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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남동 심리카페 Oct 18. 2019

원래 내 이야기는 잘 안 하는 편인데,

이런 리뷰를 본 적이 있습니다. 



원래 내 이야기는 잘 안 하는 편인데,
나도 모르게 내 이야기를 술술 말하게 된다.



내 이야기를 누군가가 들어준다는 것이
얼마나 큰 위로가 되던지 눈물이 핑 돌았다.



사실 요즘 참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심리카페에 있다보면, 사람 관계에서 혹독한 성장통을 앓고 있는 분들을 만나게 되곤 합니다. 


괜찮다 괜찮다 되뇌이며 자신의 마음을 애써 무시해도 사실 안 괜찮은 것을 알고 계신 경우들이 많죠. 그저 이 시기기 얼른 지나가기만을 바라지만, 그 바람과는 별개로 마음들이 너무도 힘들어 하고 계시는 모습들을 보게 됩니다.


자신의 마음을 모르겠을 때가 있죠. 내 것이지만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이 내 마음인 것 같다고 말을 하시던 분이 계셨습니다. 


연애와 관계가 어렵다고 했던 그 분은 두 번의 이혼을 겪고 힘들어 하고 있었습니다.

    


그녀의 첫 번째 결혼은 부모님에게서 벗어나고 싶어서 저지른 탈출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탈출로 생각한 결혼은 몇 개월 지나지 않고 끝내버렸죠.          


그녀의 두 번째 결혼은 함께이면서 혼자라는 서글픔을 다시는 느끼고 싶지 않아서 내린 선택이었죠. 하지만 가정적이라고 생각했던 남자도 그녀에게 혼자란 서글픔을 느끼게 했었죠.           


결국 두 번째 결혼도 몇 개월 지나지 않아 끝내게 되었습니다.




두 번의 이혼


그녀에 대해 잘 모르고, 조심성 없는 사람들은 쉽게 그녀를 충동적이다거나 괄괄하다거나 자기중심적이라고 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녀를 그렇다고 말해버리기에는 그렇지 않은 모습이 더 많으니까요.


어린 시절, 너무도 정서적으로 단절되고 답답한 시간을 보내야 했었고, 근사한 모습이고자 하는 사람이 보여주는 모습은 그녀로 하여금 상대가 가지고 있는 성향과 성격을 파악하기 어려운 일이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섬세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그녀는 너무도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보금자리를 바라는 마음이 컸기에 더 그런 몸부림과 같은 선택들을 했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 그녀는 첫 번째 결혼을 할 때 바랐던 것은 이룬 삶을 살고 있죠. 부모님에게서 벗어난 삶이요. 하지만 외롭습니다. 보금자리가 없어서 느끼게 되는 외로움은 그대로였죠.


그래도 함께이면서 혼자라는 서글픔을 느끼며 사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합니다.



‘서글픔’이란 단어는 
외로워서 불쌍하고 슬이란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같이 있는데 자신이 혼자란 외로움을 느끼고, 그렇게 같은 공간에서 혼자란 외로움을 느끼고 있는 자신이 불쌍하게 느껴지고, 그런 상황에 놓인 자신을 보자니 너무도 슬펐다고 합니다.


외롭고 싶지는 않지만,

더 외롭고 싶지 않기에

웅크려 사는 것을 선택한 그녀였던 거죠그녀가 겪었을 삶을 그려보면 당연한 일이기도 하죠.



만약에,

처음에,

애당초,


그런 선택을 하지 않을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요?



분명 다른 삶을 살 수 있고 다른 시간을 보낼 수 있었을 것입니다. 아프고 힘든 시간 역시 자신의 이야기 일부로 안고 있는 분에게 더 외롭고 싶지 않아 웅크려 있지 않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섬세한 성격의 사람에게 있어서 관계(연인이나 부부)라는 것은


노력보다
분별과 선택이 더 중요합니다.



섬세한 성격의 사람에게 관계는 자연스러운 이끌림과, 그 안에 설렘과 편안함, 그리고 정서적 풍요로움이 필요하니까요. 그리고 혼자인 시간만큼이나 교감과 친밀감, 그리고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 또한 필요하니까요.


그런데 그렇지 않은 사람과 그런 관계를 만들어가려고 하니 사랑이라는 것이 어려운 것이 되죠. 사랑이라는 것은 어려운 것을 해내고 노력한 사람들의 전유물 같은 것이 아닙니다. 


자신에 대해 알고, 자신과 맞는 사람을 찾고, 그러한 사람과 서로 정성을 들이고 안정감을 느끼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가장 자연스러운 나의 모습 그대로여도 괜찮은 사람을 찾는 것이 막연하게 좋은 사람, 막연하게 가정적일 것이라고 생각되어지는 사람, 나에게 잘해주려고 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심리카페에서 자주 보게 됩니다. 


섬세하고 착한 사람들이 힘들고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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