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그자가 입을 벌리면 | 김지혜 지음
화환들
햇빛 쏟아지는 세종로를 쏜살같이 지나가는 트럭
오색으로 빛나고 있는 화한들 어디로 초대받았나
어딜 저리 급하게 달려가시나
낙성식과 개업과 주검이 뒤섞여 달려가는 세종로
화한들 지친 듯 머리 떨구고 달랑달랑 매달렸어라
냉담한 직선의 속도로 내달리는 트럭을 멈출 수 없었어라
아니, 트럭 뒤꽁무니 온데간데없어지고
설레임을 간직한 화한들은 이제 보이지 않아라
버스를 집어타고 나도 달려갔어라 바람도 내달렸어라
거기, 세종로의 햇빛만 무성히 망부석처럼 멈췄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