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지렛대를 활용하라
소비자에게 자신의 브랜드를 인식시키는 과정에 있어 대개의 경우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소요된다. 그렇기에 소비자의 머릿속에 이미 존재하고 있는 이미지를 자신의 것으로 내재화함으로써 빠른 속도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을 수 있다. 더네이처 홀딩스라는 패션 브랜드는 디즈니로부터 프로그램 ‘내셔널지오그래픽’의 라이선스를 인가받아 이를 의류 브랜드로 녹여냄으로써 빠른 시간 안에 패션 시장의 신흥 강자로 부상할 수 있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오지를 탐사하고 세계 방방곡곡을 모험하는 탐사프로이다. 이 프로그램이 오랜 기간 축적해온 이미지는 역동성과 강인 함이다. 그리고 이 이미지는 매서운 겨울에 버팀목이 되어주는 두툼한 패딩과 잘 맞아떨어진다. 더네이처 홀딩스는 마스터 라이선스를 활용하여 내셔널지오그래픽의 로고가 찍힌 품목을 가방에서부터 티셔츠, 아웃웨어로 점진적으로 확장시켜나갔다. 실제로 해당 브랜드는 강인함이라는 이미지를 선호하는 3040 남성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언고 있다. 더네이처 홀딩스는 전 세계에 널리 퍼진 이미지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냄으로써 그 각인된 이미지를 지렛대 삼아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미국의 카메라 브랜드 ‘코닥’ 로고의 노랑과 빨강이 조화를 이룬 로고는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각인되어 있다. 1888년 미국에서 창립되어 필름 카메라를 제조한 코닥은 아날로그 감수성의 상징과도 같이 여겨지고 있었다. 코닥이라는 두 글자만으로 향수를 자아냈던 것이다. 2012년 카 메사 회사 코닥은 파산했지만 기업이 남긴 브랜드 유산은 여전히 건재했다. 그리고 국내의 의류회사 ‘하이라이트 브랜즈’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들은 코닥의 라이선스를 받아 해당 로고를 활용한 의류 브랜드를 출시했고 이는 레트로 붐과 맞물려 20대 소비자에게 큰 반향을 이끌어냈다.
캥거루 로고의 ‘캉골’ 브랜드의 국내 사업을 전개하는 에스제이 그룹은 ‘팬암’이라는 신규 의류 브랜드를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 팬 아메리칸 월드 항공의 줄임말인 팬암은 1927년에 운항을 시작하여 1991년에 파산했지만 전 세계에서 최초의 제트 여객기를 운행하여 그 역사적 상징성이 깊다. 한 때는 세계에서 첫 번째로 유명한 로고가 코카콜라 로고라면, 두 번째로 유명한 로고는 팬암 로고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에스제이 그룹은 이 문화의 아이콘을 활용한 것이다. 에스제이 그룹은 ‘삶은 여행이다.’라는 뚜렷한 브랜드 철학을 갖고 있었고 팬암이 가지는 이미지가 이와 맞아떨어진 것이다. 또 시가총액이 5조 원에 달하는 패션 대기업 ‘F&F’는 150년 전통의 ‘메이저리그(MLB)’와 탐사 채널 ‘디스커버리(DISCOVERY)’의 로고를 활용한 패딩을 통해 그들만의 패션 제국을 완성할 수 있었다. 글로벌 색채연구소 ‘팬톤’ 로고를 활용한 양말 브랜드 ‘팬톤 삭스’는 5켤레 3만 원에 달하는 고 가격에도 꾸준히 무신사의 양말 브랜드 상위권을 점유하고 있다.
소비재는 결국 소비자가 흡수하고자 하는 무언가가 되어야 하는데 그중 하나는 다름 아닌 ‘정통성’이다. 사람들은 글로벌하게 인증되고 유서가 깊은 브랜드에 대해 호감을 품는다. 그리고 그들을 고급스럽다고 여긴다. 싱가포르의 고급 티브랜드 ‘TWG 1837’은 2007년 론칭되었고, ‘1837’이라는 숫자는 단순히 싱가포르의 차 무역이 시작된 연도를 의미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해당 브랜드를 유서 깊은 브랜드라 인식하고 회사도 그것을 의도한 것 또한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브랜드의 역사는 말 그대로 단시간에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렇기에 이미 존재하는 브랜드 자원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TV 광고에 유명 배우를 기용하는 이유는 그들이 가진 이미지를 자신의 상품으로 흡수하기 위함이다. 책에 ‘추천사’를 기입하는 것도 같은 원리이다. 그러나 언더독의 입장에서 브랜드 집행의 초기부터 TV 광고를 진행하는 것과 유명 배우를 기용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나 브랜드 자원을 활용하는 방법은 쉽지 않지만 불가능하다고 볼 수는 없다. 대부분의 라이선스 계약은 수익 배분을 포함하기에 브랜드의 원보유자 입장에서도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협상력과 행동력 뒷받침된다면 분명해볼 만한 시도이다. 우리가 활용할 브랜드 자원이 꼭 앞선 사례처럼 거창한 것이 될 필요는 없다. ‘속초 닭강정’처럼 요식업을 한다면 특정 음식 명소나 명인을 브랜드에 활용하거나 유명 인플루언서와 협업하여 화장품 브랜드를 론칭하여 수익을 배분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라카이 브랜드’라는 기업은 의류 곳곳에 태극기를 삽입하고, 독도 그림이 그려진 스니커즈를 판매하면서 수익금의 일부를 독도 후원과 한복 홍보에 활용함으로써 ‘애국심’이라는 자원을 사업에 활용하였다. 이처럼 사고만 깨어있다면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이미 존재하는 브랜드 자원을 이용하는 방법은 분명 존재한다. 중요한 것은 이미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자리 잡은 이미지를 활용하여 마케팅 효율을 높이는 전략적인 선택지가 우리에게 있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