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7 「호랑이 잡는 법」 박노해

엄마 생각 난다

by 익명의 글쓴이
com.daumkakao.android.brunchapp_20180617223537_1_filter.jpeg #017 「호랑이 잡는 법」 박노해(17번 필터,Pental VICUNA)

#1.

내가 아주 어렸을 적부터 엄마가 귀에 못이 박히게 해준 말이 있다.


"호랑이 굴에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사는거야, 알았어?"


엄마는 내가 딸이지만 한번도 약한 마음을 먹게 키우신 적이 없었다.

누구랑 다퉜다 소리만 전해도 가장 먼저 묻는 말은
"이겼어? 내 딸은 지고 오면 안된다. 이기고 와. 뒷일은 엄마가 책임질 테니까." 였고,

눈물 한 방울이라도 엄마 앞에서 이유 없이 흘렸다간 바로 호통을 들었다.

쓸데 없이 눈물 흘리지 말고 똑바로 생각하고 정신차려서 말하라는 멘트와 함께.


진절머리나게 들은 저 말들 덕분인지, 나이가 그래도 적지는 않은 지금은 남 앞에서 크게 겁을 먹는 순간이 그리 많지 않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엄마가 만약 나를 매사 그렇게 잡아두지 않았다면

내성적이고 주눅 잘 들었던 내 멘탈은 어렸을 때 이미 가루가 되도록 바스라졌을 것이다.

아마 엄마는 그렇게 내가 크면 바보같이 해야할 말도 못하고 살 게 뻔하니 어렸을 때부터 연습을 시킨 것이겠지.

물론 지금은 딸이 머리가 크니까 할말 다한다고 혼나지만


#2.

얼마 전부터 뭔가 정신이 허공을 떠다니는 느낌인데..

고삐를 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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