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를 편안하게 만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저 립서비스를 하는 것은 마치 저녁 식사 대신 사탕으로 때우는 것과 같아서, 관계를 진정으로 편안하게 만들지는 못합니다. 조금이라도 감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너무도 쉽게 느끼죠. 그것이 영혼 없는 빈 잔머리, 립서비스에 불과하다는 것을요.
그런 것에서 편안함을 느끼려면 꽤 많이 둔한 사람이어야 할 겁니다. 아니면 아예 좋은 관계라는 것에 대한 기대 자체가 없거나요.
종종 "어떻게 말해야 관계가 좋아지나요?"라고 물으시는 분들이 있는데, 사실 답은 그 반대에 있습니다. 관계를 편안하게 만드는 사람들은 관계를 불편하게 만들 말과 선택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라는 것이죠. 어떻게요? 이렇게요.
'천하제빵'이라는 방송에서, 제빵사와 셰프가 한 팀이 되어 한 끼 식사가 되는 빵을 만드는 미션을 수행하는 장면이 나왔습니다. 그중, '흑백요리사'에도 출연했던 조서형 셰프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경연 방식은 전반전에 제빵사가 혼자 빵을 만들고, 후반전에 셰프가 투입되는 구조였어요. 전반전 동안 셰프는 떨어진 곳에서 지켜보기만 해야 했죠.
조서형: (경연 전) 죽순을 채반에 받쳐달라고 얘기를 했었어요. 근데 죽순을 물에 계속 담가 놓으시더라고요. 딱 보니까, 이거는 죽순의 고소한 맛이 다 빠졌겠다 싶었죠.
식재료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제빵사 참가자의 실수를 확인한 조서형 셰프는, 투입 알림 소리를 듣자마자 팬트리에서 스위트콘 통조림을 챙겨 갑니다.
조서형: 스위트콘 캔 국물이 죽순 속대 맛이랑 비슷하거든요. 아, 이거 그냥 국물로 가져가서 졸이자.
서둘러 뛰어오는 조서형 셰프를 보고, 제빵사 참가자가 말합니다.
제빵사 참가자: 최대한 생각나는 거 다 했어요.
조서형: 잘하셨어요.
일단 안심을 시킵니다. 그리고 잘못된 부분을 수습하기 위해 조용히 죽순의 상태를 확인합니다.
조서형: 원래는 냉채처럼 나가서 죽순 위에 홍시 소스를 얹는 버전이었어요. 새콤하게, 약간 죽순의 식감을 즐길 수 있는 거였는데, 가서 손으로 만져보니 죽순이 이미 다 으깨진 상태였어요.
조서형: 근데 그 자리에서 잘못했다고 말하면, 팀워크가 다 꼬여버릴 것 같아서 얘기 자체를 안 했어요. 아마 주영석 도전자님 지금 모르고 계실 걸요?
웃으며 말합니다. 실제로 제빵사 참가자의 인터뷰 장면에서, 그런 일이 있었는 줄 전혀 몰랐다고 하더군요.
심사위원단 중 한 명이 이렇게 말합니다. "조서형 셰프님 뛰어다니고 계세요,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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