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로의 비너스를 보면서 드는 생각.

어째서 이토록 불완전한 존재가 아름다울까?

세상에서 아름답다고 여겨지는 석상들 가운데, 그 정점에 서 있다고 여겨지는 석상이 있습니다.

바로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 소장되어있는 밀로의 비너스입니다.

Venus de Milo, Photo by Victor Grigas (2014)

여, 여신님...

이 상을 가지고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도대체 얼마나 이 조각상이 미에 있어 완벽한 아름다움을 자랑하기에 최고의 여신상으로 군림하는 것일까?”

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비너스 조각상은 완벽함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완벽한 형태요? 오히려 불완전하기 그지없습니다.

아예 양 팔이 없습니다. 언제 어디선가 부서져 사라진 것입니다.

                                

그런데 놀라운 건 이 불완전함이 석상의 아름다움에 큰 공헌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어째서 이러한 불완전함이 더 아름다움을 주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우리가 사고와 상상을 할 수 있는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무슨 의미냐고요? 좀 더 쉽게 설명을 하자면, 우리는 우리의 뇌 속에서 멋대로 이 비너스의 최고로 아름다운 모습을 멋대로 상상해버린다고나 할까요?

                                

석상의 팔이 없으니까 그 팔의 형태를 마음껏 상상하며 이 조각상의 모습을 최상의 형태로 머릿속에서 만들어버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비너스상은 100명이 바라보면 100명에게 각각 다른 아름다움으로 다가옵니다. 왜냐하면 100명의 사람들 모두 상상하는 모습이 조금씩 다를 테니까요!

 

만일 팔이 손실되어있지 않았다면?

그로 인해 그 형태가 눈에 보여 버리면?

모든 게 더 생각할 나위 없이 고정되어 버리면?

오히려 이 비너스는 그저 그런 하나의 그리스 조각에 불과했을지도 모릅니다.

(집에서 누워 재미없는 TV 보듯 봤을지도 모르죠!)

그러나 이 여신의 팔이 없기에.

그것도 자연스럽게 토르소의 형태로 매끈하게 양 팔이 잘려 있어서 보는 이의 상상을 막는 것이 아닌!!

파손에 의한 손실이었기에, 사람들은 이 여신이 어떠한 손짓을 하고 있는 지에 대해 궁금증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여신의 손짓을 상상합니다.

그것도 자신이 생각하기에 가장 아름다운 형태라고 생각되는 것으로요!!

이것이 전 세계 여러 사람의 마음을 빼앗은 이 미의 여신의 아름다움의 비밀이라고 생각됩니다.^^

Venus de Milo, Photo by Gautier Poupeau (2013)

+

진실 여부가 밝혀지지 않은 하나의 야담이지만, 이미 루브르 박물관 측은 이 여신의 팔에 해당하는 형태를 발굴 혹은 추정하여 그 형태의 결론을 내렸다고 합니다. 그러나 컴퓨터로 복원된 형태를 조합시키고 나니 왜인지 그 비밀스러운 아름다움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져버렸다고 하여, 일부러 복원을 하지 않고 그대로 두고 있다는 이야기도 어딘가에서 들리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