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잘... 화이팅!!

책이 만들어 준 인연

by 연남동 심리카페


섬세한 성격에 관심이 있어 연락드려요.



K와의 인연은 4년 전 내가 만든 섬세한 성격에 관한 책을 읽고 보낸 K의 메일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그리고 4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 나는 나의 시간을, K는 K의 시간을 보내다 오랜만에 연락해서 다음 주에 만나기로 했다. 제주도에 있는 '마음에 온'이라는 내가 상담을 해주는 카페에서.


내가 제주도에 퇴근 후 생활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생활의 루틴을 만들다가 어느 날 문득 떠오른 것이 K였다. 누군가에게 동기부여를 하거나 코칭해주는 것에 관심이 많다던 K는 제주도에 내려가 정착해서 무언가 하며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 무언가는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누군가에게 동기부여를 하거나 코칭을 해주는 일일 것이다. K는 4년 전에도 살아가는 모습으로 나에게 좋은 영감과 기운을 줬었으니 말이다.


지금 내가 브런치라는 곳에 글을 쓰고 있게 만든 것도 K였다. 나를 만나러 나의 카페를 찾아왔을 때 K는 곧 자신이 쓴 책이 나온다고 이야기를 해주었다. 브런치에 연재한 글이 브런치 공모전에서 상을 받게 되어서 출간하게 되었다면서 나에게도 브런치 작가를 추천해주었다. 그렇게 나는 브런치 작가가 되었고 브런치를 통해 이런저런 글을 올리곤 했었다.


그리고 나 역시 내 카페에서 심리상담을 하다가 나나 K처럼 섬세한 성격을 갖고 있으면서 자신의 섬세함을 표현할 도구와 매체가 필요해 보이는 분을 만나게 되면 K가 나에게 했던 것처럼 브런치를 추천해준다. K가 읽고 나에게 메일을 보냈던 섬세한 성격에 관한 책을 갖고 와서 아래의 부분을 보여준다.


어떤 분야에서나 진정한 창의적인 생각은 일반적이지 않고 특출 난 섬세함을 갖고 태어난 사람에게서 나온다. 그에게 있어서...

만지는 것은 구타이고, 소리는 소음이 되고, 불행은 절망이고, 기쁨은 황홀이고, 친구는 애인이고, 애인은 신이며, 실패는 죽음이 된다.

이 잔인하게 섬세한 사람에게는 창조하고, 창조하고, 또 창조하게 하는 강렬한 필요성을 알려주어야 한다. 그가 음악, 시, 책, 건물, 의미 있는 어떤 것들을 창조하고 있지 않는다면, 그러한 숨결은 그 안에서만 고립되어 있을 것이다. 그는 반드시 무언가 창조해야 하고, 또 창조를 위해 자신을 쏟아내고 분출해야만 한다. 그가 내적인 절박함을 가지고 독특하고,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하며 살아가고 있지 않다면, 그는 제대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닐 것이다.

<섬세한 사람에게 해주는 상담실 안 이야기> 중에서


<섬세한 사람에게 해주는 상담실 안 이야기>라는 책은 대학원 때 선천적으로 갖고 태어나는 섬세한 성격의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한 심리학자가 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나는 이 심리학자를 통해 섬세한 성격에 대해 알게 되면서 나만 이런 것이 아니었구나, 이래서 내가 그런 것이었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안도감을 갖게 되었다. 그 경험이 너무 좋아서 그 심리학자가 쓴 다른 책의 판권을 사서 1년 정도의 시간이 걸려 번역해서 만든 책이 <섬세한 사람에게 해주는 상담실 안 이야기>이다.


그 책이 어떻게 하다가 K에게 닿았고, K는 나를 찾아왔고, 나는 제주에 와서 K를 찾게 되었다. 내가 만약 분석적이고 현실적이고 원리원칙적인 사람이었다면 섬세한 성격에 관한 책을 번역해서 만드는 일 같은 것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왜냐하면 당시 처음에는 출판사에 기고해서 출간하려고 했었으나 상업성이 없다고 거절 당했었다. 그런데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었고, 그래서 1인 출판사를 만들어 판권을 사서 출간했던 것이다.


제주도에 집을 준비하고 매주 서울과 제주를 오가면서 제주에서도 심리상담을 해주는 일도 어쩌면 비슷한 바탕인 것 같다. 제주도에서의 시간이 또 어떤 일들을, 그리고 또 어떤 인연들을 만들어줄 지 모르니 말이다. 그러고 보면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을 움직이게 만드는 포인트와 움직이는 방식이 다른 것 같다.


나는 나의 방식으로, K는 K의 방식으로,
당신은 당신의 방식으로
천천히 잘



서울은 직관적인 사람들이 살아가기에 너무 분석적이고 현실적이고 지적하고 원리원칙을 내세우는 곳인 것 같다.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라는 말들에 물들여져 '이래야 하는데, 저래야 하는데'라는 생각을 갖게 되면서 조급해지고 조바심 내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서울은 섬세한 사람들이 살아가기 너무 많은 자극들이 넘쳐나고 때로는 그 자극이 너무 강해 혹사당하고 섬세함을 약점이나 극복해야 하는 단점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것 같다. 특히 유연함과 공감능력이 떨어지거나 결여되어 있는 사람들에 의해 더 다치고 지치게 되는 것 같다.


K도 나처럼 제주도에서 편안함과 안정감을 갖게 되었을까? 어쩌면 K나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비슷하지 않을까? 조급해지고 조바심 내게 되는 사람들에게, 다치고 지치게 되는 사람들에게 하나의 사례, 하나의 가능성, 하나의 촛불로 역할 말이다.


좋은 영감과 기운을 나는 나의 방식으로, K는 K의 방식으로 풀어내가고 있는 중 아닐까? 다음 주에 '마음에 온' 카페에서 K를 만나 그동안의 이야기들에 대해 수다를 떨어야겠다.



공모전 준비로 다음 주에 만나기로 얘기를 주고받을 때 K가 나에게 이렇게 말해주었는데, 난 그가 했던 말에서 '천천히 잘'이라는 말에 마음이 편안해져서 좋았다. 강한 에너지가 아닌 따뜻한 온기가 있는 말이 나에게 힘이 되는 것 같다.



브런치 공모전 도전하시는군요!
천천히 잘 완성하셔서 좋은 결과 있으시길요! 화이팅!!




이전 03화신호를 무시하는 바쁜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