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과 얘기하면 편안해져요

by 연남동 심리카페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별말을 안 나누었는데도 답답해지고 내가 해오고 갖고 있는 것이 참 보잘것 없이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런데 또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무언가 내가 그동안 놓지 않고 가꾸어 온 것이 참 뿌듯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것도 별말을 나누지 않았는데 말이다.


그 비밀을 제주도에 있는 마음에 온 사장님과 잠깐잠깐 이야기를 나누면서 알게 되었다. 그건 어떻게 말을 하느냐보다 어떻게 살아왔고 어떻게 사람을 대하느냐에 있는 것 같다.


언제 사장님 아내분께서 이야기를 해주셨다. 사장님은 제주도 사람이고 이 동네에서 자라셨다고. 그리고 이 카페도 옛날 오래된 집을 수리하고 손 보아서 만든 곳이라고. 그래서 그런지 이곳을 처음 왔었을 때 입구에서부터 사장님이 어떤 분일지 궁금하고 내 느낌이 맞기를 기대했었다.


마음에 온 입구, 이렇게 봐서는 찾기가 힘들다 ^^
마음에 온 입구


처음 핸드폰의 지도를 보고 여기를 찾아왔을 때 지나쳤을 만큼 여기에 들어오라고 손짓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비밀스럽게 숨어있지도 않은 모습이 너무 좋았다. 이런 모습은 여기에 매주 오면서 사장님이 나를 대하시는 모습에서도 느낄 수가 있었다.


혹시 상담에 방해가 될까 봐



여기는 사장님이 테이블로 음료수를 갖다 주시는데, 내가 예약 손님과 상담을 하고 있는 중일 때는 상담에 방해를 주지 않으시려고 신경 써주시는 것이 느껴진다. 한 번은 따뜻한 차 종류를 갖다 주시는데, 상담 중에 죄송한데 차 포트에서 잎차를 뜨거운 물에서 꺼내는 방법만 잠깐 설명해드리고 갈게요. 하며 조심히 말하시고 가시는 모습도 그러시고, 상담의 흐름을 끊지 않으시려고 멀리서 기다려주시기도 하시는 모습을 보기도 하게 된다. 참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사려 깊게 마음 써주시면서 행동해주시는 것이 참 섬세해서 마음이 따뜻해진다.


오른쪽 아래에 있는 회색 무언가가 잃어버렸던 노트북 가방


한 번은 노트북 가방에 상담에 사용되는 종이와 연필을 넣어서 갖고 다녔었는데 집에 와서 보니 노트북 가방이 없는 것이다. 노트북은 없었지만 대신 산지 얼마 안 되는 최신 무선 이어폰인 에어팟이 들어 있는 노트북 가방이었다. 찾다가 없어서 사장님에게 혹시 카페에 노트북 가방 같은 것이 있는지 문자를 보냈었는데, 바로 전화가 왔다. 간단히 답장만 보내도 감사한데 전화를 해서 이야기를 해주시니 참 고마웠다.


오늘 나가실 때 노트북 가방 메고 가셨어요



오늘 카페에 손님들이 많고 사장님이 바빠 보이셔서 인사를 드리지 않고 조용히 카페에서 나왔었는데 나 나갈 때 어떻게 나가셨는지 보고 기억하고 계시다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참 무심한 듯 섬세하고 따스한 모습에 결국 노트북 가방도 새로 산 에어팟도 잃어버린 것은 아깝고 속상했지만 그래도 마음은 따뜻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전에 갖다 드린 책도 명함을 붙여서 눈에 잘 띄는 곳에 놓아주셨던 것도 감사한데, 상담을 시작하면서 내가 해드리는 상담에 관한 안내 팜플렛을 만들어 갖갔을 때 어디에 놓으면 될까요?라고 물어보았을 때 가운데 좋은 자리에 놓아주시면서 마음 써주시는 것도 감사했었다.



그런데 더 감사했던 그다음 주였다. 내 팜플랫을 더 좋은 곳에 더 잘 보이게 마음 써주신 것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 누구 말대로 내가 뭐라고.


혹시 누군가는 장사가 잘 안 되어서 그러는 거 아닌가?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곳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 워낙 커서 사람들이 찾아서 많이들 오신다. 나는 보통 상담을 할 자리를 잡고 기다리고 있으려고 예약 일정 시간보다 30분 정도 먼저 오곤 하는데 카페 안에 빈자리가 없어서 서서 기다리고 있어야 한 적도 있고, 때로는 다른 손님들이 자리 날 때까지 서서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사장님에게 죄송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보통 빈자리가 없어요.


나는 이 카페에 오면서 참 겸손해지게 된다. 사장님 부부가 사람들을 대하는 모습에서 말이다. 조용하고 담담하시지만 참 사려 깊고 섬세하시다. 매주 제주도에 와서 충전을 하고 다시 서울로 목요일 아침 비행기로 출근을 하는데, 이 카페에 와서 보내는 시간이 나에게는 참 좋은 기운과 영감을 갖게 해준다. 사장님 부부가 보여주시는 사려 깊고 섬세하게 살아가시고 사람을 대하는 모습이 서울에서 지치거나 상처 받게 되는 나를 치유해주곤 해서 감사하다.


그러지 않아도 이번 주 충격을 받게 되는 리뷰를 보게 되어서 상처 받고 주말 동안 상처 받은 마음으로 예약 손님들을 상담해주느라 힘들었다. 빨리 월요일 저녁이 되어서 서울을 떠나 제주도로 가고 싶다. 마음에 온 카페에 가서 치유받고 회복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마음에 온 인스타그램 중 에서


아,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