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심리카페에서 새로 준비하고 있는 독서모임을 만들어가는 30일간의 기록과 생각을 담고 있고, 이 글이 스물 다섯번째의 글입니다.)
최근에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이라는 넷플릭스 프로를 인상 깊게 보고 있는 중이랍니다.
JMS라는 종교 집단에 관한 이야기인데 보고 있으면서 건네고 싶은 질문이 있습니다.
왜 그 종교 집단에 있는 사람들은 쉽게 그곳에서 나오지 못했을까?
안타까운 것은, 과거형의 질문만이 아닌, 현재형의 질문도 함께 건네게 됩니다. 현재도 JMS는 존재하고, 그곳의 신도들은 지금도 있다고 하니 말이죠.
그 종교 집단의 많은 사람들 역시 우리와 같이 정명석이라는 교주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 것입니다. 그렇다고 지적으로, 사회적으로 무능한 사람들이 신도로 있지도 않다고 합니다. 정명석이라는 사람이 첫 전도한 사람은 서울대 다니던 학생이었고, 그다음이 연세대 대학원을 다니는 학생이었다고 하죠.
방송에 예전에 신도였던 사람이 인터뷰하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렇게 말합니다.
"사람들이 되게 긍정적이고 밝았어요, 일단은. 그리고 서로 위해 주는 마음도 컸고요. 월명동을 가서 행사를 보러 갔는데 막 서울대학교, 고려대학교, 연세대학교... 각각 대학에서 자기들 나름대로 뭐 치어라든지, 뭐 모델이라든 나오는 거죠, 무대에. 키는 뭐, 거의 170 이상에 180에... 어린 나이에 그 모습을 봤을 때, 굉장히 웅장하고 멋있어 보였어요."
방송을 보면서 계속 떠오르는 유명한 심리학 연구가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스탠리 밀그램의 전기 충격 실험입니다. 복종에 관하여 알아보기 위해 스탠리 밀그램이 진행했던 연구인데요.
인류를 위해 필요한 연구라며 참가비를 받고 명문대인 예일 대학교에서, 가운을 입고 있는 권위자의 전기 충격을 가하는 버튼을 누르라는 지시, 밀폐된 연구실, 내가 충격을 가하는 전기의 볼트 수는 15V에서 450v까지 단계별로 점점 더 강한 전기 충격을 가하지만 권위자는 건너편에서 전기 충격을 받는 사람이 비명 소리를 내도 인체에 해롭지 않다고 말을 하면서 계속하라고 하는 상황이 포인트가 되는 부분들입니다.
내가 하는 행위로 누군가 고통을 받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면서도 450V의 전기 충격까지 버튼을 누른 사람은 아래 표와 같다고 합니다. 미국에서뿐만이 아니라 같은 실험 세팅을 갖고 다른 나라들에서도 진행을 했었는데, 결과는 아래와 같았다고 합니다.
미국 성인 일반인은 65%였다고는 하지만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이 실험이, 지금 내가 하는 선택이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끝까지 복종했다는 것이죠.
이러한 결과를 반영해 주는 또 다른 신도였던 사람이 인터뷰한 내용이 있습니다.
"거기 있으면서 저도 좀 변해요. 정명석의 패턴대로 저를 맞추게 되었었고 정명석이 좋아하는 것들 위주로 하려고 노력을 했었어요. 점점 더. 그래서 정명석이 시키는 대로."
이상하고 잘못된 것을 알면서도 나오지 못하는 사람들이 보이는 모습이 스탠리 밀그램의 실험이 생각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이야기 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우리가 초점을 맞춰야 하는 것은 85%가 아니라는 것이죠.
끝까지 전기 충격 자극을 주는 버튼을 누르지 않은 사람들입니다. 바로
스스로 판단한 것을 행동으로 옮긴 사람들의 수인 것이죠.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작용을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결국은, "양심의 가책을 받는 감수성"과 "스스로 판단한 것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환경"이 이상하고 잘못된 것에 저항을 하고 거부를 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도 그럴 수 있는 환경에서 그런 감각과 근력을 키운 사람들이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그런 역할을 하고 싶었습니다. 도움이 필요한 분들에게 도움을 주는 시간과 공간이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