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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콕재택커 Nov 04. 2023

웹3가 일하는 법: 디지털 노마드


이번 글에서는 웹3 업계의 사람들이 일하는 법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계획대로라면 이더리움이 아닌 다른 웹3 프로젝트의 커뮤니티에 대한 이야기가 올라왔어야 하나 남의 아픈 곳을 찌르는 것이 조금 부담스러워 다른 커뮤니티에 대해서는 조금 더 깊이 연구한 후 제대로 된 정보로 아픈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웹3가 일하는 방식 또한 웹3에서 빠른 속도로 혁신이 만들어지는데 기여하고 있다. 업계의 채용 공고를 몇 개만 살펴보면 대부분의 웹3 기업들이 원격 근무를 기본 업무형태로 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원격 근무는 국내 기업에서 복지처럼 이야기하는 원격 근무와는 차원이 다르다. 국내 기업들의 경우, 피고용인이 한국에 거주할 것을 전제로 채용을 진행하고 있고 원격 근무를 하더라도 일주일에 몇 번은 회사에 나와서 근무하고 회의에 참여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원 거주지 밖에서 근무하는 것을 "워케이션"이라고 표현하면서 일종의 단기적인 복지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웹3 기업들은 사무실이 없는 것을 전제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사무실이 없기 때문에 특정 도시나 국가에 사는 직원만을 고용할 필요가 없다. 일반적으로 회사가 창립된 도시나 국가에 다수의 직원들이 모여있는 경우가 많지만 그러한 경우에도 사무실 없이 혹은 회사의 규모에 비해 아주 작은 규모의 사무실만을 유지한 체 운영되고 있는 회사들이 대부분이다. 


지리적 차이는 화상회의를 통해 극복이 가능하지만 시간적 차이는 극복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업무에 기준이 되는 시간대를 정해두고 그 시간대에 일할 수 있는 지역에 거주하는 인원을 중심으로 팀을 꾸리고 업무를 해 나간다. 물론, 정기적으로 열리는 미팅에 참여할 수 있으며, 업무를 수행하는데 문제만 없다면 지리적 위치를 문제 삼지 않는다. 


이러한 구조가 역설적으로 웹3 노동자들의 지리적 집중을 가져오고 있다. 많은 웹3 노동자들이 인도네시아의 발리, 포르투갈의 리스본, 태국의 치앙마이 등 날씨가 좋고 물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곳으로 모이고 있다. 거주지 밖으로 여행을 해서 컨퍼런스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이러한 지역의 공유 오피스에서는 웹3 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열린다. 여기서 서로 다른 국적, 다른 회사에 속한 사람들이 상호작용을 하면서 다시 지식과 경험, 사업 기회에 대해 공유하는 장이 열린다. 과거 미국의 실리콘밸리가 했던 역할이 웹3 업무환경의 특수성으로 전 세계로 분산되고 있는 것이다.  


원격근무라는 웹3의 업무 방식과 컨퍼런스 중심의 업계 문화가 상호작용하면서 컨퍼런스 팔로워라는 새로운 그룹들이 업계의 혁신에 기여하고 있다. 보통 가족이 없는 20대로 구성된 이 집단은 거의 모든 주요 컨퍼런스를 따라다니며 생활하고 있다. 이들은 정해진 거주지 없이 DevCon, DevConnect, EthCC 등 대규모의 컨퍼런스가 진행되는 곳으로 이동하면서 업무를 진행하고 동시에 그곳에서 컨퍼런스, 애프터파티, 해커톤 등에 참여하면서 경험을 추가하고 네트워크를 확장함으로써 자신의 영향력을 넓히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들이 연결됨으로써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사업체들이 국경과 상관없이 연결될 수 있으며, 정보와 지식, 그리고 자본이을 연결시키고, 이를 통해 혁신을 촉진시키는데 기여하고 있다. 


필자의 경우, 2023년 5월부터 태국 방콕에서 거주하고 있다. 아내가 방콕에 주재원으로 파견되면서 주거지가 변경된 것이고, 필자의 회사의 계획과는 무관하게 이루어진 이주 결정이었다. 하지만, 회사에서는 오히려 이 결정에 대해 환영했다. 추가적인 비용 지급이나 채용 없이 새로운 시장에서 네트워크를 넓히게 되었다는 회사차원의 판단이 이루어진 것이다. 


방콕이라는 도시 또한 물가가 싸고 생활 여건이 좋아 많은 웹3 업계 사람들이 모여 있다. 물론, 방콕으로 이주만으로 하루아침에 웹3 업계의 사람들과 상호작용 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업계 특성으로 인해 아주 쉽게 같은 업계의 사람들을 찾을 수 있었다. 방콕에서도 다른 도시와 마찬가지로 주기적으로 컨퍼런스, 밋업이 진행되고 있었고, 몇 개의 행사에 참여하면서 행사마다 마주치는 사람들이 생겼고, 그들을 통해 네트워크의 외연을 확장해 나갈 수 있었다. 필자의 경우, 방콕에서 만들어진 네트워크가 실제 사업 기회로 이어져 그 기회를 현실화하는 노력을 진행 중이다. 


혁신은 연결에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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