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제주도에서는 좋게 좋게 얘기해주었어야 했었는데
나는 막 불의를 못 참고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 애쓰거나 그러지는 않는다. 그런데 섬세한 성격의 사람이 커플로 데려온 사람이 본바탕과 민낯의 질이 좋지 않은 사람인 경우에 조절을 잘 못하게 된다. 난 섬세한 사람이 너무 불쌍하고 안타깝고, 그 질 안 좋은 사람이 너무 못마땅하다.
그것이 아닌 척 인간적이거나 따뜻한 척 가면을 쓰고 가리고 있든, 아예 대놓고 상대를 막대하거나 무시하든, 어느 쪽이든 그 본바탕과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내서 보여주고 싶어 진다. 그것이 소시오패스 성향의 사람이든, 자기애적 성향의 사람이든, 미숙하고 서툰 것이 아닌 그냥 바탕이 안좋은 사람이든, 섬세하거나 선한 사람들이 그런 류의 사람들에게 이용당하는 것이 보이면 안타깝고 화가 난다.
연남동에 있는 내 카페는 어떤 일이 있든 내가 감수하면 되는데, 제주도 마음에 온에서 진행하는 상담 같은 경우는 혹시나 카페 분위기를 안 좋게 만들게 되는 것은 아닌지 마음이 쓰였다. 그리고 제주도에 놀러 여행 온 사람들인 경우가 많을 테니 분위기를 안 좋게 만들지는 말자라는 생각도 많이 했었다.
제주도에서는 최대한 부드럽게 부드럽게,
제주도에서는 가능한 한 좋게 좋게
그런데 오신 커플의 남자분이 가지고 있는 성격과 바탕이 좋은 분이 아니셨다. 인위적이고 이중적이고, 최소한의 공감 능력은 결여되어 있었으며, 자신의 결핍에 대한 충족 욕구가 너무도 자기중심적인 모습이 강했다. 반면 여자분은 섬세한 성격의 분이셨다.
여자분은 그런 모습을 남자니깐 그럴 수도 있고, 잘해주는데 좀 서툰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 계열, 그 바탕이 전혀 아니었는데 말이다.
하아... 이걸 다 이야기를 드릴까,
그냥 적당히만 이야기를 드릴까
남자분이 그린 그림들과 남자분과 대화를 나누면서 적었던 내용들을 계속 살피듯 넘기면서 속으로 생각하고 생각했다. '어떻게 이야기드릴까...', '있는 그대로 이야기드릴까?', '그냥 적당히 이야기드릴까?' 속으로 고민하다가 일단은 돌려서 부드럽게 이야기를 드렸다.
먼저 와서 준비하고 기다리는 중
그런데 다행히도 남자분이 화장실에 좀 갔다 오시겠다고 일어나셨다. 그래서 그때 남자분이 그린 그림과 이야기해준 내용들을 좀 더 자세히 이야기를 드리고 이런 모습은 시간이 지난다고 괜찮아지거나 달라지는 그런 모습은 아니라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해드렸다.
섬세한 성격에 대해 이해받지 못하는 삶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해드렸다. 여기가 제주도이고, 이곳이 소설 같고 동화 같은 분위기의 카페이고, 내 일도 아닌데 하고 분석적이고 계산적으로 나의 선택을 내리고 싶지는 않았다. 나와 비슷할지 모를 섬세한 성격의 사람에게 보이고 알게 된 것을 알려주지 않을 수는 없었다.
여기에서 잠깐 어떻게 진행되는지 이야기를 드리자면, 우선 HTP와 동적 가족화라는 그림검사를 진행하고, 그림카드를 이용한 MBTI(본인이 생각하는 성격유형)를 봐드린다. 색채 심리 카드로 컬러 테라피 바탕의 내용을 파악하고, 지금까지 어떤 시간의 삶을 살아왔는지, 어떤 환경과 분위기 속에 놓여 있었는지, 상황상황에서 어떤 선택들을 했는지, 삶에서 중요한 요소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대화를 나누며 기록을 한다. 거의 말해주시는 그대로를 종이에 받아 적는다. 그리고 시작하면서 보여주시는 모습들, 사용하는 단어들과 반응들을 모두 고려해서 선천적으로 타고난 MBTI 성격유형을 찾아드리고, 그 성격유형 안에서도 더 깊이 들어가 프라이빗한 내용에 대해 이야기를 드린다.
먼저 와서 준비하고 기다리는 중
그날 마음에 온 카페에서 제주도 집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창밖을 보며 이런 생각이 했다.
아... 제주도에서는 좋게 좋게 얘기해주었어야
했었는데... 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