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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꿀갱 Jul 07. 2017

당신을 똑똑하게 만드는 무적 단어 5개

상대를 지성으로 처바르자


지성이란 무엇일까? 단순히 많이 아는 것을 말하는 걸까?

칸트는 말했다.


'너의 지성을 스스로 사용할 용기를 가져라'


똑똑해지고, 더 많이 배워라가 아니다.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지성이 아니라 그 지성을 사용할 용기라는 뜻이다.

근데 우린 그 지성도 없고 용기도 없잖아, 우린 안될 거야 아마.


그런 너와 나 같은 무식한 중생들을 위해 일상생활에서 쓰면 똑똑해 보여 상대를 지적으로 깔아뭉게고 찢어 바를 수 있는 마법의 단어 5개를 준비했습니다.


개요


7~80년대 지적이고 싶은 사람들의 트렌드가 사자성어를 잘 쓰는 거였다. 대화 중간중간에 사자성어를 섞어줌으로 상대에게 자신의 지적인 능력을 자랑하던 시절이었다. 덕분에 80~90년대 초에 태어난 아이들은  따개비 한자성어를 존...많이 읽으며 유년시절을 보냈다. 하지만 시간은 우릴 가만 놓아두지 않지.


90~00년이 되자 지적이고 싶은 사람들의 트렌드는 영어가 된다. 일상생활에서 튀어나오는 영어를 최대한 원어민에 가깝게 발음해주고 한국말로 해야 하는 단어를 영어로 치환해주며 자신의 지적인 능력을 과시하는 시대였다. 이때를 기점으로 튼튼 영어, 윤선생 영어 등이 핫하게 떠오르던 시절이다.


하지만 요즘엔 한자성어도, 영어도 자신의 지적인 능력으로 자신의 지성을 뽐내다가는 올드한 사람, 재수 없는 사람이 되기 십상이다. 지금은 문화융성의 시대이니 문화적인 단어를 최대한 자연스럽게 사용하여 상대를 압살해야 한다. 포인트는 자연스럽게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대화 중간중간에 다음과 같은 단어를 쓰면 좋다.




1. 페르소나 (persona)


연극배우가 쓰는 탈을 가리키는 말이었으나, 그것이 점차 인간 개인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게 되었다. 철학용어로는 이성적인 본성(本性)을 가진 개별적 존재자를 가리키며, 인간·천사·신 등을 페르소나로 부른다.


적당히 지적인 단어라 최대한 자연스럽게 일상생활에서 구사가 가능하며 사용 빈도도 높아 유용한 단어다. 한마디로 썼다 벗었다 하는 가면이라는 뜻인데 친구가 앞뒤가 다른 모습을 보이면


"이 새끼 이거 순 나쁜 페르소나구나, 너의 진짜 모습을 보여줘"


라고 하던가 연인의 관계라면


"넌 나의 페르소나야"


이런 말 같지도 않은 문장으로 상대를 갸우뚱하게 할 수 있다. 본래 뜻은 영화감독이 좋아하는 배우가 있어 한 명의 배우가 특정 감독의 작품에 자주 출연할 때 쓰는 단어이기도 하다. 김지운 감독과 송강호의 관계쯤 보면 되겠다. 어쨌든 좋은 말로 해석할 수 있다.


페르소나는 아주 쓸모가 많은 단어이니 필히 머릿속에 때려 박고 심심하면 자연스럽게 상황에 섞어 쓸 수 있도록 한다.




2. 오마쥬(hommage)


오마쥬란 불어에서 온 말로 '경의의 표시' 또는 '경의의 표시로 바치는 것'이라는 뜻이다. 예술작품의 경우 어떤 작품이 다른 작품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일부러 모방을 하거나, 기타 다른 형태의 인용을 하는 것을 가리킬 때 쓰는 말이다.  

언뜻 보면 패러디와 비슷한데 패러디는 웃기고 까려는 의미라면 오마쥬는 진지하게 존경한 나머지 따로 하는 것을 말한다. 이 단어는 아부를 떨어재길때 심심치 않게 사용할 수 있다. 만약 부장님과 똑같은 색깔의 셔츠를 입고 온다.


"부장님 헤헤, 이 셔츠는 부장님에 대한 저의 오마쥬입니다."

이렇게 사용할 수 있으며 친구들과 있을 때 친구를 외모로 비하하고 싶으면


"이 자식, 얼굴이 최순실 오마쥬냐?"

같이 활용하면 된다.


놀랍지 않은가? 외모 비하라는 저질스러운 농담이지만 이처럼 고급지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참고로 유명 작곡가들도 명곡을 표절한 후 이것은 오마쥬다라고 우기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3. 메타포 (metaphor)


은유


메타포는 쉽다. 그냥 은유라는 뜻이다. 상대가 뭔가에 빗대어 설명할 때


"크~ 메타포 오지구여, 메타포 지리구여"


하면 상대가 흠칫 놀라게 된다. 급식충같은 문장 때문이 아니라 메타포라는 고급 단어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은유랑 비유는 정확히 다르다고 하나 별로 상관없다. 그냥 상대방이 뭔가에 빗대어 표현하려고 하면 거의 무조건반사급으로 나가야 하는 필수 암기 단어가 되겠다.


장인어른과 예비사위의 대화를 보자


"애지중지 금지옥엽같이 키워온 딸이네."

"네, 장인어른 메타포 오지셨습니다, 장인어른의 페르소나라 생각하고 섬기며 살겠습니다."


어떠한가, 장인어른이 금지옥엽이라는 캐캐 묵은 지적인 공격을 했지만 메타포와 페르소나로 막아내며 오히려 장인어른 앞에서도 기가 죽지 않는 당당한 21세기 지성인으로 어필을 할 수 있다. 이럴 경우 결혼은 따논 당상이다.


4. 클리셰(Cliché)


판에 박은 듯한 문구 또는 진부한 표현을 가리키는 문학용어.


클리셰는 매우 공격적인 단어이다. 모임자리에서 개드립을 치지만 재미가 없는, 나와 잘 맞지 않은 상대를 만났을 때 딱 6글자로 상대의 기를 죽이면서 자신의 지성을 뽐낼 수 있는 단어이다.

상대가 재미대가리 없는 농담을 한다면


"네, 다음 클리셰"


이렇게 재미없음에 대한 나의 불편한 속내를 드러내며 나 자신을 높일 수가 있다. 상대를 낮추고 나를 올리는 특급 단어가 아닐 수 없다. 사용빈도가 높고 공격력이 또한 높은 단어임으로 사용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5. 래포(rapport)


상호 간에 신뢰하며, 감정적으로 친근감을 느끼는 인간관계.


래포는 교육학적 용어이다. 자세한 건 모르지만 그냥 얼마나 친하냐는 말인데 교육학적으로 굉장히 간지나는 표현이 아닐 수 없다.


"저번에 소개팅했던 그 남자, 요즘 잘 만나고 있어?"

"그냥 래포만 형성 중이지 뭐~"


이처럼 "썸 타고 있어", "어장 관리만하고 있어" 같은 천박한 단어가 아니라 래포를 형성한다는 표현을 함으로써 나는 너와 근본 자체가 다르다고 단호히 표현할 수 있다. 래포라는 단어는 많이 들어본 단어가 아닐 수 있어서 잊기 쉬운데 래퍼들이 상대를 까는 디스곡을 통해 상호간에 친근감을 느끼는 것으로 외우면 쉽게 외울 수 있다. 래퍼, 래퍼, 래퍼, 래포.


마무리


위 다섯 가지 단어를 충분히 숙지한 후 일상의 대화에서 자연스럽게 쓸 수 있게 잘 갈고닦으면 사람들이 자신을 보는 시선이 전과는 다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위 단어를 알고 있는 것과 생활에서 사용하는 것과는 전혀 별개의 일이다. 처음엔 어려울지라도 한 단어, 한 단어 생활에서 유용하게 쓰길 바란다. 이 글을 읽는 텅 빈 뚝배기를 가진 우리가 무시당하지 않고 떳떳해지는 그 날까지 파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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