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그자가 입을 벌리면 | 김지혜 지음
덜컹거리는, 흔들거리는
버스는 지금 바다로 가고 있다
바다의 아득한 바닥을 내려다보고 있는
위태로운 나무들을 뒤로하고 버스는
물속으로 가라앉듯 숨이 차오른다
덜컹거린다
여긴 어디쯤인가
험한 준령을 넘고 있는가
자정 무렵 컴컴해진 나무들의 혼령이
비탈에 바늘처럼 촘촘히 박혀
소리 없이 손 흔들고 있다
저 아래 계곡에선가 불빛이 깜빡거린다
저 아래 어디에선가 쉴 새 없이 경고등이 돌아간다
눈 감고 넘어가라, 돌아보지 말고 건너가라
가서, 나를 보았다고 말하지 마라
窓 밖 숨 막히는 물결로 뒤척이고 있는,
수압을 견디지 못해 이윽고 깨어나는,
마음이 마음을 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