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중에서
기본개념
누군가의 집에 초대를 받아 밥을 먹을 일이 있을 경우 크게 두 가지 케이스로 나눌 수 있다.
집에 잔치가 있어 축하해주는 경우 혹은 일상적인 저녁식사이다.
전자의 경우 마음 놓고 먹을 수 있지만 후자는 포식을 해도 무방한 넘처나는 잔치음식이 아니라 여러 명이 나눠먹어야 할 한정된 재화를 의미한다.
식객은 기본적으로 환영을 받을 수 없다. 음식을 축내니까.
환영받는 식객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주인이 느끼기에 음식을 많이 축내지 않는다면 환영받는 식객이 될 가능성이 크다.
먹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먹긴 먹되 티 나지 않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보통
"냄새 좋네요" "맛있습니다" "요리 솜씨 좋으시네요"
이 정도의 칭찬 멘트를 남긴다.
근데 과연 환영받는 식객이 되려면 이 정도로 충분한가?
"맛있습니다." 이렇게 끝날게 아니라 냄새나 맛과 관련해서 세련되고 감각적인 형용사를 쓸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닭볶음탕이라면
"야~이거 아주 매콤하면서도 혀끝을 쏘는 독특한 맛이 나네요."
이렇듯 문화적은 칭찬 멘트를 남기면 주인은 자신의 요리의 보람을 느끼게 된다.
보통 그 날의 메인 요리에는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쏠려있다. 그렇기에 거기에 너무 손을 많이 대면 안 좋은 인상을 주기 쉽다.
갈비찜의 갈비뼈, 게의 껍데기 등 유독 잔해가 남는 음식이 있다. 이런 잔해를 산더미처럼 쌓아놓으면 인상이 안 좋아 지기 쉽다. 많이 먹었다고 자랑할 일이 아니다. 먹긴 먹되 많이 먹지는 말고 부득이하게 잔해가 나올 경우 숟가락을 이용해 살짝 접시 뒤로 밀어 넣어 잔해를 안 보이게 해야 한다.
식사 시 식객이 대화도 안 하고 밥을 꾸역꾸역 먹는다고 상상해 보자. 그것만큼 얄미워 보일 수가 없다.
지속적으로 대화에 참여하고 유머도 한, 두 개 준비했다가 말할 필요가 있다.
팔을 쭉 뻗어 반찬을 집으면 얼마 먹지도 못하는데 남들이 볼 땐 유난스럽고 많이 먹는 인상을 주기가 쉽다. 티 안 나게 먹는 게 포인트다.
식사 때 바깥주인이 좋아하는 반찬이 한, 두 개 씩은 있다. 이런 음식들을 바깥주인과 동시에 젓가락질하면서 먹으면 아주 미움받는 지름길이 된다.
주인이 바지에 묻은 국물을 닦는다거나 핸드폰을 받을 때 등 어수선할 때를 적극 이용하라. 6번과도 연관이 있는다. 주인이 좋아하는 반찬을 먹지 말다가 어수선할 때를 노려 먹으면 티가 나지 않는다.
이 정도는 상식.
"많이 먹어라" 말하면서 밥 위에 올려주어 내 배 채우는 거에만 골몰하는 사람이 아니란 걸 보여줘야 한다.
마지막 한 조각에는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쏠려 있다. 남들도 먹고 싶은데 참고 있는 거다. 그 반찬을 날름 먹으면 어떻게 되겠는가? 주인이
"이거 마저 먹고 치워라."
해도 절대로 먹어선 안된다.
절대로 배가 터지겠네, 배불러 미치겠네, 이런 말들을 해서는 안된다.
자신이 생각해도 선을 넘었다 싶으면 빈 접시를 싱크대로 옮겨 설거지를 해라. 사랑받는 식객이 될 수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wgOT4csV0D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