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누각.
모래 위에 쌓인 누각.
지금의 나를 돌아볼 때 자꾸만 나를 괴롭히는 단어다.
사상누각이구나.
성이라고 쌓았건만 흔들흔들 위태롭기가 보기 애처로운 지경이다.
전문의 면허를 따고 3년에서 5년쯤 일하면 실력이 많이 쌓이고 날아다니기까지 한다는 소리를 들었다. 최신지견을 공부한 지 얼마 안 되었고 경험치가 더해지면서 무르익는다고 어디선가 분명히 들었단 말이다.
근데 왜 난 사상누각이 자꾸 떠오르는가.
왜 이렇게 위태위태한가.
생각보다 잘하고 있는 걸 수도 있다.
예전에는 아예 못하던 걸 할 수 있는 것도 많아졌다.
그런데도 불안감이 치솟는다.
자신이 없고 실수를 할까 무섭다.
멀쩡히 행하던 시술마저도 이상한 일이 벌어질까 두려울 때도 있다.
그냥 불안장애일까.
잘 모르겠다.
아무도 내가 잘하고 있는지 잘못하고 있는지 알려주지 않는다.
이 따위로 일하냐고, 네가 뭘 잘못했는지 아냐며 친절하게 혼내주는 선배는 없다.
이럴 때 어떻게 하면 좋은 지는 알고 있다.
바로 공부하는 것.
잘 모르는 것을 찾아보고 숙지하고 행하는 것.
알지만 잘 안 되는 바로 그것. 공부.
아아.. 공부하기 싫다.
그 벌로 이렇게 매일 불안한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