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로열티 계약
세상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관계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선후배 관계, 친구 관계 등 여러 관계가 생각이 날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중에서도 특히 이해관계를 꼽고 싶다. 여기서 ‘이해(利害)’는 각각 ‘이익과 손해’를 뜻한다. 이익과 손해가 겹치는 관계만큼 예측할 수 있고 믿을 수 있는 관계가 또 있을까. 사모펀드(PEF)는 신생 기업에 투자하고 그들에게 무상으로 경영 자문을 해주고, 인프라를 빌려준다. 그리고 사업이 정상궤도에 오를 때까지 투자금을 점진적으로 늘려나간다.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 사례를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사모펀드가 그렇게 하는 이유는 그들이 이타적이어서가 아니라 기업이 성장하면 성장할수록 혹은 기업이 파산할 확률이 낮으면 적을수록 그들에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목적하는 바가 같기에 사모펀드는 자신이 투자한 기업의 성장에 가능한 모든 자원을 제공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자신의 이해와 타인의 이해가 겹치도록 만든다면 심적 부담 없이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이해관계’를 겹치게 만들 수 있을까. 그래서 필요한 것이 ‘계약서’이다. 계약서는 상대가 자신의 이해를 더 중요하게 여겨 불필요한 일탈을 하는 것을 선제적으로 방어해준다. 이익을 분배하는 가장 통상적인 계약 형태는 ‘로열티’ 계약이다. 계약서에는 배분 비율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고 상대의 편취 행위를 방지할 수 있는 여러 요소들이 기재되어 있기에 상대가 비위 행위를 저지를 가능성을 큰 폭으로 낮춰준다. 자신이 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이 적으면 적을수록 비교적 자원이 풍부한 상대와의 로열티 계약을 이끌어내는 감각을 익혀야 한다.
예를 들어보자. 해외에서 뜨고 있는 요식업 혹은 의류 브랜드의 경우 아시아 지역 공략에 대한 니즈(Needs)를 보유하고 있을 것이다. 당신은 그들 사업자에게 콜드 메일을 발송해 국내 시장의 성장성을 어필하며 국내 매출 판권을 로열티 계약을 통해 가져오는 방법을 통해 사업을 급속도로 키울 수 있을 것이다. 먼저 해당 브랜드와 판권 계약을 맺고, 투자자들을 찾아가 자신이 국내 판권을 보유하고 있음을 어필해 투자를 받을 수만 있다면 말 그대로 무일푼으로 큰 사업을 시작할 수 있게 된다. 또한 투자자와 원 브랜드 소유자, 그리고 자신의 이해관계가 겹치기에 두 이해 관계자는 가능한 인프라를 우리에게 여과 없이 제공해줄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수익 공유’를 명분으로 빠른 속도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
다소 극단적인 가정으로 들릴 수 있겠으나 실제로 많은 거대 기업들이 위 방법을 통해 성장해왔다. 휠라 신발의 판권을 로열티 계약을 통해 가져와 사업을 키워 마침내 휠라 본사를 인수한 ‘휠라 홀딩스’, 메이저리그(MLB) 구단으로부터 MLB 의류 브랜드 국내 판권을 수여받아 사업을 확장한 ‘F&F’, 마찬가지 방식으로 ‘내셔널 지오 그래픽’과 ‘캉골’의 국내 판권을 보유한 ‘더네이처 홀딩스’와 ‘에스제이 그룹’ 또한 이러한 방식을 통해 성장했다. 2006년 대만 가오슝에 설립된 밀크티 브랜드 ‘공차’를 김여진 대표는 2012년 국내로 들여와 불과 창립 2년 만에 340억 원에 유니슨 캐피털에 매각했다. 필자 또한 앞서 언급한 ‘부두 도넛’의 국내 판권을 따내기 위해 본사에 콜드 메일을 보냈으나 거절당한 경험이 있다. 그럼에도 유의미한 사실은 본사는 나에게 답신을 보내왔다는 점이다. 지속적으로 시도했다면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 있었을 것이다. 중요한 점은 기업의 입장에서 내가 제시할 수 있는 이익이 분명하다면 생각보다 기업이 우리의 얘기를 흘려 넘기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로열티 계약서 양식을 외우다시피 하고 이에 대한 사전 지식을 바탕으로 다양한 제안을 지속적으로 시도해볼 것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