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와 관자놀이께 사이

오, 그자가 입을 벌리면 | 김지혜 지음

by 김담유

이마와 관자놀이께 사이



납골당의 한기처럼 누워 있던 사내, 마침내 그가 이마와 관자놀이께 사이에 놓인 통증을 지그시 누르자 창 밖에서 흘깃거리고 있던 빛이 쪽창을 넘어왔다. 축복처럼 쏟아지던 빛에 눈을 떠보는 사내, 핼쑥한 얼굴을 창 밖으로 돌려보지만 거리는 텅 비어 있다. 오, 너무 오래 잠들어버렸어! 사람들이 입을 동그랗게 모아 입김을 내뿜고 있었는데, 잃어버린 벙어리장갑 한 짝처럼 방황하던 어제들 말야. 사내에게서 탄식이 흘러나오자 독방의 먼지가 일제히 부풀어오른다. 모든 추억이 부풀어올라 눈앞을 어지럽히며 부유할 때 찰나에 새겨진 상처럼 지나가는 암흑. 그러나 먼지는 암흑 속에서도 길을 잃지 않는다. 병자와 병자의 이마와 누렇게 찌든 시트와 벽에 기대놓은 목발과 십자고상 사이로 새처럼 유유히 내려앉는 먼지. 조금씩 방을 지우며 흐릿해지며 가라앉는 시간, 시간들……. 오, 너무 오래 살아버렸어! 다 돌아간 테이프처럼 투둑투둑 끊어지는 사내의 독백. 이마와 관자놀이께 사이에 놓인 통증이 다시 격렬해지고 쪽창을 넘어왔던 빛이 살그머니 되돌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