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의 손에 잡히는 인공지능
최근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을 보면 자신만의 브랜드를 런칭하여 창업에 도전하는 젊은 CEO들의 이야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멋진 의류 브랜드나 개성 있는 소품샵을 운영하는 그들의 모습은 화려해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1인 다역을 소화해야 하는 고단한 현실이 있다. 제품 기획부터 고객 응대, 택배 발송까지 혼자 처리해야 하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골치 아픈 분야는 단연 마케팅과 디자인이다. 전문가에게 맡기자니 비용이 부담스럽고, 직접 하자니 포토샵 같은 툴을 다루는 기술이나 디자인 감각이 부족해 좌절하곤 한다. 그런데 구글이 선보인 포멜리라는 새로운 서비스가 이런 고민을 단숨에 해결해 줄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포멜리는 구글의 첨단 인공지능 기술이 집약된 마케팅 자동화 솔루션이다. 이 서비스의 핵심은 사용자가 가진 웹사이트를 분석해 브랜드의 핵심을 파악하는 능력에 있다. 예를 들어, 한 고등학생이 직접 디자인한 문구류를 파는 온라인 쇼핑몰을 열었다고 가정해 보자. 이 학생이 쇼핑몰 주소를 포멜리에 입력하면, AI는 즉시 사이트 내의 색감, 폰트, 로고, 그리고 제품 설명에 쓰인 단어들의 뉘앙스까지 꼼꼼하게 분석한다. 이를 통해 이 브랜드가 귀엽고 아기자기한 느낌인지, 아니면 차분하고 감성적인 느낌인지를 정의하는 비즈니스 DNA를 추출한다.
이 과정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일관성 때문이다. 우리가 스타벅스를 떠올릴 때 초록색 로고와 특유의 분위기가 바로 연상되듯, 성공하는 브랜드는 어디서든 동일한 이미지를 보여준다. 하지만 전문 인력이 없는 1인 창업가는 기분에 따라, 혹은 그때그때 유행하는 템플릿에 따라 중구난방인 디자인을 내놓기 쉽다. 포멜리는 AI가 브랜드의 수문장이 되어 어떤 콘텐츠를 만들든 처음에 정의된 DNA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잡아준다. 디자인을 전혀 모르는 사람도 전문가 수준의 통일성 있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더욱 놀라운 점은 기획 단계의 자동화다. 포멜리는 단순히 시키는 대로 그림만 그려주는 도구가 아니다. 현재 인터넷상에서 어떤 트렌드가 유행하는지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이를 내 브랜드와 연결해 준다. 만약 신학기 시즌이라면 새 출발을 응원하는 플래너 할인 이벤트 기획안을 던져주고, 사용자가 좋다고 승낙하면 그 즉시 인스타그램 스토리용 세로 이미지, 페이스북용 카드 뉴스, 구글 검색 광고용 배너를 한꺼번에 쏟아낸다. 사용자는 생성된 결과물에서 오타를 수정하거나 사진 위치를 조금 옮기는 정도의 마무리 작업만 하면 된다. 며칠 밤을 새워야 했던 기획과 제작 과정이 커피 한 잔 마시는 시간으로 단축되는 셈이다.
이러한 변화는 마케터와 디자이너라는 직업의 정의도 바꾸어 놓을 것이다. 과거의 디자이너가 포토샵으로 픽셀 하나하나를 정밀하게 조정하는 기술자였다면, AI 시대의 디자이너는 전체적인 방향을 지시하고 AI가 만든 결과물 중 최적의 것을 골라내는 아트 디렉터에 가까워진다. 마케터 역시 광고 소재를 만드는 데 시간을 쏟기보다, AI가 제안한 여러 전략 중 우리 브랜드에 가장 적합한 것이 무엇인지 판단하고 결정하는 전략가로서의 역량이 더욱 중요해진다.
물론 포멜리 역시 완벽하지는 않다. 웹사이트가 부실하면 분석 결과도 엉성할 수밖에 없고, 아직은 한국어 처리가 매끄럽지 못한 부분도 있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 속도를 고려하면 이러한 단점들은 금방 해결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이 기술이 가져올 파급력이다. 이제 자본이 부족해서, 디자인 감각이 없어서 마케팅을 못 한다는 핑계는 통하지 않는 시대가 오고 있다.
결국 미래의 경쟁력은 AI라는 훌륭한 도구를 얼마나 잘 다루느냐에 달려 있다. 붓이 없던 시절에는 손가락으로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최고였지만, 붓이 발명된 이후에는 붓을 잘 쓰는 사람이 명작을 남겼다. 포멜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획기적인 붓이다. 이 붓을 쥐고 어떤 그림을 그릴지는 오롯이 사용자의 상상력과 기획력에 달려 있다. 다가오는 AI 시대, 여러분은 이 강력한 파트너와 함께 어떤 비즈니스를 그려나갈 준비가 되어 있는가.
| 작가 프로필
이용호 작가는 스마트공장에서 주로 사용되는 ‘AI 머신비전’ 전문회사인 ‘호연지재’를 경영하고 있다. ‘머신비전’에서 인공지능 딥러닝에 의한 영상처리기술을 자주 적용하다보니 10년 이상 연구한 AI 분야에 대해서도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아 현재는 인공지능 커뮤니티인 ‘AI 에이전트 연구회’를 운영하고 있으며, SKT 이프랜드 플랫폼에서 3년 이상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며 ‘호몽캠프’를 110회 이상 진행한 바 있다.
작가는 ‘50플러스 오픈랩’이라는 중장년과 시니어의 디지털 역량강화를 위한 교육 플랫폼에서 수석 가디언즈로 AI 분야의 전도사로 활동하기도 한다.
주요 강의 분야는 “챗GPT 시대 생산성을 500% 높여주는 인공지능”, “머신비전에서의 인공지능 활용”, “손에 잡히는 인공지능”, “스마트폰 AI 활용하기”, “시니어와 MZ세대간의 소통”등이 있으며, 저서로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황금키』, 『손에 잡히는 인공지능』, 『나는 시니어 인플루언서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