니다. 감각은 기술에 비해 익히기도 쉽지 않을뿐더러, 그것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도 어렵기 때문이죠.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 본다면 감각을 키우는 일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없는 일이라는 뜻도 됩니다. 그리고 기술과 달리 인생 전반에 모두 활용이 가능하죠.
여러분들도 오늘은 일과 비즈니스에 대해 한 발짝만 멀리 떨어져 보는 여유를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눈 앞의 기술 연마에 몰두하느라 감각을 키우는 일에 너무 소홀하지 않았는지 돌아보는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