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때 관광객의 발길이 끊어지자 명동 근처의 호텔들이 매물로 나왔었습니다. 그때 명동거리는 관광은 커녕 개미 한마리 지나가지 않는 유령도시 같았습니다. 그 상황에서도 기회를 보는 이들이 있었습니다. 호텔을 사서 MZ세대가 사는 공유주택으로 리모델링하겠다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당시 답사를 갔는데, 노후한 시설 등 단점만 보이고 어떻게 바뀔지 도통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었습니다. 이게 된다고? 꿈도 야무지다고 생각했습니다. 호텔 지배인이 옥상에서 도시 양봉을 하던 것만 인상적으로 기억납니다.
그런데 2년 후 찾은 그 곳은 몰라보게 달라져 있었습니다. 이 전의 모습이 기억이 안날 만큼 메이크오버 된 것입니다. 동대문에 있는 맹그로브 건물입니다.
돈이 계획보다 더 들어갔을 것이고 공사기간도 늘어났을 것이고 계획대로 구현도 안됐을 것입니다. 반대에 부딪혔을 것이고 회의감도 들었을 것이고 당연히 욕도 많이 먹었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 멋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는 기회를 보는데, 저는 현실에 매몰되어 아무것도 못 본 것이 부끄러웠습니다. 상상할 줄 아는 사람만이 변화를 만든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미래는 상상하는 사람들의 것이라는걸요.
또 다시 오래되고 노후한 공간에 오게 됐습니다. 한때 지역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변화에 밀려 십 여년 동안 쓸모를 잃고 잠을 자고 있는 거인입니다. 이제는 깨어난 후 달라질 모습을 상상해보려고 노력해봅니다. 조감도를 열심히 들여다 봅니다. 아직 내공은 부족하지만 반갑게 맞이할 준비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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