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노래 듣다 왜 울지?

by 소피아미

나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대중음악 듣기를 좋아했고 노래를 부른 가수에 대한 관심도 많았다. 기억나는 대로 나열하자면 혜은이, 조용필, 김수철, 배철수, 심수봉, 디제이 디오씨, 이효리, 비스트, 지디, 티아라, BTS 등이다.

저 가수들의 노래를 듣다가 간혹 눈물을 흘린 적이 있다. 연애 시절 애가 타고 속상할 때가 그때다. 그 마음 상태에 어울리는 곡을 찾아 들으며 나 혼자 드라마 한 편을 찍기도 했다. 대중음악은 남녀의 사랑 노래가 대부분이어서 입맛대로 찾아 들을 수 있었다.

그런데 몇 년 전, 그러니까 BTS를 알고 1~2년 지났을 때였던 걸로 기억한다. BTS는 남녀 사랑 노래는 아주 드물다. 사회적이고 시대의 문제에 대한 가사가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그럼에도 그들 노래가 너무 좋아 자꾸자꾸 듣게 된다. 그날도 이런저런 흥이 돋는 BTS의 노래를 들었다. 그 중 <진격의 방탄>이 흘러나왔고 나도 모르게 흔들흔들 목을 꺼떡거리며 운전하던 중이었다.

노래의 내용은 자신들이 이룬 성과와 그것을 누리는, 힙합 노래가 그러하듯 약간 자뻑 분위기의 노래다. 당연히 쒼나 쒼나 넘나 쒼나는 노래다. 그러다 노래 후반부에 분위기가 차분하게 바뀌면서 막내 정국이 간절하게 호소하듯 노래한다.

무대 위에 오르는 순간

그대의 함성들을 난 느껴

그대로 영원히 거기 있어 줘

이대로 죽어도

후회는 없을 테니까~~~


이 구간을 듣는 순간 콘서트에서 이 부분을 노래하던 정국의 모습이 오버랩 되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또르륵 흐르고 가슴 한편이 먹먹해지는 것이었다. 지인들에게 그 순간을 이야기할 때는 살짝 주책스럽게 묘사하기도 했다. “내가 드디어 방탄한테 미쳤나봐” 라고(사실 아미가 아닌 사람들이 보기엔 우스워 보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나조차 살짝 당황스러운 그 순간은 그들의 성장 서사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언제 망할지 모르는 작은 엔터 회사에서 버티던 그들. 그들의 팬덤 ‘아미’가 없었다면 진작에 해체되었을 일이다. 괜찮은 신인을 견제하다 못해 싹을 자르려는 라이벌의 행태는 이 자리에서 굳이 말하지 않겠다(다음 기회에). 아직 어린 10대들이 버텨내기에는 너무도 냉혹한 현실이었다. 그때 나타난 아미들의 손을 붙들고, 떠나지 말아 달라고 우리를 믿어달라고, 한 글자 한 글자 가사를 써 내려갈 때의 그들의 마음이 나에게도 전달되어 나도 모르게 울었을 것이다.

눈물 흘렸던 순간의 기분이 마음에 남아있어서 그런지, 이런저런 책을 읽다 ‘내적 필연성’이라는 말이 눈에 들어왔다. 이 말은 ‘예술가의 깊은 내면의 감정이며, 작품의 진정성을 떠받치는 힘’을 의미한다. 러시아의 화가이자 예술이론가인 ‘바실리 칸딘스키’가 표현한 말이다. 이런 내적 필연성에서 비롯된 예술작품은 그것을 향유 하는 사람에게도 유사한 감정을 일으킨다고 한다.

김정운 작가는 말한다. ‘예술은 예술가와 그 작품을 향유하는 사람과의 정서적 상호작용이 그 목적이며, 예술작품을 매개로 예술가와 향유자가 동일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면 그 예술작품은 성공한 것’이라고.

그렇다면 BTS의 <진격의 방탄>은 성공한 작품이다. 왜냐하면 내가 증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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