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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니 Jul 25. 2024

예쁘다. 사랑스럽다. 그렇다.

브런치북 <지구는 아파도 다시 사랑하는 걸> 연재 뒷 이야기_3화


풀꽃은 아니고 예뻐서 '봄꽃'으로 ^^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너무 잘 알려진 시다. 나태주 시인의 <풀꽃>

<지구는 아파도 다시 사랑하는 걸> 3화 연재를 마치고 나서

이 시가 생각난다.


첫 작품 연재를 시작했다. 내가 살아온 '나와 가족들 이야기'다.

작가라는 명칭이 주어졌지만 책을 출간하는 작업은 아직 '버킷리스트'다.

책 출간이 이루고 싶은 목록이었다.

이런 유형의 속 깊은 개인사를 쓰려는 목적은 별로 없었다.


달리기 얘기도 있고,

학생들과 티격거리는 얘기도 있고,

자영업 자니까 브랜딩이나 마케팅 관련 주제도 있었다.


그런데 위의 주제로 브런치팀에 기획안을 제출하는 족족 거절받았다. 실상 2번. ㅎㅎ


세 번째는

'예잇~ 이렇게 해보겠다고 하고, 합격하면 다른 주제로 바꿔도 되겠지.

감독까지는 안 할 거 아냐.'라며 카드 조커처럼 던진 '소제'이자 '기획안'이었다.

위의 앙큼한 생각대로 했어야 했나? 싶다. ㅜ.ㅜ


이하는 나의 의견이다.
브런치팀으로부터 작가 합격 소식을 들었다면 처음에 작가 도전을 위해 제출한 작가만의 '예비기획서'는 기획서로 끝낼 수 있다고 본다. 브런치팀은 작가가 관심 있게 생각하는 주제나 소제에 대해 '한 권의 작품' 즉 '책 한 권'집필에 대한 역량을 점검한다고 본다. 기획 안에 맞게 쌓인 글이 충분하거나 책으로 엮어져 나올 만하게 그 분야의 경력이 쌓였다고 판단되면 승인을 해주는 분위기다. 책의 소제와 주제에 맞는 작가로서의 역량과 끈기가 있는지 점검한다고 생각한다.

그다음은 작가 자신의 기획대로 자유롭게 해내는 일만 남은 것이다. '고군분투'의 방법이던, 준비된 실력이 많아서 '일필휘지'로 술술 써내리는 방법이던 작가의 자유다.

또 하나, 브런치팀은 작가 승인을 해주고 나서 '기획안'과 진행 중인 '실제 책' 방향에 대해 그 이상의 관여나 감독은 하지 않는다. 그걸 알지만 나는 제출한 '초기 기획'대로 진행 중이다.


경험하기 전에는 이게 제일 쉽게 써질 거라 생각했다. ㅎㅎ

물론 굳이 쓰려는 마음은 없었지만. 

기획안 통과하고 나니, 이전에 들었던 메시지들이 떠올랐다.

글수업 스승들이자 기성 작가님에게 '글수업'을 들으러 다닌 적이 있다.

나 같은 아마추어들에게 해 주시는 공통의 조언이 있었다.


"자신의 스토리를 쓰세요."

"누구나 한 편의 드라마는 가지고 있어요. 그걸 쓰세요."


https://brunch.co.kr/brunchbook/earth-loves


지금은 그 소리가 엄마의 야단치는 소리와 비슷하게 해석된다.  

사춘기 때 내 멋대로 행동하고 반항하면서도 엄마의 반응은 이해하지 못했다.

나로 인해 속이 너무 상하면 쏟아 붙이는 말씀이 축복인지... 반대인지...?

축복은 아닌 분위기였다.


"너 같은 딸만 낳아서 길러야 해. 한 3명은 낳아 보렴"


글을 배우기 위해 찾아갔던 선생님들의 조언이 엄마의 말씀과 닮았다는 생각은 무리인가?


"경험해 보셔야 합니다. 작가의 작품 잉태는 말입니다. (수고해 보셔야 압니다.)"


선생님들의 가르침은 부드러웠는데,

세상만사는 정말 겪어봐야 그 속을 아는 것 같다. ㅎㅎㅎ


쉽지 않다. 이궁~ 아니 어렵다. ㅠ.ㅠ


그래서 좋은 점을 찝어 기록하여 남기련다.

글을 쓰기 위해 '나의 과거'를 자꾸 들여다본다. 생각한다.

다행히, 과거라서 타인의 이야기처럼 분리된다. 

관점이 다양해지니까 재해석도 나아진다.


나태주 시인님의 <풀꽃>이 되어간다.

나태주 님의 권면처럼



아팠던 이야기도

부끄러워서 내놓기 힘들었던 사연도

그런 스토리 속에 살고 있었던

초라하고 작았던 나와 이웃들도


자세히 보니까 예쁘다
오래 보니까 사랑스럽다
당신과 우리도 그렇다



https://brunch.co.kr/@honey5ria/97




글을 쓰자니, 자세히 봐야 하고, 오래 봐야 된다.

다시 보고 고치고 새벽 눈 떠서 앱 열어 편집한다.

나만 그런 게 아닐 테다.


포스팅했으면 멀어져야 하는데 자꾸 봐서 머리에 문장이 사건이 맴돈다.

내려놓고 멀어지는 방법도 배워간다.


방법은?

ㅎㅎㅎ

다시 새로운 글을 써야 이전 글이 잊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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