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기만 했는데 10kg 빠졌습니다
방탄커피는 방탄소년단이 만든 커피가 아니다.
일단 빠르게 짚고 넘어갈 것. 방탄커피는 BTS(방탄소년단)가 아무 관련이 없다. 방탄조끼와도 아무 관련이 없다. 이걸 짚는 이유는? 처음 듣는 사람은 이 두개를 떠올리는 경우를 많이 봤기 때문이다. 나도 처음에는 방탄소년단 굿즈인줄 알았다. 곰표밀맥주처럼 콜라보한 상품인 줄 알았다. 편의점가면 살 수 있을 것 같은. (요즘은 회사 근처 편의점에서는 팔기도 한다)
방탄커피는 무엇인가. 쉽게 말하면 커피+버터. 커피에 버터를 넣은 것이다. 이상하게 느껴질 것이다. 정상이다. 쌍화차에 계란 넣어먹는 것도 처음에 들으면 이상하다. 막상 익숙해지면 괜찮다. 단순히 커피에 버터를 넣으면 곰탕처럼 버터기름이 둥둥 뜬다. 이렇다고 해서 못먹을 정도는 아닌데 맛으로 먹기는 조금 무리가 있다.
정석은 커피+버터+MCT오일을 정해진 비율로 넣어 믹서기에 돌리는거다. 정말 신기하게 이렇게 돌리고 나면 고소한 맛이 감도는 (살짝 아몬드우유같다) 먹다보면 맛있는 수준의 음료가 탄생한다. 그러나 여기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재료야 사면 된다. 쿠팡에 다 판다. 문제는 1초가 1분같은 귀한 아침시간에 언제 커피를 내려서, 버터와 MCT오일을 계량해서, 블렌더에 넣어서, 갈아서 마시고 나오느냐 하는 것이다. 기름기가 듬뿍 묻은 믹서기를 바로 설거지하고 나올지, 물이라도 부어놓은 뒤 퇴근하고 나를 맞이할 설거지더미에 +1시켜놓을지는 보너스다.
만들어먹을생각말고 사먹는게 편하다
그래서 나는 그냥 사먹는걸 추천한다. 제품화가 워낙 잘 되어 있다. 종류도 하나가 아니라 여럿이고, 멸균우유 팩 사서 먹는것처럼 파는 애들도 있는데 따뜻한 물에 풀어먹는 포 형식도 많다. 자신에게 맞는 것을 찾아 골라먹으면 될 일이다. 나는 한번씩 돌아가면서 다 경험해본 후 제일 맘에 드는 녀석을 낙찰하면 뉴비가 나타나기 전에는 바꾸지 않는 타입이다.
아무튼 사먹는게 속 편하다. 비용에는 금전비용만 있는게 아니라 시간비용도 있고 에너지비용도 있다. 이 모든 것을 합친 실질비용을 생각해본 후 앞으로도 나는 계속 사먹을 생각이다.
팁을 하나 주자면 나 같은 경우에는 한잔가지고 부족할 때가 있다. 점심까지 버티려면 뭔가 좀 더 넣어주고 싶을 때가 있는데 그때도 방탄커피를 한잔 더 먹는다. 이때 또 먹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웠다. 소고기도 아침에 먹고 점심에 먹으면 질리는게 사람이다. 비슷하되 다른 변화를 주고 싶기도 하고, 배송텀이 안 맞을 때 대비책으로 손색없는 아이템은 바로 기 버터다.
인도식 버터인 기 버터는 버터를 끓여 유당불내증 유발할 모든 것을 날려버린 식품이다. 여기에 더하여 고형 버터는 냉장고에서만 보관해야 하고 소분해놓은 것을 쓰거나 그때끄때 칼이나 숟가락으로 떼서 쓰는 번거로움이 있는데, 기 버터는 소스 떠먹듯 스푼으로 떠서 사용할 수 있다. 아주 편하다. 첫번째 방탄커피는 아침이 집을 나서기 전, 나서면서 마시고 두번째 방탄커피는 출근후 두시간쯤 지났을 때, 점심식사를 한시간 반 정도 앞두고 기 버터 + 회사에 있는 커피머신으로 먹었다. 커피머신이 없다면 그냥 블랙커피에 풀어먹으면 된다. 아무튼 믹서기에 그짓은 못한다. 최소한의 에너지로 습과화할 수 있게 허들을 낮춰야 한다.
16시간 간헐적 단식 효과
버터커피를 먹으면? 처음 1주일 정도는 적응기라고 생각했는데 먹다보니 충분히 오전을 살아낼 수 있었다. 커피에 있는 지방의 포만감은 미량같지만 충분한 에너지원이다. 그리고 점심 식단으로 넘어가며 먹템을 말할 차례같지만, 버터커피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개념 하나를 설명하고 가겠다. 사실 이 둘의 조합이 다이어트 효과의 반이다. 바로 공복시간의 극대화다.
나의 경우 식사시간이 12:30~1:30이다. 그래서 전날 저녁 마지막 한입을 8:30분에 먹고, 이후로는 절대 안먹고 너무 늦기 전에 잔다. 그러고 아침을 방탄커피로 먹는다. 점심까지 탄수화물, 단백질, 섬유질을 먹지 않는다. 고기도 야채도 쌀도 면도 빵도 먹지 않는다는 말이다. 소화할 거리를 몸에 주지 않는다. 지방의 소화 매커니즘을 이용해 몸에 칼로리는 공급하되 소화거리를 주지 않는다. 이렇게 조절하면 공복시간이 16시간이 된다. 식사시간이 12시부터라면 전날 8시 이후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으면 된다.
몸을 공복상태에 두는 것이 왜 중요한지는 차후 설명하겠다. 지금은 이 정도로만 알고 넘어가자.
억만장자면 뭐하나. 140KG라 삶의 질이 형편없는데.
마지막으로 버터커피(방탄커피)의 유래. 실리콘밸리에서 20대에 억만장자가 된 사람이 있다. 데이브 아스프리. 그런데 삶의 질이 형편없었다. 체중이 140kg였기 때문. 돈이 아무리 많으면 뭐하나. 각종 대사증후군은 몸과 정신을 파괴하고 있었다. 엔지니어 출신의 데이브는 엔지니어링적 접근으로 다이어트를 시도하기로 한다. '바이오 해킹'이라 이름붙이고 70만달러를 써가며 (매일 무엇을 먹었는지에 따라 신체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측정하기 위해 장비같은것도 다 사버렸다고) 자신만의 식단을 완성한다.
그 과정에서 발견한 것이 버터 커피다. 몽골쪽에 여행갔다가 먹은 경험을 잊을 수 없어서 여행에서 돌아와 배합을 찾아냈고, 제품화시킨 장본인이다. 이 사람이 쓴 <최강의 식사>는 내 다이어트 여정의 메인 레퍼런스 중 하나였다.
-
내용이 도움이 되셨다면 댓글과 좋아요.
저에게 추진력으로 작용한답니다 :)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1735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