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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존철학자 Sep 26. 2022

일의 귀찮음

 기쁨, 분노, 슬픔, 서운함 등 인간에게는 다양한 감정들이 있지만 우리가 알면서도 좀처럼 그 중요성을 무시하는 감정이 하나 있다. 바로 '귀찮음'이다. 귀찮음을 사전에 치면 '마음에 들지 아니하고 괴롭거나 성가시다.'라는 해석이 나온다. 우리는 하루에도 얼마나 많은 것들을 귀찮아하는가? 


 일어나기 귀찮고, 밥 먹기 귀찮고, 세수하기 귀찮고, 정리하기 귀찮고.. 이 '귀찮음' 만큼 우리의 일상에 일관되게 관여하는 감정이 또 있을까? 우리는 일을 할 때 다양한 사람들과 연결되어 일을 한다. 그러나 문제는 다른 사람과 자신의 귀찮음을 계획에 반영시키지 않는다는 것에 있다. 이 귀찮음들이 모여 일은 언제나 계획된 것보다 늦게 끝나곤 한다. 이 같은 상황들이 반복되면서 나는 계획을 세울 때 귀찮음이라는 것을 최대한 반영시키려 노력한다. 그리고 이것들을 내가 언제 귀찮아할지를 생각하고 귀찮음을 어떻게 최소화할지에 대해서도 고민해본다. 


 내가 브런치를 하는 것 또한 외롭지 않게 글을 쓰면서 나중에 책을 낼 때 다양한 글의 제재와 그 고민들을 바탕으로 덜 귀찮게 책을 내기 위함이다. 갑자기 기획이 닥쳐서 글을 쓴다면 얼마나 귀찮을까. 그렇기에 쓸 수 있을 때 카페에 가서 배설하듯 글을 모아놓는 것이다. 


 출판 관계자 혹은 다른 작가들을 만나면 출간 기일이 한 번도 지켜지지 않은 것에 대해 불평한다. 아마도 그들은 귀찮음이라는 암적인 존재에 실망한 것이리라. 막상 폭풍 같은 의욕이 불어와 무언가를 거창하게 하려 해도 막상 루틴의 단계로 넘어가면 한없이 귀찮게 된다. 그래서 나는 귀찮음을 최대한 잘게 쪼개 하루하루 미미한 귀찮음을 수월하게 이기며 살아가도록 일정을 조절한다. 집중력도 형편없고 체력도 약한 나이지만 이런 건 또 잘하는 것 같다. 신은 공평한가? 


 거대한 귀찮음을 이기기 위해서는 귀찮음을 쪼개는 것과 더불어 내면의 룰을 정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하루의 5,000자 쓰기. 하루에 소 챕터 하나씩 쓰기 등등.. 무라카미 하루키도 매일매일 정해진 스케줄을 지독히도 따른다고 하지 않는가. 여하튼 다들 귀찮음을 잘 이겨내시길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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