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파리의 3가지 생존 기술
여름이라 날파리가 많이 보인다.
어디서 알을 까는지도 모르겠는데 계속 눈앞에 얼쩡거린다.
내가 날파리를 관찰해본 결과 지구 최강 생명체라는걸 알게 되었다.
일단 날파리는 마이크로한 외관을 가지고 있다. 진짜 겁나 작은데 다리도 있고 눈도 있고 날개도 있다. 어떻게 이렇게 작은데 있을게 다있는지 이해가 안된다. 방충망도 필요없다. 날파리는 방충망의 작은 구멍으로도 빠져나갈 만큼 작기 때문이다. 작아서 빡치는데 속도도 겁나 빠르다. 속도는 속력과 방향을 합친 벡터값임으로 이 녀석은 자신이 나아갈 방향을 정확히 알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주관이 아주 뚜렷한 녀석이다.
날파리의 정자는 6cm라고 한다. 진짜 미친놈이 아닐 수 없다. 자기 몸은 몇 mm도 안되면서 정자가 6cm. 한 번 교배하면 알이 400개나 나온다고 한다. 사실 날파리는 정력왕이었던 것이다. 몸은 작지만 그들의 번식력은 우주 최강이다. 주변에 날파리가 한 마리라도 있으면 주변에 날파리 알은 몇 천알 있다고 보면 된다. 아직 날파리의 능력이 많이 안알려져서 그렇지 조만간 날파리탕 끓여서 먹는 아재들 속출하는 건 시간문제다.
날파리는 눈치가 개빠르다. 어릴 때 집안 사정상 사촌집에서 자란 것인지, 철이 빨리 들었는지 눈치가 개빠르다.
'이 새끼 한 번 잡아볼까?'
생각만 해도 열라 도망가기 시작한다. 그래서 일단 잡으려는 시도를 하기도 힘들지만 그보다 더 놀라운건 한 방에 처리하지 못하면 지구 반대편으로 사라진다는 것이다. 손으로 잡으려고 박수를 '짝' 쳤을 때 손바닥에 없으면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 순간이동해서 아르헨티나의 따듯한 햇살을 받고 있을 것 같다. 아니면 수호천사를 샀나, 분명히 잡은거 같은데 다시 살아나는거 같기도 하다. 도주기 선마한 날파리는 정말 강력하다.
그래서 날파리를 죽이고 싶은데 잘 안된다.
운좋게 한마리 잡으면 피같은게 있어서 이 새끼가 흡혈도 하나 생각했는데 피가 아니라 눈알이 빨간색이라 그렇다고 한다. 빨간 눈알을 터트려 죽이다니. 인간은 참 잔인하다.
겨우 한 마리, 한 마리 잡아봤자 정력왕이라 새끼를 겁나 날걸 생각하니 그냥 이 싸움은 포기해야되지 않을까 싶다.
날파리가 점점 진화해 지능까지 갖추면 정말 지구 최강자가 될 것 같다.
날파리 진짜 죽이고 싶다.