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장르가 되어라

2. 카테고리를 만드는 생각의 도구

by 생존철학자

- 집중하기


대기업에 비해 언더독이 유리한 것은 단 하나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업이란 본디 성장을 그 목적 중 하나로 두고 있기에 그들은 재무제표 상 숫자를 늘리기 위해 지속적으로 사업을 확장시켜야만 한다. 필연적으로 ‘집중’에 불리한 환경인 것이다. 반대로 언더독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입장이기에 패기 있게 자신만의 영역에 집중할 수 있다. 이 과정을 통해 언더독은 전문성이라는 이미지를 덤으로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어마어마한 격차를 벌릴 수 있다.


신촌에는 ‘잎사귀 치과’라는 독특한 이름의 치과가 있다. 치과의 홈페이지를 클릭하면 이들이 뽑아낸 사랑니의 누적 개수가 나오는데 무려 14만 개에 달한다. 세로로 세운다면 웬만한 빌딩 하나의 높이를 넘어서는 양이다. 우리는 살면서 한 번은 사랑니를 발치해야 하는데 잎사귀 치과는 이 고정된 수요에 주목했고 이것에 ‘집중’하기로 했다. 밑의 카피를 보면 알겠지만 치과는 그 이름부터 사랑니와 연관되게 지음으로서 일관성을 유지했고 빠른 시간 안에 사랑니 발치에 관한 한 가히 국내 최고의 병원으로 거듭날 수 있게 되었다.


noname01.png (출처 : 잎사귀 치과 홈페이지)


출산율 저하에 따라 우리나라는 급속도로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그래서 인구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소비 여력이 높은 4050 세대에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지상파 가요프로에서 트로트 가수 임영웅이 1위를 차지하고, 매 채널마다 트로트 관련 프로들이 쏟아지는 것을 보면 이들 계층이 가진 힘을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무신사, W 콘셉트 등을 보면 알 수 있듯 패션에 관한 한 중년 여성 온라인 패션 시장은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그들에게 맞는 옷을 비대면으로 살 수 있는 채널은 홈쇼핑에 한정되어 있었다. 퀸잇의 창업자는 옷 살 곳이 없다는 엄마의 푸념에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얻어 퀸잇을 만들었고, 퀸잇은 자식들이 어머니를 위해 깔아주는 효도 앱으로 자리 잡으면서 창립 2년 누적 다운로드 건수 350만 건을 넘기며 고속 성장할 수 있었다. 창업자가 남들과 같이 2030을 위한 패션 플랫폼을 계획했다면 이런 결과를 낼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해당 시장을 거의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퀸잇은 유통 플랫폼이기에 누적 트래픽이 많아질수록 공급자의 신뢰로 말미암아 더 많은 상품을 갖출 수 있고 이는 선순환으로 이어져 남들이 알면서도 모방할 수 없는 초격차를 벌린 것이다.


‘돼지 코팩’이라는 이름의 코에 붙은 블랙헤드를 제거해주는 접착식 패드를 전문으로 제조하는 브랜드가 있다. 잎사귀 치과, 더 바디샵의 경우와 같이 이들은 상호명을 통해 회사의 정체성을 뚜렷이 드러내고 있다. 또 그들은 ‘피르가즘’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켜 ‘피르가즘의 시작과 끝’이라는 슬로건으로 피지에 관한 한 자신들이 최고의 전문가임을 소비자들에게 꾸준히 설득시켰다. 돼지 코팩을 만든 미 팩토리는 블랙헤드를 연화시키고, 뽑고, 피부를 진정시키는 단계에 맞추어 상품을 3단계로 세분화시켜 출시하여 그들의 전문성을 더욱 부각했다. 시장에 이들을 카피한 비슷한 기능의 제품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소비자들은 이미 해당 브랜드를 인상 깊게 기억한 탓에 아직까지도 블랙헤드 제거에 있어 독보적인 위치를 점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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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미팩토리 홈페이지)


흔히 ‘젤라또’하면 그 아이스크림의 쫀득쫀득한 식감이 떠오른다. 마치 젤리와 비슷한 것이다. 이 질감을 살린 네이밍의 기업 ‘젤라또팩토리’는 붙이는 네일 제품인 ‘젤 네일’에만 집중하여 해당 시장의 과점적 위치를 점유하고 있다. 젤 네일은 본디 일본이 원조로 일본에서는 유행하는 문화였지만 한국에는 이들 제품이 많지 않았다. 해당 기업은 젤 네일 제품이 국내에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전 미리 젤 네일 제품을 연구 개발하여 전문성을 쌓아 올림으로써 해당 분야의 독보적 위치에 올라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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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젤라토 팩토리 홈페이지)


웹툰 시장에서도 네이버와 카카오가 시장을 꽉 움켜쥐고 있지만 ‘레진코믹스’는 성인물, ‘미스터블루’는 무협 장르에 더욱 집중함으로써 시장의 보완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며 산업 자체를 함께 성장시켜나가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전문성을 갖춘 뚜렷한 브랜드는 대기업의 인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고급 소재를 사용한 프리미엄 치약 브랜드 ‘루치펠로’의 카피라이트는 ‘한남동 엄마들의 선택’이다. 루치펠로 치약은 프랑스의 전문 조향사가 향을 가미하여 고급화 전략을 택했고 고소영 배우가 한 백화점에서 이 루치펠로 치약을 드는 것이 기자에게 찍히며 급속도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페리오’라는 대중 치약 브랜드를 판매하는 LG생활건강의 입장에서 상품 카테고리 다양화를 위해 루치펠로는 분명 매력적인 기업이었을 것이다. LG생활건강은 촘촘한 유통망을 통해 누구나 쓸 수 있는 치약에 집중해왔고, 루치펠로는 LG생활건강이 갖고 있지 못한 프리미엄의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예상대로 19년 LG생활건강은 루치펠로를 인수했다. 그리고 해당 창업자는 빠른 시간 안에 사업을 정리하고 경제적 자유를 얻을 수 있었다. 약점이 아니라 강점에 주목하여 남들이 할 수 없는 자신만의 것에 집중하여 이를 끈기 있게 밀어붙이는 전략은 하나의 카테고리를 만드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 상용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자신이 동경하는 사람들에게 연고 없이 메일을 보내 카페에서 자신들이 궁금한 것을 묻고, 선배는 카페에 잠시 앉아 자신의 노하우를 전하는 일종의 문화가 있었다. 그리고 이를 ‘커피 챗’을 나눴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이 ‘커피 챗’이라는 특정한 문화는 수십 년간 상업화의 대상이 되지 못했다. 그러나 커리어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커피 챗’이 올해 초 출시되어 큰 반응을 얻고 있다. 커피 챗은 앱을 통해 일대일로 필요한 사람과 연결될 수 있으며 음성 대화로 간편하게 커리어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같은 맥락으로 작곡가에게 전적으로 귀속되던 음원 저작권을 대중이 투자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든 ‘뮤직 카우’라는 앱도 있다. 일명 부동산 조각 투자 앱 ‘카사’는 앱은 빌딩의 지분을 쪼개어 소액으로도 주식처럼 빌딩에 투자하고 임대 수익을 공유할 수 있는 비즈니스를 만들어냈다. 이처럼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상품을 간편하게 사용 가능하게 유도하는 비즈니스 모델은 굉장히 유용한 전략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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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커피 챗 홈페이지)


주식이라는 것도 결국 기업의 이익을 공유하는 일종의 플랫폼이다. 기업이라는 거대한 실체를 지분이라는 형태로 조각낸 것이다. 그 출발점은 중세 유럽의 흑사병에서 비롯된다. 유럽 인구의 3분의 1을 사망에 이르게 한 흑사병의 특효약이 향신료 육두구와 정향이라고 알려지자 유럽 각국은 이를 찾기 위해 바다로 진출했다. 이른바 ‘대항해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대항해시대를 맞이하자 1600년 엘리자베스 여왕은 동인도 회사를 설립했고, 동인도의 각종 향신료들을 쓸어 담기 시작했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네덜란드는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를 설립하였다. 그러나 네덜란드 국토의 대부분은 해수면 아래에 존재하여 제방을 쌓기 전까지는 늪지대에 가까웠다. 이러한 척박한 환경에서 농사와 목축업을 하기 힘들었던 네덜란드는 그나마 청어 무역을 통해 국가의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N분의 1로 계산하는 ‘더치페이’라는 말 또한 네덜란드에서 비롯된 것을 보면 그때의 상황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국가의 자본이 부족했기에 어쩔 수 없이 영세 상인들의 자본이 필요했고 자본을 투자한 상인과 해적집단은 그 증서로 ‘주식’을 받았다. 그 증서는 더 많은 돈을 벌고자 하는 상인의 ‘욕망’과 배의 난파 등 항해 실패를 두려워하는 ‘겁’의 교집합이었다.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두려움을 감수해야 하고, 민족적 불안감으로 지속적으로 더 많은 돈을 벌고자 하는 상인들의 니즈에 정확히 부합했던 것이다. 그래서 세계 최초의 증권 거래소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위치한 것이다.


기업이 만들어 내는 상품 또한 기술자들의 기술에 자신들만의 미학을 덧입혀 세상에 표현한 것이다. 즉 인적자원의 역량을 ‘상용화’ 한 것이다. 접근하기 힘든 것을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는 전략은 기업 탄생의 용광로와도 같다. 우버, 위워크로 대변되는 공유경제 또한 이 범주에 속하며 입장료 수십만 원에 달하는 명사들의 강연을 온라인 환경에 옮긴 여러 비대면 교육 플랫폼 또한 같은 범주에 속한다. 출판업계에도 인쇄, 디자인, 유통 등 출판에 필요한 모든 과정을 대리해서 수행해주는 ‘부크크’라는 플랫폼이 있다. 이들은 ‘출판’이라는 고강도 업무를 표준화하여 처리해줌으로써 해당 분야의 독보적인 사업자로 거듭날 수 있었다. 국내 1위 안마의자 브랜드 ‘바디프랜드’의 경우 일본의 안마의자 가격이 매우 비싸다는 것에 착안하여 이 가격 거품을 빼고 합리적인 가격에 상품을 제공함으로써 급성장할 수 있었다. 이른바 경영학 용어로 ‘가격 차별화 전략’인 것이다. 이렇듯 고 가격 제품의 가격을 낮춰 대중화하는 전략은 가장 1차원적인 상용화 전략에 속한다. 그러나 비단 우리가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에 접근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소는 가격뿐이 아니다. 심리적 저항, 사회적 편견, 거리, 번거로움, 크기 등 다양한 것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들 요소를 분해해 사업으로 녹여낼 수 있는 것이다. 피부과의 커다란 미용기기들의 크기를 축소하여 집에서 시술받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LG의 ‘프라엘’ LED 마스크, ‘유라엘’의 휴대용 제모기기 등을 보면 알 수 있다. 이 외에도 비대면 원격 진료 앱 ‘닥터 나우’, 집까지 찾아가는 세탁 서비스 ‘세탁 특공대’, 역술인과의 사주 상담 서비스를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천명’ 등 무수한 서비스가 이러한 맥락에서 기획되었다. 산업은 어쩔 수 없이 ‘편함’의 가치를 쫓아 발전한다. 사람들이 소비하고 시간을 보내는 것들 중 우리가 조금 더 그 과정을 편하게 만들 수 있는 것에는 무엇이 있을까.





- 비틀기


스타트업 용어로 ‘카피 타이거’라 불리는 전략이 있다. 민간 정책연구단체인 창조경제 연구회(KCERN)가 제안한 용어로 유사 모델을 가져다 서비스하는 카피캣이라는 용어에서 고양이를 뜻하는 ‘캣’ 대신에 ‘타이거’로 대체한 것이다. 모방만 하는 고양이를 넘어 호랑이로 성장하자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현재 세계 유니콘이 된 스타트업의 25%가 이 카피 타이거 전략을 사용하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나는 앞 챕터 해서 유일할 것, 뚜렷할 것, 본인만의 시그니처를 만들 것을 강조했기에 이런 카피 타이거 전략은 앞선 논리를 반박하는 것처럼 들리기도 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기존에 존재하고 있던 비즈니스에서 자신만의 미학, 자신만의 사고력을 더해 한 번 ‘비틀어’주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야만 오롯이 자신의 것이 되고 독보적인 브랜드로 인정받을 수 있다. 또한 학습을 통해 우리는 기존 기업의 시행착오를 교보재 삼아 더욱 효율적으로 전략을 수립하고, 검증된 비즈니스 모델을 지렛대 삼아 더욱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


2011년 설립된 시가총액 20조 원을 넘어선 메신저 대기업 ‘스냅챗’의 창업자 에반 스핀 겔은 페이스북의 메신저가 매우 유용하나 무언가 심심하다는 점을 발견했다. 그래서 스핀 겔은 한 가지 장치를 더하기로 결정했다. 바로 사진을 보내게 되면 그 사진이 10초 안에 사라지는 기능인데 이를 통해 미국의 10대들은 안심하고 유출의 우려 없이 재기 넘치는 사진들을 자유롭게 보내기 시작했고 어느새 MZ세대의 ‘힙’한 문화로 빠른 시간 안에 자리 잡게 되었다. 영단어 ‘스냅숏’이 영단어로 움직이는 피사체의 순간을 포착하는 단어로 쓰이기에 그 브랜드 네이밍에 해당 기능을 강조하여 콘셉트를 일관되게 유지하였다. 아래 사진을 보면 알고 있겠지만 스냅챗은 브랜드의 시그니처 컬러를 눈에 확 띄도록 노란색으로 설정하고 로고에 유령의 이미지를 차용하였다. 유령은 만져지지 않는, 곧 사라지는 특징을 가졌기에 스냅챗의 서비스 특징을 잘 살릴 수 있으며 이목을 잡아끌 수 있는 최적의 이미지였던 것이다.



5.png (출처 : 스냅챗 홈페이지)


소셜커머스 업체 쿠팡과 티몬은 동일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졌지만 쿠팡은 배송과 구독 서비스에 주안점을 두고, 티몬은 한정 기간 동안 한정 수령을 판매하는 ‘타임 딜’ (10분 어택, 100초 어택), 웹 예능 등 자체 제작 콘텐츠를 활용해 상품을 판매하는 ‘콘텐츠 커머스’를 그 위에 자신만의 색깔을 얹고 있다. 같은 비즈니스 모델에 있어 해석하는 방식이 다르기에 이는 사고력만 기반된다면 무한궤도로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티몬의 최영준 전부사장은 말했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인기 많은 구단으로 LA 다저스와 뉴욕 양키스가 꼽힙니다. 모두가 다저스와 양키스가 되고 싶어 하겠지만 이들을 잘못 따라가다가는 매출도 영업이익도 안 나오는 구단이 될 수 있습니다. 한 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라는 구단은 작지만, 이익률이 좋습니다. 티몬도 다저스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지만 제가 보기에 한국 이 커머스판의 다저스는 쿠팡과 네이버가 된 느낌입니다. 그렇다고 나머지 업체들은 다 죽을까요? 아닙니다. 나름의 생존 방식이 있습니다. 티몬은 티몬만의 방법을 잘 만들고자 합니다.”


국내 스타트업의 역사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파괴력 있게 성장한 기업을 하나 꼽자면 단연코 ‘당근 마켓’이 그 자리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당근 마켓은 15년 중순에 설립되었으며 무려 1,500만에 달하는 인구가 해당 앱을 사용하고 있으며 커머스 앱 가운데 11번가, G마켓 같은 정통 커머스 앱을 제치고 쿠팡에 이은 2위에 올랐다. 당근 마켓의 기업가치는 3조 원 이상으로 63년 설립되어 시총 2조 원 중반 수준 시가총액의 신세계를 가뿐히 제쳤다. 당근 마켓이 출시되기 전 중고마켓 시장은 네이버 카페 기반 ‘중고나라’가 거의 독식하고 있었다. 그러나 ‘오늘도 평화로운 중고나라’라는 조롱하는 투의 밈이 유행한 것처럼 해당 사이트에는 안전장치가 부족해 부정거래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그래서 당근 마켓은 생각했다. 동네 주민이라면 더 신뢰할 수 있지 않을까. 동네라면 좀 더 편하지 않을까. 이 생각으로 기존 중고거래 형식을 비틀어 거기에 GPS 기능을 추라 해 인근의 주민 간에 중고 거래 서비스를 만들어낸 것이다. 그리고 ‘번개장터’는 그 사이에서 ‘취향을 잇는다’라는 슬로건을 내걸어 차별화를 모색했다. 번개장터는 소비자의 관심 카테고리와 브랜드를 쉽게 탐색할 수 있는 기능과 이용자의 취미를 분석한 상품 추천 기능을 통해 더욱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양사 모두 같은 시장 안에서 자신만의 뚜렷함을 무기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이다.


작년 사모펀드 VIG파트너스는 온라인 교육서비스 업체인 ‘디셰어’를 1,650억 원에 인수했다. 디셰어는 강사 출신 현승원 대표가 설립한 영어 교육 업체이다. 이들은 온라인 강의를 수강생에게 제공하고 1:1로 직원이 수강생에 집에 찾아가거나 오프라인 학원에서 관리를 받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른바 온오프라인 블렌디드 서비스이다. ‘존 선생님’이라는 활동명으로 인지도가 있는 대표가 직접 온라인에 강의 영상을 올리고, 오프라인 상에서는 이에 최적화된 맞춤 관리 시스템으로 교육 콘텐츠와 관리를 분리한 것이 이들의 차별화 요인이었다. 디셰어는 온라인 강의 사이트에 오프라인 학원의 시스템을 덧붙인 것이다. 이들은 저가격 정책으로 오프라인 학원을 상대적으로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외곽 지역 중심으로 개설하면서 로컬 지역의 강자로 급부상할 수 있었다. 이들이 한해에 벌어들이는 영업이익은 300억 원에 달한다. 국내 최초로 관리형 인터넷 강의 비즈니스를 개척한 것이다.


가구 기업 ‘퍼시스’의 산하에 ‘데스커’라는 책상 브랜드가 있다. 이들 브랜드는 디자이너와 개발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데스커는 높이가 고정되어 있는 타 브랜드와 달리 자유롭게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는 인체 공학적 디자인을 특징으로 한다. 데스커의 기획 당시 업무진은 장시간 책상에서 생활하는 디자이너와 개발자들의 체형이 각기 다르지만 의자와 달리 책상의 경우 그 형태가 고정되어 있기에 오히려 허리에 부담을 준다는 것에 주목했다. 그리고 마침 서서 일하는 문화가 국내에도 도입되기 시작하면서 데스커는 큰 인기를 끌게 되었다. 퍼시스는 자신의 주력 브랜드인 ‘일룸’과 데스커를 분리시킴으로써 해당 브랜드의 전문적 이미지를 더했고, ‘무엇을 하든 더 당신답게’라는 카피로 맞춤형 책상이라는 새로운 수요를 창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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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퍼시스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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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데스커 홈페이지)


국내 대표적인 포화시장으로 꼽히는 카페 시장 중에서도 ‘메가 커피’는 그 이름처럼 1L에 달하는 대용량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시그니처로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대학생들 사이에서 인기 브랜드로 거듭날 수 있었다. 비슷한 콘셉트의 카페들 중에서도 ‘메가 커피’는 또렷한 콘셉트로 3년 연속 커피 프랜차이즈 올해의 브랜드 부문 대상에 올랐다. 그리고 설립된 지 7년 만에 가맹점 1,800여 개를 돌파하는 등 연일 업계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국내 상장사 ‘보리 타알’에 매각 시 몸값을 1,400억 원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포화시장은 달리 말해 경쟁자가 많다는 말로 풀이될 수 있다. 쉽게 말해 너도 나도 뛰어드는 것이다. 급하게 뛰어들기에 대부분의 경쟁자들의 경우 뚜렷한 철학 없이 접근한다. 그저 잘된 소수의 사례와 산업의 성장에 주목해 잘 나가는 브랜드를 모방하기에 그친다. 이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 생각을 하지 못한다. 포화시장은 진입장벽이 낮다는 말로 해석될 수 없으며 시장에는 조급함과 모방의 정서가 지배하고 있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해당 산업의 선두 기업을 철저히 분석하고, 이에 자신만의 감각을 덧댄 기업의 경쟁력이 올라가는 것이다.

현대 경영학에 ‘5-FORCES’ 이론이라는 선진 경영론을 제시한 마이클 포터 교수는 항공 서비스 산업을 대표적인 경쟁 강도가 심한 산업으로 꼽았다. 무수한 항공 브랜드들이 난립하던 시기에 미국의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펀(FUN) 경영으로 대표되는 여러 엔터테인먼트 이벤트와 고객 친화적 서비스로 특유의 문화를 만들어냈고, 선착순 좌석제를 통한 저가격 서비스, 국내 단거리 노선 등을 선보이며 자신만의 위치를 공고히 할 수 있었다. 이런 사우스웨스트 항공 또한 처음에는 퍼시픽 사우스웨스트라는 선발 주자의 경영을 철저하게 벤치마킹하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위에 차별화 요소를 더한 것이다. 복싱경기에서 신인 선수가 경력이 있는 선수에 비해 갖고 있는 한 가지 강점은 바로 데이터이다. 상대의 전 경기를 분석하며 최적화된 경기 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것이다. 비틀기 전략은 효율성과 창의성 두 가지를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합리적인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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