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독의 스킬

4. 슬로건

by 생존철학자

1846년 영국 런던의 본드 가에서 문을 연 세계 최대 담배 회사 필립 모리스의 슬로건은 역설적이게도 ‘담배 연기 없는 미래’이다. 이들은 궐련형 전자 담배 ‘아이코스’를 출시하면서 해당 슬로건을 내걸었으며 자신의 정체성에 상반된 해당 문구는 빠른 시간 안에 전 세계로 번져 필립 모리스의 비전을 상징하는 문구로 자리 잡았다.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이라는 시몬스의 광고 카피는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시몬스를 상징하는 문장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뚜렷이 각인되어 있다. 시몬스는 지난 십 년간 무한히 형태를 변주하였지만 동일하게 해당 카피를 사용하였고, 이 카피는 소비자들이 시몬스의 ‘기능성’을 믿고 사는 계기가 되어주었다. 브랜드의 정체성이 소비자에게 자리잡지 않은 언더독의 입장에서 한 문장의 카피는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그리고 이 문장은 향후 10년간 기업이 가고자 하는 방향성을 명확하게 담아내야 한다.


1.png

(출처 : 시몬스 TV CF 광고)

2.png


카피라이팅을 고안하기 위해서 먼저 생각해보아야 할 것은 자신의 기업이 무엇을 ‘추구’하는 가이다. 나이키를 생각하면 절로 ‘JUST DO IT’이라는 문구가 떠오른다. ‘JUST DO IT’이라는 문장에 담긴 메시지는 ‘그냥 하라’ 즉 도전 정신이다. 스포츠 웨어를 생산하는 나이키의 입장에서는 인생에 있어 도전이 가지는 의미는 곧 브랜드의 상징과도 같았을 것이다. 파타고니아는 ‘Don`t Buy This Jacket’이라는 광고 카피를 통해 빠른 속도로 소비자의 마음에 다가설 수 있었다. 무분별한 소비를 지양하는 브랜드의 정체성을 몇 자 안 되는 카피로 고스란히 녹여냈다. 만약 자신이 비건 의류, 대체육 등 환경을 보호하는 브랜드를 운영한다면 ‘우리는 기업이 얼마나 성장할지가 아닌 지구가 어떻게 성장 해나 갈지를 고민합니다.’ 등의 문구는 어떨까. 기본적으로 기업의 슬로건은 ‘범용성’이 있어야 한다. 글로벌 최대 커머스 플랫폼 ‘아마존’이 상당 부분의 영업이익을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벌어들이는 것처럼 기업의 사업 영역은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무한히도 변화하기 때문이다.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도 브랜드가 꼭 준수하고자 하는 법칙 혹은 성장하고자 하는 방향을 한 문장에 농축시켜야 한다. 일례로 화장품 성분을 분석해주는 앱 ‘화해’의 슬로건은 ‘내가 찾는 모든 뷰티’이다. 그들은 ‘화장품’이 아닌 ‘뷰티’라는 단어에 힘을 실어줌으로써 변화하는 사업 영역 속에서도 자신이 가고자 뻗어 나고자 하는 방향을 명확히 표현했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는 2012년 AWS LIVE에서 이렇게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10년 안에 무엇이 변화할지에 대해 질문하지만 다음 10년 동안 무엇이 변화하지 않을지는 묻지 않는다. 내 생각에는 후자의 질문이 훨씬 중요하다. 나는 아마존의 고객들은 10년 후에도 더 싼 가격과 빠른 배송, 다양한 선택권을 원하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이러한 변하지 않는 가치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이 베조스의 말에서 우리는 슬로건과 카피라이트를 만드는 핵심 원칙을 알 수 있다. 기업이 줄기차게 핏대를 내세우며 목소리를 높여야 하는 슬로건은 10년이 지난 후에도 변하지 않고 지킬 수 있는 ‘무언가’가 되어야 한다. 기업의 슬로건을 통해 명확해지는 방향성은 마케팅의 효과 외에도 기업 구성원의 마음의 구심점의 역할을 한다. 그렇기에 창업가라면 반드시 슬로건을 만들고 그 언어와 행동이 일치하게 끊임없이 자신과 타인을 독려해야만 한다.


이전 12화언더독의 스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