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청했던 35년
내 주위에 가장 재미있는 녀석이 있다. 그 녀석은 매우 똑똑한데 공부를 그렇게 열심히 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재수할 때 정신 차리고, 공부 열심히 해서 수능을 잘 봐서 좋은 대학을 갔다. 하지만, 공부는 딱 거기까지 였다.
그 녀석은 그냥 졸업하고 대기업에 취업했다. 근데 이 친구가 대학 때부터 정말 열심히 하던 게 있다. 바로 투자.
난 맨날 얘기했다. 오히려 열심히 공부하고, 좋은 MBA 가서 투자은행 가고 컨설팅 가고 하면 그게 돈으로 보면 더 유리하지 않겠냐고 주장했다. 근데 이 녀석은 완전 반대다. 우선 첫째로 공부는 더 하기 싫고, 또 내가 왜 몇 억을 들여가며 MBA를 가냐. 막상 연봉이 높아 보여도 무슨 엄청난 CEO 레벨 아니면 세금 때고 나면 별 차이 없다. 난 그냥 대학 이 정도 했으면 됐고, 재수 때 죽어라 했으면 끝났다. 난 투자할 거다.
뭐 누구나 예상하다시피 결과는 뻔하다. 그 녀석 말이 맞았다.
난 투자은행 다니면서 겨우 모아놓은 돈, MBA 하면서 다 쓰고, MBA 2년 날리고, 컨설팅 다닐 때도 MBA때 학비 빌린 거 갚느라 거의 못 모으고, 지금은 뭐 평범한 직장인으로 그냥 평범하게 월급 받는다.
이 녀석은 벌써 수십억 재산에 이미 은퇴를 했다. 뭐 운도 좋았다고는 하지만, 투자 마인드, 자세, 공부, 등 정말 본받을게 끝도 없다.
예전에는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학교를 가고, 좋은 회사에 들어가서 높은 연봉받으면 장밋빛 미래가 있을 줄 알았다. 그리고 35년 만에 진실을 알게 되었다. 전혀 아니라는 걸... 남들보다 조금 더 받는 연봉 가지고는 부자는커녕 부자 근처에도 못 간다는 걸 35년 만에 알았다. 정말 정말 높은 연봉을 받아서 1년에 5천만원을 모아도 10년에 5억이다. 지금 5억으로는 수도권에 전세도 어려울 듯 하다.
평범하게 태어나서 부를 쌓으려면 사업을 하거나 투자를 해야 된다는 걸. 그리고 어차피 사업을 할 용기가 없으면 결국 투자밖에 없다는 걸.
이걸 35년 만에 알았다. (이런 바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