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이상한 글쓰기 모임 [글로채움]

아이들만의 소셜

by 노미화

이 모임에서 제가 한 일은 거의 없습니다. 글을 어떻게 쓰는지 설명하지 않았고, 어떻게 하면 잘 쓸 수 있는지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한 일은 단 하나였습니다. 아이들이 글로 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 정답이 없고, 형식이 없고, 잘해야 할 이유도 없는 공간이었습니다. 글을 쓰다 말아도 되고, 문장이 엉켜도 되고, 맞춤법이 틀려도 되는 곳. 누군가 고쳐주지 않고, 평가하지 않고, 대신 읽어주는 공간이었죠.

아이들은 그 안에서 말처럼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을 다듬지 않은 채 그대로 올렸고, 끝나지 않은 문장을 그대로 두었고, 엉뚱 기발 한 이야기들을 이어 붙이기도 했습니다. 글쓰기 모임이 아이들에게 준 것은 글쓰기 기술이 아니라, 말해도 괜찮다는 감각이었습니다. 누군가 읽어주고, 반응해 주고, 기다려주는 경험. 그 경험이 쌓이자 아이들은 점점 더 오래 머물렀고, 점점 더 많은 말을 꺼내고, 함께 쓰는 글친구들의 글을 기다리기 시작했습니다.

이 모임은 결과적으로 아이들만의 소셜이 되었습니다. 다만 우리가 흔히 아는 소셜과는 많이 다르죠. 사진 대신 글이 올라왔고, 빠른 반응 대신 느린 댓글이 달렸습니다. ‘좋아요’ 대신 ‘이 부분이 웃겼어’ ‘나도 비슷한 생각을 해봤어’와 같은 말들이 오갔습니다. 공간은 어른들의 소셜을 닮았지만, 훨씬 아이다웠고, 그래서 더 건강했습니다.

초기에는 몇 가지 운영 규칙이 있었습니다. 이건 아이들이 정한 것도, 완전히 자유로운 것도 아니었습니다. 안전한 공간을 유지하기 위해 어른이 최소한으로 정한 안전장치에 가까웠죠.

매일 짧게라도 써보기.

하루 15분에서 20분 정도라도 써보기

분량은 자유. 짧은 글도, 긴 글도 가능. 동시도 환영, 랩도 환영, 노랫말도 환영

서로의 글에 대해 예의를 지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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