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많이 마시자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말한다.
"나는 술이 좋아서가 아니라 사람이 좋아서 혹은 술자리의 분위기가 좋아서 마신다."
왜 사람이 좋고 술자리 분위기가 좋을까?
그건 취해서 그렇다.
술을 좀 마시면 취했으니 사람도 좋고 술자리 분위기도 좋아지겠지.
이왕 이렇게 결론이 나온 거 어떻게 하면 술을 많이 마실 수 있는지 제가 알려드리겠습니다.
술을 많이 마시면 사람도 분위기도 더 좋아질 테니까 말이죠.
술을 많이 마시기 위해선 동기가 중요합니다.
이왕이면 좋은 동기면 좋겠죠.
결혼, 승진, 이직, 취업,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의 재회 등 인생에는 축하할 관문이 참 많죠?
그럼 좋은 분위기에서 술을 왕창 마실 수 있습니다.
1. 결혼, 2. 승진, 3. 이직, 4. 취업, 5. 생일
'오~ ( ) 정말 축하한다, 한 잔 받아~'
1~5번 의 단어를 상황에 맞게 위 문장에 적용해서 술을 한 잔 줘보세요. 아마 잘 마실 겁니다.
좋은 동기만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다면 인생이 재미없죠. 나쁜 동기 또한 술맛을 나게 합니다.
하지만 나쁜 동기로 만날 때는 소주를 꼭 마시도록 하세요, 그게 좀 인생을 아는 것처럼 보이게 하거든요.
"야, 힘들지, 네 맘을 내가 더 어떻게 다 알겠냐. 소주나 한 잔 하자."
하면서 가오를 한껏 잡아보세요. 그러면 술을 왕창 왕창 마실 수가 있답니다.
좋은 동기도 나쁜 동기도 없는 경우에는 억지로 만들면 됩니다.
솔직히 어린 시절 부모님과 트러블 하나 없는 사람 없죠? 갑자기 그때 이야기 꺼내서 분위기를 우울하게 만든 뒤 소주를 시켜보세요, 혹은 인생 포기할 뻔 한 이야기, 대학교 1학년 때 학점 1점대 받았던 이야기 등으로 나쁜 동기 유발로 소주를 마시면 됩니다.
혹은 좋은 동기도 억지로 만들 수 있어요.
아이폰 새로 산 기념으로 한 잔 하고 여자 친구와 1년 3개월 된 기념으로 한 잔, 엄마가 두부 심부름시켰는데 말 잘 들어서 칭찬받은 기념 등등으로 좋은 동기를 만들어 신나게 술을 드시기 바랍니다.
술을 많이 먹기 위한 멤버도 중요합니다.
좋은 멤버의 조건은 1. 기본 주량 이상 마실 수 있는, 2. 술을 좋아하는, 3. 한 번 마시면 끝을 보는 멤버라면 문제없습니다.
꼭 그렇지 않나요?
얘네들만 마시면 술을 많이 먹게 되는 멤버들이 있습니다, 이런 멤버의 특징은 오늘은 진짜 간단히만 마시자고 다짐하지만 정신 차리면 이미 만취가 되어 있습니다.
술맛 돋게 하는 핵심 멤버 하나쯤은 섭외를 하는 것이 좋은데요, 얘네들은 보통 소맥을 기깔나게 타거나 적절한 타이밍의 짠을 유도해 술을 마시게 합니다. 앞서 말한 좋은 동기, 나쁜 동기를 적절히 배합하여 술맛 나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기도 하죠.
우리 모두 열심히 노력해 서로에게 민폐가 되지 않는 좋은 멤버가 되도록 합시다.
안주만 좋으면 술 많이 먹는 건 일도 아닙니다. 전통의 강호들이 있죠.
곱창이 대표 메뉴입니다.
친구가 곱창 먹으러 가자 그러면
'아 이 녀석이 오늘 코가 삐뚤어지고 싶구나'
생각을 하게 됩니다. 술을 부르는 안주들은 그 외에도 많습니다.
닭발, 복지리, 회, 삼겹살 등등.
술을 많이 먹고 싶다면 이러한 메뉴들을 잘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이것은 개인적인 선호의 문제라 길게 적지 않겠습니다.
때로는 이색적인 안주와 술을 조합하는 것도 좋습니다.
피자와 소주, 치킨과 소주, 곱창과 와인, 즉석떡볶이와 칵테일 등.
흔치 않은 이런 조합들로 하여금 기존의 사고체계를 무너뜨려 술을 많이 먹게 하는 효과가 있다는 스텐포드 대학교 연구진이 되고 싶은 저의 발표입니다.
오늘 밤 고주망태가 되고 싶은 여러분이라면 기억하세요.
1. 동기
2. 멤버
3. 안주
세 가지 요소를 잘 생각해 술자리를 만들어 보세요.
오늘 밤, 만취해 엄마 아빠 못 알아보는 호로자식이 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수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