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그자가 입을 벌리면 | 김지혜 지음
시침과 분침 사이로 굴러다니는 허여멀건 알갱이, 자월도 앞바다에 빠져 비비면 비빌수록 앞이 캄캄해지던 지난 여름의 신기루가 녹색 전철을 타고 출근하는 내 속목 위에 붙들려 있다 바다 깊숙한 곳으로 가라앉으며 소용돌이치던 시간의 손톱, 시간의 머리카락, 시간의 눈물, 언제 어떻게 내 낡음의 똬리 속으로 스며들어와 소금 된 것일까
전철 차창에 빳빳하게 날 서 있는 두 눈, 두 눈 속에서 대롱거리며 울고 있는 목젖, 목젖에 맺혀 어디로도 달아나지 못하는 저 짜디짠 외마디, 차창에 맺힌 무수한 허깨비와 허깨비들의 절규 같은 나선을 본다 시침과 분침의 양팔을 끌어당기며 한정 없이 굴러가고 있는 불씨와 불덩이들, 슬픔은 슬픔이라서 슬픈 것이 아니라 지나갔거나 지나는 중이거나 지나갈 것이기에 아픔이라는 듯 혹을 짊어진 낙타들이 톱니처럼 타박거리는 그곳
녹색 전철에 붙잡혀 끌려가는 시간은 알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